"美 유학생 체류방식 바뀐다"… 실리콘밸리 기업이 볼 3가지 변화

reporter-profile
배주영 2026.08.11 15:00 PDT
"美 유학생 체류방식 바뀐다"… 실리콘밸리 기업이 볼 3가지 변화
(출처 : 더밀크, 제미나이 편집)

[기고] 법무법인 디엘지 미국 사무소 배주영 변호사
DHS, 9월 15일부터 F-1으로 신규 및 재입국자에 고정 체류기간 적용
4년 넘는 박사·장기 연구과정은 체류 연장 필요… 해외 재입국 시에도 새 규정 적용
OPT·STEM OPT와 유학생 고용 기업도 영향… 시행 전 I-94 확인해야

미국 대학에서 공부한 외국인 학생이 졸업 후 OPT를 거쳐 스타트업이나 빅테크에 합류하는 경로는 실리콘밸리의 오랜 인재 공급망이었다.

스탠퍼드와 UC버클리 같은 대학에서 배출된 해외 인재가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와 스템(STEM) OPT를 통해 미국 기업에서 경력을 시작하고, 이후 H-1B나 다른 취업비자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미국 테크 기업 입장에서는 대학이 곧 글로벌 인재를 공급하는 채용 파이프라인 역할을 해왔다.

오는 9월 이 경로를 둘러싼 중요한 제도 하나가 바뀐다.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F 학생비자와 J 교환방문비자, I 외국 언론인 비자 소지자에게 적용해온 ‘체류자격 유지(Duration of Status·D/S)’ 방식을 폐지하고, 입국 단계에서 체류 만료일을 정하는 고정 체류기간(Fixed Period of Stay) 제도를 도입한다. 새 규정은 2026년 9월 15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D/S 제도는 수십 년간 미국 유학생 체류제도의 기본 틀이었다. F-1 학생은 학업이나 허가된 실무훈련을 정상적으로 이어가는 동안 I-94에 특정 날짜 대신 ‘D/S’가 표시됐다. 프로그램을 적법하게 유지하는 한 별도의 체류기간 연장을 반복해서 신청할 필요가 없었다. DHS는 이를 구체적인 종료일이 있는 체류 방식으로 전환해, 필요할 경우 연장 심사를 거치도록 하는 방향을 추진해왔다.

실리콘밸리가 이 사안에 주목해야할 이유가 있다. 미국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학생의 체류 관리가 바뀌면, 그 학생을 졸업 후 채용하는 기업의 인재 관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출처 : DHS, 제미나이 편집 )

박사과정도 입국 한 번에 최대 4년

F·J 비자의 체류기간은 원칙적으로 프로그램 기간에 맞춰 부여되지만 한 번의 입국 또는 연장으로 받을 수 있는 기간은 최대 4년이다.

이 변화는 특히 장기간 연구가 필요한 STEM 분야 대학원생에게 의미가 크다. 컴퓨터공학이나 AI, 반도체, 바이오 분야 박사과정은 5년 이상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프로그램이 5~6년이더라도 처음부터 그 기간 전체에 대한 체류 허가를 받는 구조가 사라진다. 최초 부여된 I-94 기간이 끝나기 전에 USCIS에 체류기간 연장(Extension of Stay·EOS)을 신청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그동안 학생들은 I-20의 프로그램 종료일과 학생 신분 유지 여부를 중심으로 체류 상태를 관리했다. 앞으로는 I-94 만료일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미국 기업이 외국인 연구자나 엔지니어를 채용할 때도 마찬가지다. 학생이 어떤 비자를 가지고 있는지만 확인하는 수준에서 I-94와 OPT, STEM OPT 기간을 함께 관리하는 방식으로 HR 실무가 복잡해질 가능성이 있다.

(출처 : Shutterstock)

OPT 인재 채용에도 새로운 변수가 생긴다

실리콘밸리 기업에는 OPT가 더 직접적인 문제다.

미국에서 STEM 전공을 마친 외국인 학생 상당수는 졸업 후 OPT를 통해 기업에 입사한다. 이후 STEM OPT 연장이나 H-1B 추첨 등을 거쳐 미국에서 계속 일할 수 있는 경로를 찾는다.

D/S 체계에서는 학생 신분과 OPT가 연결돼 있었지만 고정 체류기간 체계에서는 I-94의 만료일이라는 또 하나의 시계가 생긴다. DHS는 D/S 제도를 폐지하고 체류기간의 종료 시점을 명확히 해, 허가된 체류기간을 넘겨 미국에 머무는 경우 불법체류(Unlawful Presence)가 발생할 수 있는 구조로 제도를 변경했다.

이번 최종 규정에는 제도 전환 초기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OPT와 STEM OPT 신청자를 대상으로 한 한시적인 완화 조치도 포함됐다. 시행일 당시 D/S로 미국에 체류 중인 F-1 학생은 2027년 3월 18일 이전까지, 선택적 실무연수(Post-Completion OPT) 경우 허용된 체류기간 안에, 또는 STEM OPT는 기존 OPT EAD 만료 전 적시에 신청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을 위해 별도의 EOS 신청을 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가 적용된다.

하지만 이 예외는 모든 OPT 신청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9월 15일 이후 미국에 신규 입국하면서 이미 고정 만료일이 부여된 학생이나, 기존 D/S 학생이라도 해외에 나갔다가 다시 입국해 새로운 AUD를 받은 경우에는 별도의 체류기간 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EAD, 즉 취업허가서의 유효기간만 관리해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출처 : 한연선)

재입국이 변수… CBP가 새 체류기간 결정

현재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F·J 비자 소지자에게는 일정한 경과조치(transition rule)가 적용된다.

시행일인 9월 15일 현재 D/S로 적법하게 체류하고 있는 사람은 즉시 새로운 I-94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I-20프로그램 종료일 혹은 EAD 만료일 중 더 늦은 날까지 체류가 인정되지만, 시행일로부터 4년을 초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중요한 변수가 있다. 해외 출국이다. 시행일 이후 미국을 떠났다가 다시 입국하면 새로운 입국 심사를 거치게 되고, 이때부터 D/S 대신 구체적인 만료일이 적힌 I-94를 받을 수 있다. ICE 역시 새 규정과 관련해 해외여행과 EOS 신청 중 출국 문제를 별도로 안내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이 문제가 가볍지 않다. 외국인 엔지니어나 연구자들이 한국이나 인도, 중국, 유럽 본사를 방문하거나 해외 학회와 개발자 행사에 참석하는 일이 흔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해외출장이 체류기간 관리 방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시행일 전후 출국을 계획하는 F-1 학생이나 OPT 근무자는 재입국 이후 자신의 I-94가 어떻게 바뀌는지 확인해야 한다.

학교에서 회사로 이어지는 인재 공급망 비용도 늘어난다

D/S 폐지는 학생에게 행정 절차 하나가 늘어나는 문제로만 볼 수 없다.

미국 테크 산업에서 외국인 학생은 중요한 인재 공급원이다. 특히 AI, 소프트웨어, 반도체, 바이오처럼 석·박사 인력 비중이 높은 분야에서는 대학원에서 기업으로 이어지는 인력 이동이 활발하다. 고정 체류기간 체계에서는 장기간 학업을 이어가는 학생에게 EOS 신청이 추가될 수 있고, 기업은 해당 직원의 OPT와 STEM OPT뿐 아니라 I-94까지 더 세밀하게 관리해야 한다.

DHS는 이번 제도 변경으로 학생과 학교, 교환 프로그램 운영자 등에게 추가적인 행정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DHS는 FY2022~2024 자료를 토대로 F·J·I 비이민 프로그램의 연간 참여 규모를 약 210만 명으로 추산했으며, 제도 시행 이후에는 F 비이민자의 체류기간 연장(EOS) 신청이 연평균 약 20만5000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스타트업에는 이런 행정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대형 테크 기업은 자체 이민법무팀과 HR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초기 스타트업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OPT로 입사한 첫 번째 AI 엔지니어 한 명의 신분 관리도 외부 변호사와 창업자, HR 담당자가 직접 챙겨야 하는 경우가 있다.

9월 이후에는 ‘취업허가가 언제 끝나는가’와 함께 ‘미국에 언제까지 체류할 수 있는가’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직원이 늘어날 수 있다.

(출처 : Ariel Skelley/Blend Images, Gettyimages)

전공 변경·편입도 영향… 학업 이동성 줄어든다

규정 변화는 대학 안에서의 이동에도 영향을 준다.

DHS가 제시한 제도 개편에는 F-1 학생의 학교 이전, 교육 목표 변경에 대한 제한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2025년 규정안에는 최초 학교에서 첫 학년을 마치기 전 학교 이전을 제한하고, 대학원 과정 중 프로그램 변경과 학교 이전을 제한하는 조항 등이 담겼다.

이런 변화는 실리콘밸리의 인재 시장과 무관하지 않다.

AI 산업에서는 전공 간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전기공학을 공부하던 학생이 AI로 연구 방향을 바꾸거나, 물리학 전공자가 머신러닝 대학원 과정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흔하다. 대학과 연구실 사이를 옮기며 자신의 전문성을 확장하는 경로가 미국 STEM 생태계의 특징 중 하나였다.

체류제도가 이런 이동에 추가 절차를 요구한다면 학생 개인뿐 아니라 연구실과 기업의 인재 확보 일정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실리콘밸리 기업이 확인해야 할 세 가지

9월 15일 시행을 앞두고 기업과 학생이 우선 확인할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I-94다. 현재 D/S인지, 구체적인 체류 만료일이 적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는 OPT와 STEM OPT 직원의 체류 일정이다. EAD 만료일과 I-94 만료일, 향후 EOS 필요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셋째는 해외출장과 여행이다. 현재 D/S 경과조치를 적용받는 직원이라도 시행일 이후 해외에 나갔다가 재입국하면 고정 체류기간 체계로 들어갈 수 있다.

미국의 외국인 인재 정책은 H-1B나 취업비자 논쟁이 있을 때마다 주목받는다. 그러나 미국 기술기업으로 들어오는 외국인 인재의 경로는 그보다 앞에서 시작된다. 미국 대학에서 공부하고, OPT로 첫 직장을 얻고, 이후 취업비자로 넘어가는 과정이다. 이번 D/S 폐지는 바로 그 첫 구간의 규칙을 바꾼다.

실리콘밸리에서 외국인 인재를 채용하는 기업이라면 이번 변화는 학생비자 뉴스로 넘길 사안이 아니다. 채용 이후 몇 년간 이어지는 체류와 취업허가 관리까지 포함해 인재 확보 계획을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 문의: visa@dlglaw.co.kr

디엘지 미국 실리콘밸리 사무소 배주영 변호사 (출처 : 법무법인 디엘지 )

배주영 변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변호사로, 현재 법무법인 디엘지 미국 실리콘밸리 사무소에서 이민법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뒤 버몬트 로스쿨(Vermont Law School)에서 J.D.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송앤리 법률사무소(Song & Lee, LLP·현 BHS Law, LLP), 인두 릴라다르-하티 법률사무소(Law Office of Indu Liladhar-Hathhi) 등 미국 로펌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스타트업과 기업 임직원, 가족을 대상으로 취업비자와 영주권 등 미국 이민법 전반에 대한 자문을 제공해왔다.

회원가입 후 뷰스레터를
주 3회 무료로 받아보세요!

단순 뉴스 서비스가 아닌 세상과 산업의 종합적인 관점(Viewpoints)을 전달드립니다. 뷰스레터는 주 3회(월, 수, 금)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