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CEO 부모가 자녀에게 늘 했던 말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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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라 2022.09.12 01:27 PDT
실리콘밸리 CEO 부모가 자녀에게 늘 했던 말 5가지
(출처 : shutterstock)

‘헬리콥터 부모’ 바라지 마라
오늘 일어난 최고의 일과 최악의 일은?
실패 그까이꺼...아무것도 아니다

한국에 계신 구독자 분들 연휴 마지막 날 잘 보내고 계신가요? 이번 추석은 여느 때보다 조금 일렀는데요. 더할 나위 없이 청명한 가을 하늘과 밝디 밝은 보름달을 바라보며 가족간에 소중한 시간을 보내셨길 바라겠습니다.

오랜만에 가족끼리 모여 이런저런 소식을 접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게 될 때가 있는데요.

저와 같은 부모들은 남의 자녀와 내 자녀를 비교하지 말자고 수없이 다짐해도 ‘누가 공부를 잘한다더라’, ‘누구는 책을 엄청 많이 읽는다더라’라는 이야기에 동공이 흔들리곤 합니다. 자녀가 어릴 땐 우유만 잘 먹어줘도 고맙더니 클수록 교육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커지는 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교육에 진심인 대치동에서 자녀를 키우는 일은 부모의 소신 없이는 더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그렇다면 실리콘밸리의 내로라하는 기업을 일군 창업가들의 부모는 과연 어떤 자녀교육을 했을까요? 도대체 어떤 유년생활을 이끌어줬길래 청운의 꿈을 품고 대단한 기업가 정신을 갖게 됐는지 궁금해집니다.

미 공정거래위원회 위원 및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등 20여년의 정부생활을 지냈으며 <세상을 바꾸는 기업가, 미래를 바꾸는 부모> 저자이기도 한 마고 마홀 비스나우(Margot Machol Bisnow)가 조언하는 ‘자녀에게 늘 했던 다섯가지 말’을 소개합니다.

1. “널 위해 모든 것을 해줄 순 없단다”

요즘 많은 부모들은(저를 포함해) 자녀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혹여나 자녀가 넘어질까 길가에 있는 작은 돌맹이도 애진작에 치워버리는 헬리콥터같은 부모들을 흔히 볼 수 있죠. 내 자녀가 꽃길만 걷길 원하는 게 모든 부모의 마음이겠지만, 과잉보호는 되레 자녀의 미래를 망칠 수 있다는 걸 알고 계시나요?

성공한 기업가의 부모들은 헬리콥터맘&대디가 되기보단 아이들에게 일찌감치 책임의 영역을 설정하는 훈련을 시켰습니다. 명확한 기대치를 설정하고 아이들의 선택에 대해선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경험을 어릴 때부터 길러준 것이죠. 무슨 잘못을 저지르든 부모가 다 해결해줄 것이란 어리석은 믿음을 갖게 하는걸 지양했습니다.

베스트바이 전 임원인 로버트 스테판(Robert Stephens)은 세살 때 집에 있는 모든 문고리를 다 뽑는 사고(?)를 쳤는데요. 그의 부모님은 화를 내는 대신 “전부 다시 제자리로 원상복구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스테판은 이 사건으로 집안에서 무엇이든 고칠 수 있는 ‘고치기 대장’이 되었고 24살이 되던 해 수리・보수 전문기업 긱 스쿼드(Geek Squad)를 창업해 이후 300만달러에 성공적으로 매각했습니다. 어린 자녀의 실수를 고치기 대장으로 만들어준 부모의 기지가 자녀의 미래에 큰 역할을 한 셈입니다.

2. “최선을 다하고 친절하라”

모든 성공한 기업가는 ‘친절함’의 중요성을 어린 시절부터 끊임없이 배웠습니다. 톰스(TOMS)라는 신발 브랜드를 아시나요? 제가 학창시절 가볍고 편하면서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색깔별로 구입할 정도로 인기를 끈 브랜드인데요. 신발 자체적인 매력에 더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브랜드로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도 한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2006년 톰스를 설립한 블래이크 마이코스키(Blake Mycoskie) 창업자는 ‘일대일(One-for-one)’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신발 한 켤레가 팔릴 때마다 회사에서 개발도상국의 아이들에게 한 켤레를 돌려주는 모델을 말하는데요. 이를 통해 회사는 판매・마케팅 측면에서 최소한의 노력을 들이고도 소비자의 입소문과 소셜 캠페인으로 수익을 극대화시켰습니다. 톰스의 일대일 비즈니스 모델은 상표로 등록될 정도로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일대일 비즈니스 모델 뒤에는 마이코스키 가정의 교육철학이 있습니다. 마이코스키 창업자의 어머니는 자녀 양육에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연민’의 감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크리스마스 때면 교회를 통해 서너가족과 결연을 맺고 아이들에게 줄 옷과 장난감을 사서 배달하곤 했다”며 “불우한 사람들을 돕는게 우리 가정의 원칙이었고 이는 평생을 거쳐 아이들의 습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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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실패? 그거 아무것도 아니다”

성공한 기업가들은 어린 시절부터 성공과 실패에 초연해지고 실수에 매몰되지 않는 법을 배웠습니다. 피봇(Pivoting)과 새로운 접근이 결코 부끄러운 행동이 아니란걸 어린 때부터 경험한 것입니다. 샐러드 레스토랑 체인 스윗그린(Sweetgreen)의 공동 창업자 조나단 니먼(Jonathan Neman)은 대학시절 수많은 창업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는 어떤 게 통하고 어떤 건 통하지 않는다는 걸 몸소 체험했습니다. 졸업 후 친구들과 함께 창업한 스윗그린은 현재 미국 내 900개 매장을 지닌 대형 레스토랑으로 성장했습니다.

니먼 CEO는 “우리 아버지는 설사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생각했을 때도 내 판단을 지지해줬다”며 “내 기업가 정신의 여정은 100% ‘회복력(Resilience)’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실패하고 또 시도하고 또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는 게 익숙해질 때쯤, 성공이 눈 앞에 와있는 것이죠.

실패를 통해 좌절하는 자녀를 지켜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묵묵히 응원하며 실패를 결국 성공으로 만들어내는 자녀를 지지해는 게 부모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교육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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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오늘 일어난 가장 좋은 일과 나쁜 일은 무엇이었니?”

아이가 커갈수록 아이와 같은 눈높이에서 대화를 이어가는게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느낍니다. 아이돌 이야기나 외모만 신경쓰는 아이를 볼 때면 낮은 한숨부터 나오기 일쑤죠. 하지만, 성공한 기업가를 길러낸 부모들은 자녀와의 대화를 끊임없이 시도했습니다. 특히 답정너 대답이 나오는 질문보다는 자녀의 경험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낼 수 있는 ‘오늘 하루 최고의 일, 최악의 일’을 묻곤 했습니다.

벤처캐피털(VC) 투자자 D.A 왈라흐(Wallach)는 고등학생 시절 교내 다양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해 캠페인을 추진했다가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저지를 당했습니다. 그 날 저녁 어머니에게 그 일과 이로인해 느꼈던 감정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했고 어머니는 그의 결정을 지지해줬습니다. 단, 어디까지나 자녀의 판단에 대한 정신적 지지였을 뿐 부모가 그 일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습니다. 부모에게 직접 도움의 손길을 구하기 전까지는 말이죠.

부모의 든든한 지지를 받은 왈라흐는 현재 타임 바이오벤처스(Time BioVentures)의 파트너로서 생명공학 및 의료 분야에서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목표를 계속 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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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사랑하고 사랑한다”

가장 기본이면서도 쉽게 놓치기 쉬운 게 바로 가족간의 “사랑한다”는 표현이 아닐까요? 성공한 기업가는 모두 가족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신뢰하며 그를 위해 존재하는지 완벽하게 인지하고 있습니다. 알렉시스 존스(Alexis Jones) 아이앰댓걸(I Am That Girl) 설립자는 “언제나 기댈 수 있는 가족의 등이 있다는 사실은 그 무엇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느끼게 해줬다”고 강조합니다. 비스나우 작가가 인터뷰한 70명의 기업가 부모들은 일제히 같은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우리는 너를 사랑한다. 너를 믿고 신뢰하며 네가 하고싶은 모든 것을 지지한다. 우리는 항상 너를 위해 이 곳에 있을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일상으로 복귀하기 전 마지막 저녁, 자녀들과 한 상에 둘러앉아 이번 연휴 가장 좋았던 일과 가장 좋지 않았던 경험에 대해 물어보시는건 어떨까요? 저도 오늘만큼은 가족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넘칠 정도로 해줘야겠습니다.

(출처 :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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