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순다 피차이의 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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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4.05.16 03:11 PDT
AI와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순다 피차이의 답은?
순다 피차이 구글 CEO (출처 : 더밀크 박원익)

[구글I/O 2024]
순다 피차이 구글 CEO 글로벌 기자 간담회
“AI 에이전트 미래 흥미진진”... AI 기술 리더십 강조
AI 가짜 뉴스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 신스ID 언급
XR 글래스 청사진... “흥미로운 제품 등장할 것”

“인간이 AI(인공지능)와 사랑에 빠질 수 있다고 보시나요?”

“먼저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좌중 웃음)

15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 순다 피차이 구글 CEO의 답변에 취재진의 웃음이 터져 나왔다.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 2024’ 둘째 날 열린 글로벌 기자 간담회에서 이탈리아 기자로부터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자 피차이 CEO가 농담을 던진 것이다. 

언뜻 엉뚱해 보일 수 있으나 전혀 맥락 없이 나온 질문은 아니었다. 이틀 전 오픈AI가 새로운 AI 모델 ‘GPT-4o’를 공개하자 “AI와 사랑에 빠지는 영화 ‘허(Her)’가 현실이 됐다”는 반응이 나왔기 때문이다. 오픈AI는 13일 GPT-4o가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사물을 인식, 인간과 관련 주제에 관해 실시간 음성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시연했다. 

구글 역시 14일 진행한 구글 I/O 2024 기조연설에서 ‘프로젝트 아스트라(Project Astra)’를 공개하며 기술력을 뽐냈다. 시연에서 아스트라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테이블 위에 놓인 사물을 인식하고 기억, 특정 사물(안경)의 위치를 알려달라는 사용자의 요청을 정확히 수행했다. 인간의 곁에서 인간을 돕는, 인간처럼 똑똑한 ‘AI 에이전트(agents, 대리인)’라는 미래 비전을 보여준 셈이다. 

“AI 에이전트의 미래 흥미진진”... 구글 기술 리더십 강조

AI의 잠재력, AI 에이전트와 인간의 상호작용 확산 등을 강조해 온 피차이 CEO의 과거 발언을 고려할 때 영화 같은 일이 벌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그는 이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람들은 AI, AI 어시스턴트(assistants, 비서), AI 에이전트 등과 깊은 관계를 맺게 될 것”이라며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AI의 잠재력은 인터넷만큼 크다”, “AI 에이전트의 미래가 흥미진진하다”고도 했다. 

앞서 열린 오픈AI 이벤트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는 물음에는 “기회라는 관점에서 볼 때 그날 하루 벌어진 이벤트는 시간이 지나면 크게 중요하지 않게 된다”며 “큰 그림으로 봐야 한다. AI는 인류가 개발한 가장 심오한 기술 중 하나”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구글은 오랫동안 AI 분야에 투자해 왔다. 최첨단 모델을 개발하고, 템플릿(template, 틀)을 배포해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켰다”며 “다만 개인적으로 혁신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혁신은 모두가 더 나은 일을 하도록 추동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왼쪽부터) 릴리 린 구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VP, 순다 피차이 구글 & 알파벳 CEO, 리즈 리드, 구글 서치 부사장, 제임스 마니카 구글 리서치, 기술 및 사회 수석부사장, 코라이 카바쿨루 구글 딥마인드 CTO (출처 : 더밀크 박원익)

AI 가짜 뉴스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 신스ID 언급

가짜 뉴스, 딥페이크 등 미국 대선을 앞두고 커지는 AI 관련 위험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피차이 CEO는 “가장 중요한 질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 인구 3명 중 1명이 올해 선거 과정에 참여하는 걸로 보인다”며 “이런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신스ID 같은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무엇이 진짜인지 아닌지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순간에 와 있다”며 “조심스럽지만, 구글은 모든 것을 잘 처리할 수 있을 걸로 낙관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XR 글래스 청사진... “흥미로운 제품 등장할 것

XR(확장현실) 글래스 부문 청사진도 일부 제시했다. 프로젝트 아스트라 시연에 등장한 글래스에 관해 묻자 피차이 CEO는 “구글은 스마트폰을 넘어 진화하는 컴퓨팅의 최첨단에 서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구글 생태계 내에서 AR(증강현실) 글래스를 비롯한 흥미로운 제품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구글은 삼성전자, 퀄컴과 함께 XR 기기 개발을 진행 중이다.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지닌 생성형 AI가 부상하면서 구글의 검색 비즈니스가 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의견에 대해서는 “AI와 검색은 제로섬(zero-sum, 어느 한쪽이 손실를 입는) 게임과 거리가 멀다”고 반박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리즈 리드 구글 검색 부문 부사장, 제임스 마니카 구글 리서치 수석 부사장, 코라이 카바쿨루 구글 딥마인드 최고기술책임자(CTO)도 피차이 CEO와 함께 배석했다. 글로벌 기자단은 약 6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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