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는 AI의 가속제” IPO 앞둔 앤트로픽, 스노우플레이크 손잡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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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6.06.02 13:55 PDT
“신뢰는 AI의 가속제” IPO 앞둔 앤트로픽, 스노우플레이크 손잡은 이유
다니엘라 아모데이 앤트로픽 공동창업자 겸 사장(왼쪽)과 스리다르 라마스와미 스노우플레이크 CEO(오른쪽)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스노우플레이크 서밋 26’ 기조연설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출처 : Snowflake)

[스노우플레이크 서밋 2026] AI 에이전트 시대 본격 선언
AI, 실험에서 운영으로… “크게 생각하고 꿈꾸라”
비공개 IPO 신청한 앤트로픽, 스노우플레이크 제품에 클로드 통합
지식 노동자 위한 개인 AI 에이전트 ‘스노우플레이크 코워크’ 공개
더밀크의 시각: 에이전틱 AI 시대 엔터프라이즈 표준 향한 경쟁 시작됐다

“5년 전 15명이었던 앤트로픽은 지금 3500명이 됐습니다. 지금 AI 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의 축소판이죠.” 

다니엘라 아모데이 앤트로픽 공동창업자 겸 사장이 AI 시대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뢰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앤트로픽과 AI 산업의 빠른 성장이 가능했다는 것. AI가 안전하게, 다양한 작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을 바탕으로 기업들이 AI를 도입할 수 있고, AI 역시 발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6월 1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한 ‘스노우플레이크 서밋 26(Snowflake Summit 26)’ 기조연설 무대에 등장한 아모데이 앤트로픽 사장은 스리다르 라마스와미 스노우플레이크 CEO와 AI 산업의 핵심 가치와 미래를 논했다. 

AI, 실험에서 운영으로… “크게 생각하고 꿈꾸라”

대담에서 라마스와미 CEO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기업들의 대화는 실험, 무엇이 가능한지 탐색하는 것이었다”며 지난 1년간의 변화를 물었다. 

이에 아모데이 사장은 “5년 전에는 어떤 기업도 생성형 AI나 LLM(대규모언어모델)을 일상 업무에 쓰지 않았는데, 이제는 모든 주요 기업이 ‘이것이 우리 인력 전략의 기반’이라고 말한다”며 “금융, 법률, 헬스케어 등 전 산업이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AI 발전의 속도를 설명하는 ‘스케일링 법칙(scaling laws)’ 개념을 언급하며 “모델이 할 수 있는 것을 기반으로 개발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크게 생각하고 꿈을 꿔야한다”며 “모델이 정말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AI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할 때 오늘만 생각하지 말고, 만들고 싶은 것의 가장 큰 버전을 생각하며 개발을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속도와 안전 사이의 균형을 묻는 물음에는 “신뢰는 가속제(accelerant)”라는 말로 앤트로픽의 철학을 압축했다. 

앤트로픽과 스노우플레이크가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발표했다. (출처 : Snowflake)

아모데이 사장은 “‘클로드가 더 많은 환각(hallucination)을 일으켰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고객은 아무도 없었다”며 “고객과 신뢰를 쌓기 위해 안전 작업을 하는 것이 때로는 더 빠르게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다”고 했다. 앤트로픽과 스노우플레이크 모두 ‘안전과 신뢰’라는 기반 위에서 성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라마스와미 CEO 역시 양사 파트너십의 뿌리는 스노우플레이크 합류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밝혔다. 구글 광고 및 비즈니스 부문 수석 부사장 출신인 라마스와미 CEO는 스노우플레이크에 합류하기 전 구글 동료 비베크 라구나탄과 AI 기반 검색 엔진 스타트업 니바(Neeva)를 공동창업한 바 있다. 니바에서 앤트로픽과 협력하던 그와 그의 팀을 2023년 스노우플레이크가 인수했다. 

라마스와미 CEO는 양사의 공통점으로 “고객에게 옳은 일을 하겠다는 깊은 헌신”을 꼽으며 협력의 구체적 사례로 결제회사 ‘블록(Block)’을 예로 들기도 했다. 그는 “블록은 스노우플레이크 데이터 플랫폼과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를 결합해 실시간 결제 처리 등에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공개 IPO 신청한 앤트로픽, 스노우플레이크 제품에 클로드 통합

라마스와미 CEO는 대담을 시작하며 업계를 놀라게 한 앤트로픽의 발표도 언급했다. 이날 앤트로픽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S-1 등록 신청서를 비공개로 제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공모 주식 수와 주당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최종 IPO는 시장 상황 등 여러 요소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이 발표는 앤트로픽이 5월 28일 알티미터 캐피털, 세쿼이아 캐피털 등의 주도로 650억달러(약 98조원) 규모의 시리즈 H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9650억달러(약 1465조원)로 인정받은 직후 나왔다. 앤트로픽의 연환산 매출은 470억달러(약 71조원)를 돌파했다.

라마스와미 CEO가 “오늘 놀라운 소식에 축하드린다”고 인사하자 아모데이 사장은 대외적으로 언급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는 표정으로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다”며 웃음으로 답했다.

데이터센터. 데이터는 AI 성능의 핵심 요소다. (출처 : Shutterstock)

양사의 협력 확대는 이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애서 발표됐다. 2025년 12월 체결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한층 심화·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핵심은 앤트로픽의 클로드(Claude) 모델을 스노우플레이크의 AI 제품군인 ‘스노우플레이크 코텍스 AI(Snowflake Cortex AI)’에 전면 통합하는 것이다. 현재 스노우플레이크의 전 세계 고객사는 1만3900개 이상이다. 매주 AI 제품을 사용하는 계정 수는 1만3600개를 넘는다.

크리스티안 클레이너만 스노우플레이크 제품 담당 수석 부사장은 “고객은 고립된 시스템이 아닌 거버넌스가 적용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AI를 원한다”며 “AI, 데이터, 거버넌스가 함께 작동해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하는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스티브 코필드 앤트로픽 글로벌 비즈니스 개발 및 파트너십 총괄은 “스노우플레이크는 기업이 신뢰하는 거버넌스 기반 데이터 환경을 제공한다”며 “클로드는 해당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추론 역량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협력의 주요 영역은 다음과 같다. ▲코텍스 AI에 클로드 모델 직접 통합 ▲스노우플레이크 제품 ‘코코(CoCo)’와 ‘코워크(CoWork)’에 클로드 적용 ▲클로드 마켓플레이스(Claude Marketplace) 6개 론칭 파트너 중 하나로 참여 ▲보안 중심 개발 워크플로우(클로드 코드 보안 기능 협업) 등이다. 베이시스(Basis), 카바나(Carvana), 딜로이트(Deloitte), 이센타이어(eSentire), 노션(Notion) 등이 두 회사의 결합 솔루션을 활용 중이다.

스노우플레이크의 지식 노동자를 위한 개인 AI 에이전 ‘코워크(CoWork)’ (출처 : Snowflake)

지식 노동자 위한 개인 AI 에이전트 ‘스노우플레이크 코워크’ 공개

이번 스노우플레이크 서밋의 핵심 주제는 데이터 기반 에이전틱 AI 기능 확대에 있다. 기존 ‘스노우플레이크 인텔리전스’를 ‘스노우플레이크 코워크(Snowflake CoWork)’로 재편하고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고 발표한 게 대표적이다. 

코워크는 지식 노동자를 위한 개인 AI 에이전트다. 기업 데이터에 기반한 인사이트 도출부터 실행까지 하나의 에이전트 경험으로 통합해 준다. AI 에이전트가 필요한 데이터, 비즈니스 정의, 운영 지식을 자동 통합하는 기능인 ‘코텍스 센스’, 정형·비정형 데이터 전반을 탐색하는 다단계 추론 기능 ‘딥 리서치’, 실시간 데이터 기반의 대시보드 기능 ‘아티팩트(Artifacts)’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코워크 iOS 모바일 앱도 정식 출시됐다. 슬랙봇, 마이크로소프트 엑셀 익스텐션 기능은 프라이빗 프리뷰로 제공할 예정이다. 에이전틱 AI 기능 및 생태계 확장을 위해 엔터프라이즈 MCP(Model Context Protocol) 플랫폼 기업인 나토마(Natoma) 인수도 이번 서밋에서 발표했다. 

실제로 반도체 설계 기업 시놉시스는 스노우플레이크 데이터 클라우드 기반으로 매출 운영, 법무, 재무 등 20개 이상의 AI 에이전트를 운영하고 있다.

‘스노우플레이크 코텍스 코드(Snowflake Cortex Code)’를 확장 업데이트한 코딩 에이전트 ‘스노우플레이크 코코’도 같은 맥락의 제품이다. 코코는 스노우플레이크 출시 제품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 현재까지 7100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개발자가 간단한 프롬프트만으로 워크플로 자동화, 앱 개발, AI 운영을 실행할 수 있어 관심을 받는 것이다. 

매디 원트 파나틱스 데이터 담당 부사장은 “과거 파이프라인 문제 해결과 데이터 모델링에 수일이 걸리던 작업이 이제 수 시간 안에 처리된다”고 밝혔다. 톰슨 로이터는 350개 데이터 소스와 3만7500개 이상의 거버넌스 적용 테이블을 스노우플레이크 기반으로 운영, 코코 도입 이후 레거시 시스템 현대화 기간을 수주에서 수일로 단축했다고 밝혔다.

스노우플레이크의 코딩 에이전트 코코(Snowflake CoCo) (출처 : Snowflake)

더밀크의 시각: 에이전틱 AI 시대 엔터프라이즈 표준 향한 경쟁 시작됐다

이번 발표는 에이전틱 AI 시대에 맞는 ‘거버넌스 기반 엔터프라이즈 AI 플랫폼’의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코워크는 지식 노동자의 일상 업무를 AI 주도 워크플로우로 전환하는 ‘수평적 에이전트’이며 코코는 개발자 환경 전체를 AI 기반으로 재편하는 ‘수직적 에이전트’ 역할을 하는 것이다. 두 제품을 함께 출시함으로써 스노우플레이크는 조직 내 개발자와 비개발자 모두를 아우르는 에이전틱 AI 생태계를 갖추게 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데이터 거버넌스’를 핵심 차별화 요소로 내세운다는 점이다. 스노우플레이크는 데이터 보안과 규제 준수 문제를 플랫폼 차원에서 해결한다. 이를 통해 단순한 AI 도구가 아닌 ‘신뢰할 수 있는 AI 운영 인프라’로서의 위상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뢰와 안전을 가장 큰 가치로 앞세우는 앤트로픽과 적극적으로 협업하며 앤트로픽의 프론티어 모델을 거버넌스 환경 안에 직접 통합한 것도 이런 이유다. 스노우플레이크의 고객사는 민감한 데이터를 외부로 이동하지 않고 최신 AI 역량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스노우플레이크의 이번 행보는 클라우드 데이터 플랫폼 사업자들의 ‘AI 에이전트 플랫폼 사업’ 확장 흐름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AWS 등 경쟁 플랫폼들도 유사한 AI 통합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데이터와 AI의 일원화’가 엔터프라이즈 AI 시장의 핵심 경쟁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시그널로 봐야 한다. 

한국 기업들도 스노우플레이크와 앤트로픽의 움직임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 ‘거버넌스 기반 AI 도입 전략’은 AI 성능만큼이나 데이터 보안·컴플라이언스가 엔터프라이즈 AI 도입의 핵심 요건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개인정보보호법, 금융규제 등 데이터 관련 규제가 엄격한 한국 기업 환경에서 주목할 만한 접근법이 될 것이다. 

AI 에이전트를 업무 전반에 내재화하는 속도는 앞으로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코워크와 코코처럼 지식 노동자와 개발자 모두를 대상으로 한 AI 도구의 도입 속도가 조직의 AI 전환 속도를 직접 결정짓는 시대가 됐다. 부서별 파일럿을 넘어 전사 차원의 에이전틱 AI 아키텍처 설계, 업무 흐름 재정의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더밀크 인뎁스 리포트 토큰 팩토리 혁명 (출처 : 더밀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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