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그린 대전환 이제 시작일 뿐”... 서울이노베이션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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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4.01.10 23:02 PDT
“AI 그린 대전환 이제 시작일 뿐”... 서울이노베이션 포럼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서울이노베이션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출처 : 더밀크)

[CES2024] 서울이노베이션포럼(SIF)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 기조연설… ‘AI 국산화’ 경쟁 시작 “한국 정부도 나서야”
정세주 눔 의장·팀 황 피스컬노트 대표, AI·헬스케어 미래 전망
손재권 더밀크 대표 “AI·지속가능성이 화두... 대전환 시작됐다”

글로벌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총성 없는 전쟁’을 목격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은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서울이노베이션포럼 2024’에 참석, “CES에서 한국 기업들의 활약을 보며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이노베이션포럼은 서울경제진흥원(SBA)과 크로스보더 미디어 더밀크가 세계 최대 기술 컨퍼런스 CES 개막에 맞춰 진행한 행사다. CES에 참가하는 한국 기업, 정부 관계자, 교수를 비롯해 미국 현지에서 활약하는 기업가, 창업가, 투자자가 모여 기술, 산업, 비즈니스 전략과 미래를 논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 CES 주관사) 선정 공식 미디어 파트너사인 더밀크는 2022년부터 라스베이거스 현장에서 한인 VIP 네트워킹, 인사이트 공유 행사를 개최해 왔다. 올해는 서울경제진흥원과 손잡고, 서울이노베이션포럼으로 행사의 격을 더 높였다. 

이날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김현우 서울경제진흥원 원장, 장재민 서울경제 회장, 존 켈리 CTA 부사장,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 박석원 두산디지털이노베이션 대표 등 250여 명의 VIP가 참석, 비즈니스의 미래를 논의했다.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 : 더밀크)

윤송이 사장 기조연설… ‘AI 국산화’ 경쟁 시작 “한국 정부도 나서야”

기조연설을 맡은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은 “한국이 AI 모델 개발을 위해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AI 모델이 서구권 가치관을 주로 반영한다는 이유에서다.

한국 정부가 나서 AI 산업에 대한 주도권을 잡고 지원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자본, 시간 집약적인 AI 산업 특성상 개별 기업 차원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AI 산업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으며 중국, 유럽, 중동 등 세계 각국이 AI 자국화를 추진 중이다.

특히 생성형 AI 서비스를 만들 때 기반이 되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 개발을 미국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이나 이들로부터 막대한 자금과 인프라를 지원받은 오픈AI, 엔트로픽, 코히어 등이 대표적이다. 윤송이 사장은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AI 경쟁에서 뒤쳐지면 안 된다고 했다.

윤 사장은 “챗GPT가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지칭하고 독도를 분쟁지역이라고 답했다. 이건 모델 학습에 사용한 인터넷 자료들이 그런 관점을 포함했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이슈가 발생했을 때 실제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를 떠나서 모델에 대한 접근 권한이 없다면 그냥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데이터 편향성이 국가 안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윤 사장은 이어 “AI 모델 개발에는 많은 자본과 시간이 필요하다. AI 모델의 기반인 LLM을 훈련하려면 최대한 많은 곳으로부터 훈련 데이터를 끌어오고, 훈련에 드는 클라우드 비용, 인건비 등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정부가 AI 연구개발(R&D)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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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원익 더밀크 뉴욕플래닛장, 정세주 눔 의장, 팀 황 피스컬노트 대표가 패널토크를 하고 있다. (출처 : 더밀크)

정세주 눔 의장·팀 황 피스컬노트 대표... “AI·헬스케어, 거대한 기회”

2부 패널토크에서는 박원익 더밀크 뉴욕플래닛장의 사회로 정세주 눔 의장, 팀 황 피스컬노트 대표가 AI와 헬스케어 산업의 미래를 전망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세주 눔 의장은 2007년 미국 뉴욕에서 헬스케어 스타트업 눔을 창업, 미국 1위 건강관리 앱으로 키운 기업가다. 2021년 기업가치 5조원을 돌파했고, 연 매출은 7000억원에 달한다. 정 의장은 헬스케어 산업의 미래에 관한 질문에 “미국 GDP 25%가 헬스케어에서 나온다”며 산업의 밝은 미래를 예상했다. 

그는 “누구나 건강에 대한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AI 등 혁신 기술과 융합해 더 빠르게 발전하는 추세”라며 “이번 CES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부문이 강조된 것도 이런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AI 기반 정책·법안 분석 및 예측 솔루션을 제공하는 피스컬노트의 팀 황 대표 역시 “생성형 AI 기술 폭발이 ‘아이폰 모멘트’를 만들어 내고 있다”며 생성형 AI 산업이 더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AI는 CES2024에서 가장 강조된 주제 중 하나다. CES 주관사 CTA(전미소비자기술협회)가 선정한 최고혁신상 카테고리에 AI가 새롭게 포함되기도 했다.

서울이노베이션포럼 현장 (출처 : 더밀크)

황 대표는 “오픈AI가 개발한 AI 챗봇 ‘챗GPT(ChatGPT)’는 훌륭한 발명품이지만, 여전히 문제를 가지고 있다”며 “특히 데이터, 즉 전문성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LLM(대규모 언어모델)이 강력한 성능을 내려면 각 분야에서 데이터를 확보한 업체들과의 협업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실제로 오픈AI는 피스컬노트를 비롯해 여행, 의료 등 다양한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며 “이런 협업 분위기는 스타트업에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두 창업가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 관한 조언도 공유했다. 정 의장은 “K팝 아티스트를 보면 한국의 글로벌 진출, 성공방정식을 유추해 볼 수 있다”며 “다국적 팀을 만들어 문화적 차이를 줄이는 방식이다. 한국의 우수성을 잘 활용하되 글로벌 직원을 채용해 문화적 경계를 줄이면 더 큰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팀 황 대표는 “몇 년 전만해도 한국인이라는 건 약점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인이라는 것 자체가 장점”이라며 “미국 정치권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 더 기회가 많다.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라”고 했다. 

손재권 더밀크 대표가 서울이노베이션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어진 세션에서는 손재권 더밀크 대표가 ‘CES2024, AGI 대전환 시작됐다’는 주제로 이번 CES 핵심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손 대표는 “AI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상징하는 ‘그린(Green)’이 쇼 전반에서 강조됐다”며 “기술 산업 전반이 AI로 전환하고 있으며 에너지 역시 단순 소비하는 것에서 지속가능성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완전히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발표를 맡은 장동선 한양대 창의융합교육원 교수 역시 AI가 가져올 사회적 변화에 주목했다. 그는 “기술을 넘어 사회·정치적으로 변화해야 하는 부분도 많다”며 “개인의 직업, 직장이 사라지는 상황만 고민하고 있는데, 인간을 대체할 AI 기반 로봇은 세금을 안 낸다. 출산율 감소를 넘어 AI 때문에 더 급격히 세수가 줄어드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장 교수는 “AI 도입에 따른 변화를 장기적 관점에서 고민하고, 함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동선 한양대 창의융합교육원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출처 : 더밀크)

오세훈 시장, SIF서 한국판 CES 개최 발표

한편 서울시는 SIF에서 오는 10월 7일 부터 9일까지 코엑스에서 한국판 CES인 '서울 스마트 라이프 위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서울이 보유한 스마트도시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서울의 혁신기술 기업을 전 세계에 세일즈하고 미래 기술 트렌드를 선도하는 국제적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오 시장은 축사에서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혁신 생태계는 어디에 내놔도 자부심을 느끼는 수준에 왔다"며 "이제 서울에서 혁신 생태계를 선도하는 기업 제품과 서비스를 볼 수 있도록 하자. 스마트 라이프 위크를 올해 가을부터 서울에서 시작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과 혁신기술·서비스를 보유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도 이제 CES와 같은 국제 행사를 시작해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는 뷰티와 헬스케어 등을 포함한다는 의미에서 '스마트 라이프 위크'로 행사명을 정했다고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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