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속일 수 있지만 자금 흐름은 못속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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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정 2023.05.20 13:50 PDT
주가는 속일 수 있지만 자금 흐름은 못속인다
(출처 : Shutterstock)

[뉴욕시그널] A.I 버블이 이끄는 시장...오래 못간다?
연준의 매파적인 메시지를 소화하는 시장...실질금리 오른다
부채한도 이슈는 단기적으로 장기적으로 모두 문제가 될 것
주가는 속일 수 있지만 자금흐름은 속이지 못한다

AI 버블의 시대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편차가 있습니다. 나스닥이 올해 28% 정도 폭등하는 사이 S&P500은 8% 올랐고요. 다우지수는 단 1% 정도만 올랐습니다. 나스닥 안에서도 그 격차는 심합니다.

Ai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는 빅테크 7의 주가는 올해 평균 61%가 오르면서 대부분의 상승분을 혼자 먹었습니다. 물론 여기에도 메타나 엔비디아 같은 기업은 100%가 넘게 올랐고요. C3.ai 같은 AI 관련기업은 120% 정도 올랐어요. 완벽하게 그들만의 버블인 거죠.

악화되는 신용기준...금리인상은 막았지만 경기둔화는 불가피

전반적인 경제를 살펴보면 상황이 좋지많은 않습니다. 이번주는 경기선행지표로 인식되는 PMI지표의 더 빠른 선행지표인 지역 연은의 제조업 지수들이 나왔는데요.

뉴욕은 충격이었습니다. 지난달 상당히 좋게 나와서 기대를 줬는데 폭락했죠. 시장은 -3.9를 기대했는데 실제는 -31.8로 나왔습니다. 신규주문도 -28로 폭락했고요. 필라 연은의 경우 -10으로 예상보다는 좋았습니다. 다만 신규주문에 대한 기대는 더 악화되면서 마이너스 영역으로 진입했죠. 그렇게 상품수요에 대한 기대는 지하를 뚫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경제의 가장 큰 위협이 뭘까요? 올해 경기침체가 온다느니 안 온다느니 말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팩트만 이야기하면 일단 가장 큰 위험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신용기준이 악화되고 있는 것과 부채한도 이슈입니다. 문제는 실리콘밸리 은행 사태 이후에 은행들이 대출을 막기 시작하면서 최근 신용기준이 굉장히 엄격해졌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대출을 막기 시작하면 경제가 숨이 막히기 시작하죠. 역사적으로 신용기준이 악화되면 소매판매도 함께 악화되기 시작합니다.

특히 최근 은행들의 대출심사기준이 급격히 강화되고 있다는 시그널이 나타나기 시작했죠. 달라스 연은이 67개의 은행에게 조사한 크레디트 강화기준이 5월 들어서 그 기준이 굉장히 가파르게 타이트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은행의 대출은 경제에는 피를 돌리는 역할과 같습니다. 그런데 은행이 꽉 막아버리면 두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돈이 안 돌아 돈맥경화가 와서 경제가 둔화되고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는 결과를 낳게 하죠.

장점과 단점이 있는 건데요. 그래서 파월 의장은 "3월 은행 사태당시 우리는 금융 안정 도구를 이용해 은행은 안정을 찾았지만 신용기준이 악화되고 있어 경제와 인플레에 압력을 가할 것."이라 밝힙니다. 결과적으로 금리를 또 인상하지 않아도 알아서 경제가 둔화되면서 인플레가 떨어질 것이라는 거죠. 자 시장은 이를 6월 금리동결로 받아들였는데요. 이게 과연 좋은 의미일까요?

달라스 연은이 조사한 주요 은행의 크레딧 스탠다드 (출처 : 뉴욕시그널 / 더데일리샷)

연준의 매파적인 메시지를 소화하는 시장...실질금리 오른다

이번주는 연준의 많은 위원들이 발언을 했습니다. 대부분 공통적으로 한 말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 금리를 제한적인 상태로 계속 유지해야 되고 그래서 금리인하는 없다."라는 이야기를 계속합니다. 이제 시장은 7월과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보지 않고 빨라야 11월이 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지난주와 달라진 점이죠. 연준의 매파적 메시지를 들은 겁니다.

그래서 나타난 변화가 바로 금리와 달러의 강세 전환입니다. 금리는 금요일(19일, 현지시각)까지 무려 6 거래일동안 상승세를 지속했고요. 30년물 장기금리는 상당히 유의미한 프라이스액션을 보여줍니다.

달러 역시 마찬가지예요. 달러 강세 가능성에 대비하라는 이야기를 투자노트를 통해 2~3주 전부터 했는데요. 달러가 이전의 추세에 반하는 모습을 보이며 금과 은이 최근 상당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금은 장기적으로 여전히 긍정적이라 보지만 지금 금의 가격은 시장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상당히 많이 품은 상태라 단기적으로 어려울 수 있죠.

금리와 달러가 오르니 금융환경이 타이트해질 수밖에 없죠. 실질금리는 당연히 오릅니다. 그리고 실질금리의 강세에 암호화폐는 충격을 더 크게 받습니다. 비트코인도 그렇고 특히 자금흐름에서 이미 4주 연속 자금이 유출되는 모습이 보이고 있어요.

암호화폐 자금 흐름 현황 (출처 : 뉴욕시그널/코인셰어스)

부채한도 이슈는 단기적으로 장기적으로 모두 문제가 될 것

두 번째 이슈는 부채한도입니다. 이번주 내내 부채한도 협상 낙관론이 강세를 보이다 오늘 갑자기 공화당이 백악관이 합리적이지 않다며 중단을 선포했습니다. 정치적 이슈는 순수한 노이즈라고 봐야 합니다. 문제는 부채한도 이슈는 단기적으로도 장기적으로도 미국 경제에 큰 위험이라는 점입니다. 현재 재무부 현금이 다 떨어져 가고 있어요. 이번주에는 500억 달러가 하루 만에 날아가면서 잔고가 800억밖에 안 남았죠.

단기적으로 협상이 완료될 때까지는 불확실성이라는 요인과 노이즈 때문에 시장에 변동성을 줄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도 부정적입니다. 협상이 완료되면 또 그때부터가 문제예요. 이제 재무부는 똑 떨어진 현금을 채우기 위해 국채를 엄청나게 발행을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정부가 부채한도에 부딪혀 국채발행을 못하니 시장에 유동성을 불어넣어 주는 효과를 주게 됩니다. 시장에 긍정적이죠. 그런데 국채가 한꺼번에 발행이 되면 이걸 시중 은행과 기관들이 사게 됩니다. 그럼 현금이 정부로 흘러들어 가는 양적긴축 효과가 나타나죠. 시장은 올해 중순까지 7000억에서 1조 달러가 발행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게 경제에 미칠 효과가 신용위축과 함께 배가되서 나타날 겁니다.

자금흐름을 보겠습니다. 이번주 주가는 계속 오르고 채권은 하락하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굉장히 뚜렷하게 나타났는데요. 자금 흐름은 완전히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금으로 여전히 251억 달러가 유입이 되면서 최근 4주간 1510억 달러가 도망갔습니다.

채권도 마찬가지예요. 채권으로 56억 달러나 유입됐는데 대부분이 국채로 유입됐고요. 특히 회사채 같은 경우도 투자등급이 정크등급 하이일드 채권보다 7주 연속 유입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크등급은 2주 연속 유출이 됐고요. 주식은 반대로 77억 달러나 유출됐습니다. 주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자산별 자금 흐름 현황 (출처 : 뉴욕시그널/BofA)

지금은 경기회복이 아닌 침체를 기다리는 사이클이다?

지금 미국 주식시장은 이 상태로 유지되기에 문제가 많습니다. 일부 기업들만 오르는 현상이 유지되려면 유동성이 계속 팬데믹 당시처럼 계속 공급이 되는데 그러려면 금리가 인하되어야겠죠. 그것도 아니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나 실질적인 데이터가 나타나면서 경기 사이클 회복 가능성에 다른 기업들이 올라줘야 됩니다.

그런데 이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첫 번째 연준의 금리인하나 유동성 공급은 시장의 헛된 기대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거예요. 연준이 올해 제시한 근원물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현재 근원물가가 지금보다 훨씬 빠르게 하락해야 하는데 지금 5.5%나 되면서 연준의 전망치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 있습니다. 파월은 경제가 신용긴축 때문에 추가 금리인상은 안 해도 되겠지만 인하는 없다고 못을 박았어요. 하지만 시장은 내년까지 이미 200bp의 인하를 반영하고 있죠. 이것이 과연 가능할까를 봐야겠죠.

두 번째는 지금은 경기회복 사이클이 아니라 경기침체를 기다리고 있는 사이클에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이 주요 경기선행지표를 모두 집계해서 미래 경제 방향성을 파악하는 콘퍼런스보드의 경기선행지수는 1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사실상 경제가 올해 중순부터 침체에 빠질 것임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죠.

시장이 스스로 자기 왜곡을 하면서 괴리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나타나고 있어요. 금리인하를 기대하면서 저금리에 수혜를 받는 홈빌더 ETF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반면 주택 관련 소매업체의 대부라 할 수 있는 홈디포는 이번 실적에도 상당히 부진한 실적과 함께 전망을 제시하면서 하락했죠. 홈디포와 XHB는 함께 간다는 점에서 시장이 점점 파열음을 보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 중순부터 침체를 예고하는 컨퍼런스보드의 경기선행지수 (출처 : 뉴욕시그널/LEI)

주가는 속일 수 있지만 자금흐름은 속이지 못한다

주가는 속일 수 있지만 자금의 흐름은 속이지 못합니다.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흐름은 제자리걸음입니다. 시장이 제대로 힘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고 실질적인 회복 사이클로 접어들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회복사이클은 침체가 오고 연준이 다시 유동성을 풀어야 옵니다. 지금은 그때가 아니죠. 역사적으로 이렇게 자금흐름이 게걸음을 하고 난 후에는 결국 무너졌다는 점에서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최근 투자자들은 기술주와 유럽 쪽으로 아주 강력한 투자심리를 보여주고 있어요. 특히 일본도 니케이가 90년대 버블시대 이후에 가장 높게 오르면서 각광을 받고 있는데요. 유럽은 미국대비 경제가 악화되고 있고 일본은 돈을 아직까지 풀고 있지만 이번에 근원물가가 처음으로 4%를 넘어섰어요. 계속 수익률곡선통제(YCC)를 통해 돈을 풀 수 있을까를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국은 여전히 탄력성 있는 소비를 보여주면서 경제가 견디고 있죠. 골드만은 침체 가능성을 35%밖에 보지 않고 있는데 이유는 고용시장이 예전과는 다르다는 겁니다. 예전에는 고용이 경기와 함께 과열됐는데 이번에는 고용자체는 이전의 추세와 비교해 높지 않아요. 다만 수급이 무너지면서 일자리가 너무 많이 늘어나면서 임금이 오르고 고용시장이 타이트해진 거죠.

특히 70년대와는 다르게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그때처럼 높지 않습니다. 아직도 장기 인플레 기대는 3% 수준이니 여전히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만큼 고용이 유지되고 물가가 내리면 연착륙이 가능해집니다.

다만 신용이 위축되고 있고 부채한도로 인해 양적긴축이 가속화되면서 경제가 굉장한 하방압력을 추가로 받을 것이라는 게 문제죠. 여전히 시장에는 말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이런 식의 랠리는 유지되기 어렵다는 겁니다. 어떤 식으로든 발란스를 찾아야겠죠. 그게 어떤 방식이 될지는 두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주식시장에 대한 자금흐름 현황 (출처 : 뉴욕시그널/Bo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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