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테크 끝판왕’ CES2024, 시작 전부터 역대급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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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jin Kim 2024.01.07 17:10 PDT
[르포] ‘테크 끝판왕’ CES2024, 시작 전부터 역대급인 이유
(출처 : 더밀크 김세진)

CES2024, 개막 D-2 앞두고 진지한 분위기
세계 최대 기술 컨퍼런스서 최대 네트워킹 기회의 장으로

“저희 지금은 인터뷰 안될 것 같아요 죄송해요” “미안해요(Not today)”

기자는 지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기술 컨퍼런스 CES에 와있다. “너무 기대된다”라는 답변을 기대했던 기자는 잇따른 현장 인터뷰 거절에 당황했다.

테크 컨퍼런스는 오픈마인드의 성지 아니던가. 그 이유는 잇따른 시도 끝 다른 사람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부스 설치에 한창인 현 (출처 : 더밀크 김세진)

‘세계 최대 비즈니스 기회’ 이들은 진지하다

7일(현지시각) 현재 CES 현장은 오는 9일 공식 개막을 약 이틀 앞두고 부스가 곳곳에 설치되며 현장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하드웨어가 많은 만큼 지게차에 포크레인에 마치 공사판이 따로 없다.

아직 부스가 꾸려지고 있는 만큼 현장에는 업계 관계자가 대다수였다. 이들이 신경이 곤두서 있는 데엔 이유가 있었다.

이번 CES2024는 국내 현대, 삼성 등 유수 대기업을 비롯해 오세훈 서울시장 등 정재계 관계자들이 현장에 총집합한다. 참가 기업 입장에서는 단순히 전시 뿐만 아니라 네트워킹 등 엄청난 비즈니스 확장 기회가 있는 장이 됐다. 개막 막바지인 지금은 이들이 가장 효과적인 부스를 꾸리기 위해 집중해야 할 때다.

현장에 있던 롯데정보통신 관계자 신은수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부스를 꾸린 이유에 대해 엄청난 직간접 홍보효과를 꼽았다. 롯데정보통신은 SK부스 옆에 있다.

그는 “부스에 있다 보면 LG, 삼성 대기업이나 영향력이 큰 인사들이 돌아다니지 않나. 그분들의 눈에 들면 큰 홍보효과가 있다”면서 “특히 롯데는 해외에선 잘 모르는데 CES는 해외 인사들도 많아 홍보에 최적이다”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거절한 다른 참석자들도 “회사 이름이 들어가면 안된다”, “아직 초기라 모르겠다” 등 말한 후 향한 곳은 현장 공사인력들이 모여있는 곳이었다.

CES2024 부스 참여기업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들 (출처 : 더밀크 김세진)

최첨단 이동수단 '루프'

CES는 위 사진처럼 이스트(East), 웨스트(West), 사우스(South) 세 구역에서 진행된다. 문제는 볼거리가 몰려 있는 베네치안관과 LVCC, 웨스트홀이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올해 전시장 규모는 CES2023보다 10% 이상 넓은 240만평방피트로 축구장 26여개를 합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택시를 타면 10분 정도면 갈 수 있지만 CES 때는 대규모 인파 때문에 차를 잡기가 어렵다.

이 때 기자는 CES 측에서 제공하는 루프(Loop)를 타고 편하게 움직였다. 라스베이거스의 최신 교통수단으로 지난 CES2022에 처음 도입되면서 호평을 받았다. LVCC 전체를 빠르게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교통편이다.

센트럴홀에 위치한 루프 정거장 (출처 : 더밀크 김세진)

LVCC 루프는 웨스트홀과 센트럴홀, 사우스홀을 2분만에 이동한다. 비용도 무료라 이용에 부담이 없다. LVCC센터에 도착했을 때도 지하에서 루프를 타고 주요기업이 몰린 웨스트홀과 센트럴홀을 오갔다. 아주 작은 터널을 지나 마치 테마파크에 온 듯한 느낌을 줬다.

루프 내부 (출처 : 더밀크 김세진)

"너무 기대된다"도 있다. 공항부터 열기 고조

그렇다고 진지한 분위기만 있는 건 아니다. 기자는 수차례 인터뷰 끝에 "행사가 너무 기대된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소식을 다루는 콘텐츠 제작 업계는 활기찬 분위기다.

입장을 위한 보안 검색대에는 기자들과 각종 팜플렛, 장비를 가져온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미디어룸도 거의 들어찼다.

기자는 루프를 같이 탄 트리스튼 멘지스(Tristen Menzies) 콘텐츠크리에이터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애플오소피(Appleosophy)에 뉴스와 콘텐츠를 공급한다. 기자와 함께 연신 루프 사진을 찍었다.

이번이 CES 처음 방문인 그는 이미 나온 제품들도 엄청나지만 '현장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발견하는 즐거움'을 위해 왔다고 말했다. 특히 AI와 게이밍 등 분야를 주목하고 있다. 그는 “도구로서의 AI를 주목하고 있고 기업들이 다 도입하면서 실제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앞으로 뭐가 공개될지 너무 기대된다. 소니, 애플, 레이저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웨스트홀 루프 정거장 앞에서 트리스튼 멘지스(Tristen Menzies) 콘텐츠크리에이터 (출처 : 더밀크 김세진)

6일(현지시각) 공항에는 CES2024 참석 배지를 받을 수 있는 등록 데스크가 있는데 이미 배지를 목에 걸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보였다.

라스베가스 스트립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지어진 스피어는 사진으로 봤을 때는 그냥 동그란 모양의 건물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보니 거대한 크기에 압도됐다. 빛이 주는 생동감은 예술에 가까웠다.

총 23억달러(3조원)가 투입된 만큼 높이 366피트, 너비 516 피트로 원형 건축물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크다. 그 거대함 때문에 사람이든 차든 모두 점 하나로 작게 보이는 효과가 있다. 4D 좌석이 구비돼 진동이나 바람, 향기 등 특수 효과까지 경험할 수 있는 최첨단 시설이 갖춰졌다.

사람을 작아보이게 하는 대형 구형건축물 스피어 (출처 : 더밀크 김세진)

건물 외벽에 LED 스크린인 엑소시피어가 약 120만개 설치돼 거대한 돔을 배경으로 실감 나는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때문에 공연장 좌석을 오르내리는 계단은 마치 등산하듯 매우 가파르다. 돔 모양 공연장 반을 디스플레이로 만들어 독특하고 훨씬 생동감 있었다.

SK는 이 스피어를 형상화한 미니 구조물을 센트럴홀에 설치하고 있다.

(출처 : 더밀크 김세진)

CES2024 기록들의 향연. 뭘 봐야 하나?

CTA에 따르면 유레카파크에 참가하는 1000개 스타트업을 포함, 3500개 이상의 기업들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 삼성전자, LG전자, 퀄컴, 소니, 인텔, 존디어 등 포춘 500대 기업에 속한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참가한다.

CES2024에서는 기조연설을 포함해 250개 컨퍼런스 세션에 약 1000여 명의 연사가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CES2024에 처음 참가하는 기업만 800여곳 이상이다. 한국인 정세주 대표가 창업한 헬스케어 기업 눔(Noom),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회사인 슈퍼널(Supernal), 일본의 쿠보타(Kubota), 타이어 회사 굿이어,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뮬렌(Mullen), 생성AI 열풍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는 칩 제조업체 엔비디아, 디즈니, 소셜미디어 레딧(Reddit), 미디어그룹 비아콤(Viacom), 스트리밍 업체인 파라마운트 등이다.

이번 CES2024 관람객은 13만명으로 예측된다. 7일에는 주관사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등록된 미디어에게만 발표하는 브리핑, ‘CES2024 주목해야 할 기술 트렌드(Tech Trends to Watch)’ 등 세션이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오는 8일(현지시각) 취재진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미디어데이(Media Days)’ 2일 차 프레스 컨퍼런스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보쉬, 두산, 현대, 하이센스, 기아, LG전자, 파나소닉, 삼성, 소니, TCL, 발레오에서 엔비디아, 애보트, SK, 폭스바겐이 추가됐다. 공식 프레스 컨퍼런스와 함께 자율주행차 레이싱 대회 ‘인디 오토노머스 챌린지’ 주관사 등 9개 기업·단체가 진행하는 ‘파워세션’도 이날 열린다. 8일 하루에만24개의 발표가 진행되는 셈이다.

CES2024는 테크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인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과 모빌리티를 주제로 한 다양한 컨퍼런스 세션이 마련된다. 웨스트홀에서는 300여개 자동차, 모빌리티 기업들이 새로운 혁신기술을 선보인다.

cTA 공식 미디어 파트너 매체와 CES 장학금을 받은 기자에게만 공개하는 특별 세션도 거의 만석을 이뤘다. (출처 : 더밀크 김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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