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주가 또 3% 급락… 중국 아이폰 금지령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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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3.09.07 12:47 PDT
애플, 주가 또 3% 급락… 중국 아이폰 금지령 배경은?

중국 공무원, 공공기관 아이폰 금지 철퇴... 확산 가능성
최대 시장 및 생산 기지 ‘흔들’… 페트로차이나 직원만 수백만 명
중국 정부 조치 배경은?... 화웨이 새 스마트폰 돌풍도 우려

중국 정부의 공공기관 아이폰 금지 확대 우려에 애플 주가가 또 하락했다. 

7일(현지시각) 애플은 전일 대비 2.92% 떨어진 177.5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6일 3.58% 급락한 데 이은 이틀째 하락이다.

중국 공무원, 공공기관 아이폰 금지 철퇴... 확산 가능성

중국 매출 하락 우려가 애플에 대한 투자 심리를 악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블룸버그는 중국이 아이폰 사용금지를 공무원뿐 아니라 정부 관련 기관 및 공기업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중국 정부가 공무원들에게 아이폰 금지령을 내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데 이날 중국 정부의 금지 조치가 더 확대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가 더 하락한 것이다. 

오는 12일 신제품인 아이폰15 출시를 앞둔 가운데, 이틀 연속 전해진 악재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중국은 애플 전체 매출 비중의 최대 25.78%(애플 회계연도 2022년 1분기)를 차지하는 주요 시장이다. 지난 8월 발표된 가장 최근 분기의 경우 중국 시장 매출이 전체 비중의 15.76%를 차지했다. 

WSJ은 최근 몇 주 동안 중국 공무원들이 내부 메신저나 회의를 통해 상사로부터 이런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미국 등 외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이란 설명이다. 중국 정부는 민감한 정보가 중국 국경 밖으로 유출되는 것을 제한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아이폰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주요 시장별 애플 분기 매출 비중 추이. 미주 지역을 제외하면 중국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출처 : Statista)

최대 시장 및 생산 기지 ‘흔들’… 페트로차이나 직원만 수백만 명

중국은 애플의 최대 시장 중 하나인 동시에 폭스콘 등 주요 제조업체가 위치한 생산 기지다. 중국 정부가 개입한다면 매출뿐 아니라 생산마저 흔들릴 수 있다. 실제로 애플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중국 정부가 내린 지역 봉쇄령에 공급망 위기를 겪은 바 있다. 

블룸버그의 보도대로 아이폰 금지령이 정부 관련 기관 및 공기업으로 확대된다면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얼마나 많은 기업, 기관이 아이폰 사용 제한을 내릴지 불분명한 상황이다. 

예를 들어 페트로차이나 같은 중국 국영 기업은 수백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중국은 정부가 주도하는 계획 경제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입김 및 통제력이 매우 높다. 

브랜든 니스펠 키뱅크 캐피털 마켓(KeyBanc Capital Markets) 연구원은 이와 관련, 보고서를 통해 “역사적으로 애플은 중국 정부의 규제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며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가 입장을 바꾸고 있나’라는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고 했다. 

최근 애플은 제품 생산 기지를 인도와 베트남으로 옮기고 있지만, 폭스콘 중국 정저우 공장은 여전히 고용 인력만 30만 명에 이르는 애플 최대 제조 협력사다. 애플 공급망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0~40%로 알려져 있다. 

MWC 1관에 위치한 화웨이 부스 (출처 : 더밀크)

중국 정부 조치 배경은?... 화웨이 새 스마트폰 돌풍도 우려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의 배경이 미국 정부와 중국 정부의 갈등 악화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8월 말 중국 기업 화웨이가 미세 공정으로 자체 개발한 반도체를 최신 스마트폰에 탑재하자 규제 강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화웨이는 새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에 7나노(nm, 10억분의 1m) 반도체를 탑재했는데, 미국은 중국이 14나노 이하 미세 공정 제품을 자체 제조하지 못하도록 관련 장비 수출을 막아왔다. 

숏폼 동영상 공유앱 틱톡을 제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 사용자 정보 유출 우려 및 사용자 데이터가 AI 학습에 무단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맞서 중국 정부도 대응 수위를 높였다는 평가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지난 3년 동안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을 출시 하지 않았었다. 현재 ‘메이트 60 프로' 초기 물량은 몇 시간 만에 매진됐고, 중국 소셜 미디어(SNS) 등에서 큰 주목을 받는 분위기다.

마틴 양 오펜하이머 연구원은 “안드로이드(스마트폰 운영체제) 사용자 중 많은 수가 화웨이 스마트폰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라며 “아이폰 이용자들 역시 화웨이로 돌아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화웨이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2024년 애플 아이폰 출하량이 1000만 대가량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는 지난해 전체 아이폰 출하량의 4.5%에 달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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