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로고, 파랑새 버리고 X로… 머스크 진짜 의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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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3.07.23 12:47 PDT
트위터 로고, 파랑새 버리고 X로… 머스크 진짜 의도는?
트위터의 새로운 임시 ‘X 로고’ (출처 : twitter)

임시 ‘X 로고’ 영상 공개... 사이버펑크 분위기
X.com 웹사이트 도메인도 트위터닷컴과 통합
머스크의 X 사랑,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확장 가능성에 베팅… “글로벌 마켓플레이스 창출할 것”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엑스(X)라는 글자가 맘에 든다(Not sure what subtle clues gave it way, but I like the letter X).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3일 “이제 X.com 웹사이트를 입력하면 트위터 웹사이트로 연결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소셜미디어 트위터의 파랑새 로고를 X로 교체한다고 발표한 후 로고 교체 소감을 밝힌 것이다. 로고 변경을 발표한 후 X.com과 트위터 웹사이트 도메인을 통합 작업도 곧바로 이뤄졌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 10월 440억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한 후 트위터의 브랜드를 바꾸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지난 4월 트위터의 사명을 X(X Corp)로 교체한 게 대표적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사진

머스크의 X 사랑,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머스크의 ‘X’ 사랑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가 1999년에 설립, 2000년 페이팔에 매각한 핀테크 기업 이름이 ‘X닷컴(X.com)’이었다. 

2년 뒤인 2002년에는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를 설립했으며 전기차 기업 테슬라에서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를 판매 중이다. 지난 12일 공개한 생성 AI 전문 기업의 이름도 ‘엑스AI(xAI)’로 지었다. 

이쯤되자 머스크가 ‘X’라는 거대한 단일 브랜드 아래에 다양한 사업 분야를 담당하는 전문 법인을 거느리는 ‘머스크 제국’을 건설하려고 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X 브랜드로 여러 사업을 하며 트위터를 중국의 위챗(WeChat) 같은 슈퍼앱으로 발전시키려 한다는 분석도 있다.

머스크 CEO 이날 트위터 로고 변경과 관련 “우리는 트위터 브랜드, 점진적으로는 모든 새(트위터 파랑새 로고를 의미)들에게 곧 작별을 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 CEO가 1999년 설립한 핀테크 업체 엑스닷컴의 로고 (출처 : Wikipedia)

임시 ‘X 로고’ 영상 공개... 사이버펑크 분위기

아직 트위터 웹사이트와 앱 로고는 파랑새로 유지되고 있다. 머스크가 짧은 영상으로 공개한 임시 ‘X 로고’는 LED(발광 다이오드) 램프로 빛나는 네온사인 형태로 미래지향적 이미지, 사이버펑크 분위기를 자아낸다.  

머스크 CEO는 “X가 특정 스타일에 가깝다면 그건 ‘아르 데코(Art Deco, 1920~30년대에 유행한 장식 미술의 한 양식. 기하학적 무늬, 강렬한 색채를 띈 작품들로 유명)’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앞서 지난 4월 트위터의 파랑새 로고를 암호화폐 도지코인의 상징인 시바견 그림으로 잠시 변경하기도 했다. 파랑새 로고를 교체하고 싶다는 속마음을 한 차례 드러낸 것이다. 당시 트위터 로고가 시바견 그림으로 바뀌었다는 이유로 도지코인 가격이 급등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더밀크의 시각: 확장 가능성에 베팅… “글로벌 마켓플레이스 창출할 것”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로고를 교체하는 진짜 배경은 무엇일까? 

사업가인 머스크 CEO가 아무 계획 없이 로고를 교체한다고 보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트위터를 인수했을 때부터 구상했던 계획이 있었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3개월 전 회사 이름을 먼저 X로 바꾼 후 로고 교체를 진행했고, AI 전문 회사인 xAI 홈페이지에도 “X(트위터), 테슬라, 그리고 다른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돼 있다. 

힌트는 트위터의 새로운 CEO인 린다 야카리노가 제시했다. 머스크는 그녀가 트위터 로고 교체와 관련해 쓴 글을 공유하며 자신의 생각이 같다는 걸 드러냈다. 

야카리노 CEO는 이날 트위터에 “X는 오디오, 비디오, 메시징, 결제·뱅킹을 중심으로 무한한 상호 작용이 이뤄지는 미래의 모습”이라며 “아이디어, 상품, 서비스, 기회를 위한 글로벌 마켓플레이스(market place, 장터)를 창출하고, AI를 기반으로 모두를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모든 것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X를 정의하고 기업, 개인 등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녀는 이어 “트위터는 우리가 소통하는 방식을 바꾸었다”며 “X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글로벌 타운스퀘어(town square, 공론장)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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