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혼합현실’ 헤드셋 이렇게 생겼다... 2022년 출시

송이라, 2021.02.04 11:20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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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The Information)

8K 디스플레이·12개 이상 카메라 탑재… 3000달러선
가상+현실 접목… 고가 틈새제품으로 25만대 출하 예상

애플이 스마트폰 이후 새로운 먹거리로 증강현실(AR) 안경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께 가상과 현실이 접목된 ‘혼합 현실'(Mixed-Reality)’ 헤드셋을 출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디인포메이션은 애플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애플이 개발 중인 헤드셋에 초고해상도 8K 디스플레이 2개와 첨단 시선 추적(eye-tracking) 기술, 12개 이상 손동작 감지 카메라, 거리 측정을 위한 라이다(Lidar) 센서가 장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쉬 소재의 다양한 옵션의 머리띠와 슬림한 곡선 모양의 바이저(visor·얼굴에 부착하는 기기)로 구성된 시제품 이미지를 봤다고 디인포메이션은 전했다.

바이저와 연결된 머리띠는 다양한 기능이 포함된 버전이 나올 전망이다. 이를테면 에어팟 프로처럼 서라운드 사운드 기능이 포함된 머리띠가 있고 또 다른 머리띠에는 이동 중 추가 배터리 용량을 제공할 수 있다. 머리띠는 다양한 색상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헤드셋을 제어하는 기기는 사용자 손가락에 끼우는 방식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헤드셋은 착용자의 눈동자 움직임뿐 아니라 손 동작에도 반응한다.

이 기기를 ‘혼합현실’이라고 표현하는 건 게임이나 앱에서 활용하고 있는 가상현실(VR)에 착용자 주변에 있는 실제 물건 등을 접목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이다 센서가 탑재된 헤드셋을 쓰면 실제 테이블 위에 가상 게임보드를 놓는 등 현실과 가상을 혼합하는 행위가 가능해진다.

애플은 내부적으로 헤드셋의 가격을 약 3000달러로 책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혼합현실 ‘홀로렌즈2’ 헤드셋과 비슷한 수준이다.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퀘스트 등 시판 중인 VR 헤드셋이 300~1000달러 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틈새시장을 노린 고가 모델이다. 애플은 출시 첫 해 약 25만대 정도를 출하한다는 내부 목표를 세웠다. 내부적으로는 내년께 이 헤드셋 출시가 가능하고, 더 날렵한 모양의 저렴한 AR 안경은 2023년 이후에나 출시될 전망이다.

헤드셋의 활용 범위를 두고는 여러 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기존 VR기기처럼 게임 등 엔터테인 목적으로 사용하되, 교육이나 생산 분야에서도 사용 가능할 수 있는 방향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다만 개인정보보호나 장기간 사용에 따른 부작용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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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hutterstock)

대량생산 중심 애플, ‘헤드셋’ 틈새시장 노리는 이유는?

지난 20년간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대량 생산이 가능한 기기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익을 극대화해왔다. 그런 점에서 애플이 초고가 모델의 혼합현실 헤드셋을 출시하는 건 이례적이다. 왜일까.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미래의 새로운 플랫폼이 AR 안경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사실 VR·AR 기술이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시장에서는 폭발적 성장 가능성을 점쳤지만, 여러가지 기술적 문제로 예상보다 느린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애플과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들이 이 분야에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 부으며 기술개발에 몰두하는 것은 보유 기술에 따라 향후 주도권을 차지할 수 있어서다.

애플은 향후 계획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지난 몇 년간 M&A를 통해 헤드셋과 기타 웨어러블 기술로의 전환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2017년 VR 헤드셋 제조업체 Vrvana를 인수했고, 같은 해 VR 헤드셋의 시선 추적 기술을 보유한 독일 제조사 센소모토릭(SensoMotoric) 인스트러먼츠를 인수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디지털 환경에 완전히 몰입하는 방식의 VR에 대해서는 비판적 입장을 취하면서도 현실과 가상을 모두 실현할 수 있는 AR은 훨씬 광범위한 응용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왔다. 현재 업계에서는 ‘AR’과 ‘혼합현실’이란 용어를 혼재해 사용하고 있다.

한편 페이스북은 오큘러스 인수를 통해 애플보다 한 발 빨리 VR 시장의 주류로 진입했다. 오큘러스 퀘스트는 애플이 개발 중인 모델과 같은 완벽한 혼합 현실 경험을 제공하진 않지만, VR 헤드셋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오큘러스 퀘스트 헤드셋 판매량은 100만대 이상으로 VR 헤드셋으로는 기록적 수치를 달성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지난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퀘스트가 최초의 주류 가상현실 헤드셋이 되기 위한 궤도에 올랐다”며 후속 모델을 준비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페이스북도 애플과 마찬가지로 VR과 AR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분야 인력 수천명을 보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