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프라다 "러시아 아웃"/ 비건 가죽이 뜬다/ 패션쇼의 E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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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a Moon 2022.03.11 07:05 PDT
샤넬 프라다 "러시아 아웃"/ 비건 가죽이 뜬다/ 패션쇼의 ESG
파리 패션 위크 거리에 나와 우크라이나 국기를 든 사람들 (출처 : 보그 )

우크라이나 지지·연대 목소리 높이는 패션 업계
발렌시아가, 균사체 기반 대체 비건 가죽 선보여
친환경·지속 가능한 패션쇼 가능할까

'위태로운 전시 상황에 패션쇼가 웬 말인가?'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편견을 깨준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발렌시아가인데요. 지난 6일(현지시각) 파리 패션위크에서 진행한 발렌시아가 2022 F/W 쇼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애도를 표하며, 평화와 자유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기 색의 티셔츠가 쇼장 좌석 위에 놓여져 있고, 뎀나 바잘리아 (Demna Gvasalia) 발렌시아가 크리에이이티브 디렉터가 인내와 사랑을 전하는 시를 우크라이나어로 낭송하며 쇼를 시작했습니다.

검은색 쓰레기 봉투를 들고 힘겹게 거센 눈보라가 치는 황량한 광야를 걷는 모델은 무방비 상태로 외부 요소와 싸우는 우크라이나 난민을 연상케 했습니다. 킴 카사디안은 노란색 발렌시아가 브랜드 포장 테이프를 목부터 발 끝까지 둘렀는데 움직일 때마다 비닐 소리가 크게 나는 불편함을 감수했다고 합니다. 보그 비즈니스는 몸 전체를 조이는 테이프의 압박과 시끄러운 비닐 소리는 전쟁에 대한 공포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전했습니다. 패션쇼 피날레는 우크라이나 국기 색을 닮은 노란색 트랙수트와 파란색 드레스가 장식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표현했습니다.

👉 패션업계가 전쟁을 대하는 법 1993년 압하지야-조지아 분쟁으로 난민의 큰 아픔과 고통을 겪은 뎀나 바잘리아 디렉터는 개인적인 트라우마와 아픔을 반영한 패션쇼를 열었습니다. 그는 관객들에게 쓴 편지에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시국에 패션쇼가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지 회의감과 자괴감이 들어 패션쇼를 취소하려고 했지만, 열심히 일한 팀의 노고가 이대로 사라진다면 무자비한 전쟁의 목표가 실현 되는 것. 더이상의 희생과 포기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패션쇼를 강행한 이유에 대해 밝혔습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도 음악 없는 '침묵 런웨이'를 펼쳐 전쟁의 비극에 대한 애도를 표했습니다. 프라다, 생 로랑, 샤넬 런웨이에 오른 모델 미카 아르가나라즈(Mica Argañaraz)과 지지 하디드(Gigi Hadid)는 이번 패션 위크의 수입 일부를 우크라이나 단체에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있던 비올레타 페도로바(Violetta Fedorova) 보그 우크라이나 편집장은 전 세계 패션 그룹과 패션 비즈니스 업계에 러시아 보이콧을 당부했습니다. 발렌시아가를 포함해 에르메스, 샤넬, LVMH(루이비통 모에 헤네시), 프라다 그룹, 몽클레르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러시아 보이콧 물결에 타 러시아 내 매장 철수와 판매 일시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반면, 유니클로는 "옷은 삶의 필수품. 러시아 국민들도 우리와 똑같이 살아갈 권리가 있다"며 7일(현지시각) 러시아 보이콧을 거부해 거센 비판을 들었는데요. 결국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Bloomberg)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인권을 침해하고 평화를 위협하는 모든 형태의 침략을 규탄한다"며 러시아 철수를 발표했습니다.

패션 위크동안 거리에도 우크라이나 평화를 지지하는 파란색과 노란색 물결이 이어졌습니다. 패션이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은 소중한 연결 고리 역할을 했는데요. 사람들이 전쟁에 대한 애도를 표하고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방법은 참 다양합니다. 누군가 집에서 기도를 하고, 남몰래 기부를 하고, 난민들에게 숙소를 제공해주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전합니다. 전쟁을 막고자하는 평화의 외침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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