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메타버스는 기회... 3D 세상 열린다"

박원익, 2021.07.15 10:53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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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스찬 드가이(Sébastien Deguy) 어도비 3D 및 몰입형 디자인 부문 부사장 (출처 : adobe )

세바스찬 드가이 어도비 3D 및 몰입형 디자인 부문 부사장 인터뷰
어도비, 서브스턴스 3D 출시하며 3D 창작 시장 본격 공략
크리에이터 85%, 3D 기술에 관심... 검색량 40% 늘어
AI 기술로 접근성 높여... "더 많은 크리에이터가 3D 기술 채택할 것"

크리에이티브(콘텐츠 창작) 분야에서 3D(3차원),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등 몰입형 경험에 대한 요구가 점점 증가할 것입니다.

세바스찬 드가이(Sébastien Deguy) 어도비 3D 및 몰입형 디자인 부문 부사장은 더밀크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어도비는 오랜 개발 기간, 대규모 투자·노력을 투입해 ‘어도비 서브스턴스 3D(Adobe Substance 3D)’를 발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어도비는 지난 6월 23일(현지 시각) 어도비 서브스턴스 3D를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3D 크리에이티브 시장 공략에 나섰다. ‘메타버스(Metaverse, 3차원 가상 세계)’가 글로벌 테크 업계 핫 키워드로 떠오르며 연관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자 발 빠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어도비 서브스턴스 3D는 수천 개의 3D 에셋(디자인 작업에 활용할 수 있는 자원)으로 구성된 창작 툴(tool, 도구)이다.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등 2D 이미지 창작 툴로 유명한 어도비가 최초로 선보인 3D 전문 툴이기도 하다.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제페토 등 메타버스 플랫폼이 Z세대를 사로잡았고, 3D 아바타를 비롯한 3D 콘텐츠 수요는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어도비는 3D 기술의 미래 잠재력을 보고 2019년 유망 3D 스타트업 ‘알레고리드믹(Allegorithmic)’을 인수했다. 드가이 부사장은 2002년 알레고리드믹을 설립, 회사를 이끌어온 3D 업계 전문가다. 대표 제품 서브스턴스는 3D 텍스처(texture, 사물의 질감) 표현 부문 업계 표준으로 인정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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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adobe)

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속 얼음 터널, 전투용 인공위성 ‘데스 스타’의 잔해가 서브스턴스 기반으로 제작됐고, 발더스 게이트 3 등 다양한 게임에 사용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자상거래(e-commerce)가 급성장하면서 서브스턴스를 사용해 사실적인 3D 상품 이미지를 제작, 고객에게 제공하는 사례도 크게 늘었다.

드가이 부사장은 어도비에 합류한 후 더 발전된 3D·몰입형 툴 개발에 전념해 왔다. 특히 어도비의 강력한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 더 쉽게 3D 창작물을 제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예컨대 2D 벽돌 이미지가 있으면 3D 벽돌 건물을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다. AI가 2D 이미지의 색, 질감을 그대로 살린 3D 오브젝트(객체)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드가이 부사장은 “3D는 최근 아티스트·디자이너들 사이에서 가장 빠르게 부상한 화두”라며 “전 세계 크리에이터의 85%가 팬데믹 이후 이 분야 기술 습득에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티스트들이 작품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어도비 비핸스’에서 3D 프로젝트 검색량이 40% 늘었다”며 “앞으로도 3D 창작 커뮤니티를 지원하기 위한 투자와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애플,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의 3D 산업 진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빅테크의 진출로 더 많은 사람들이 몰입감이 큰 디지털 창작물을 원하게 될 것이란 주장이다. 유니티, 에픽게임즈 등 메타버스·3D 게임 엔진 회사의 부상에 관해서는 “어도비와 3D 콘텐츠 창작 생태계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점점 더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3D 기술을 채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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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중 한 장면 (출처 : adobe substance)

다음은 일문일답

어도비 서브스턴스는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최근 두드러진 성과를 낸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이번에 출시한 어도비 서브스턴스 3D 제품군은 영화, 디자인, 건축, 게임 분야에서 오랜 기간 사용돼 온 서브스턴스 제품군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서브스턴스 3D는 보다 강력하고 뛰어난 접근성을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서브스턴스 기반으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작품으로 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Star Wars: The Rise of Skywalker)’ CG 작업을 들 수 있다. 데스스타(Death Star) 잔해 속 주인공 ‘레이(Rey)’ 시퀀스 모든 부분에 서브스턴스 디자이너, 서브스턴스 페인터가 사용됐다. 얼음 터널 추적 시퀀스, 결투 장면에서도 서브스턴스가 사용됐다.

게임의 경우, 라리언 스튜디오(Larian Studios)가 참여한 ‘발더스 게이트 3(Baldur 's Gate 3)’와 아소보 스튜디오(Asobo Studio)가 제작한 ‘마이크로소프트 플라이트 시뮬레이터(Microsoft Flight Simulator)’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해당 게임은 각각 서브스턴스 페인터를 사용해 사실적인 질감을 표현했다. 3D 시각 효과 전문 스튜디오인 프레임스토어(Framestore)도 서브스턴스를 오랜 시간 이용해온 회사다. ‘레고 카(Lego Car)’ 광고 영상 제작에 서브스턴스를 사용했다.

다른 기업이 따라오지 못할 어도비 서브스턴스 3D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서브스턴스 3D는 사용 편의성과 강화된 기능, 콘텐츠 가용성을 결합한 업계 표준의 텍스처링(texturing) 도구를 포함하고 있다. 텍스처링은 사실적인 결과(창작물)를 얻는 데 가장 중요한 단계다. 이는 확실한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또 사용자 경험(UX), 작업 흐름(workflow)을 고려해 접근성을 높였고, 누구나 쉽게 터득할 수 있도록 보다 직관적으로 설계했다. 네 가지 서브스턴스 3D 애플리케이션(스테이저, 페인터, 샘플러, 디자이너)이 원활하게 상호 호환되며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 같은 기존 어도비 제품과 마찰 없이 연동된다는 점도 강점이다.

서브스턴스 3D에 머신러닝(ML) 기술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궁금하다. ML 기술 발전은 3D 콘텐츠 제작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나?

3D 작업에는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창작자들이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소비해야 한다는 점이 늘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어도비 서브스턴스 3D는 첨단 ML 기술을 활용해 반복적인 작업을 스스로 처리한다. 이는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 창작자들은 단순 작업 대신 창의적 역량을 발휘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어도비는 Mixamo, substance, medium(오큘러스) 등 3D 분야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향후 3D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추가 투자 계획이나 확장 전략이 있는지 궁금하다.

앞으로 크리에이티브 분야에서 3D, VR/AR을 포함한 몰입형 경험에 대한 요구는 점점 증가할 것으로 본다. 어도비 서브스턴스 3D는 시작에 불과하다. 성큼 다가온 ‘3D 크리에이티브 시대’에 맞춰 지속적인 투자, 혁신을 이어갈 계획이다.

최근 유니티가 미국 증시에 상장했고, 에픽게임즈도 소니로부터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3D 게임 엔진의 성능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흐름이 3D 콘텐츠 창작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게임 엔진은 인터랙티브 작업에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다. 유니티, 에픽게임즈 같은 게임 엔진들은 서브스턴스 3D 도구로 만든 에셋을 포함, 다양한 종류의 에셋을 활용한다. 또 서브스턴스 3D 사용자 중 상당수가 유니티 및 언리얼 엔진(에픽게임즈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원활한 통합을 위해 플랫폼용 플러그인도 제공한다. 다른 업체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고, 전반적인 생태계 확장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현재 서브스턴스 3D 플러그인은 대부분의 3D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용 가능하다.

애플은 올해 WWDC에서 2D 이미지로 간단히 3D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능을 공개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AR/VR 등 3D 콘텐츠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위협인가 기회인가.

영향력 있는 빅테크 기업들의 노력으로 3D 콘텐츠를 보다 쉽게 제작할 수 있게 됐다. 이런 트렌드는 더 많은 사람이 더 실제 같은, 더 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를 찾도록 만들 것이다. 결과적으로 3D 에셋 생성 도구인 어도비 서브스턴스 3D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이 Z세대, 알파 세대에게 인기다. 한국에서도 네이버 자회사인 ‘제페토’ 같은 플랫폼이 인기를 얻고 있다. 메타버스 산업의 미래, 3D 콘텐츠 제작의 미래를 어떻게 예상하나.

대규모 메타버스 플랫폼의 급격한 성장은 서브스턴스 3D를 사용해 만들 수 있는 3D 에셋에 대한 거대한 수요를 창출할 것이다.

앞으로 3D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요구)가 증가하고, 3D 콘텐츠 제작 과정의 복잡성을 낮추는 새로운 기술이 더 많이 등장할 것이다. 이에 따라 점점 더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서브스턴스 3D 같은 새로운 3D 기술을 채택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미래의 기기는 실시간 데이터 렌더링 역량을 갖추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3D 데이터를 직접 소비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사용자들은 3D 모델이 포함된 새로운 환경을 더 많이 경험하게 될 것이다. 어도비의 AR 제작 도구인 ‘어도비 에어로(Adobe Aero)’도 이런 흐름을 강화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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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비 서브스턴스 3D 에셋 예시 (출처 : ado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