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브웨이, 13조에 매각... ‘코네티컷 샌드위치’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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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3.08.24 14:31 PDT
써브웨이, 13조에 매각... ‘코네티컷 샌드위치’ 스토리
써브웨이 최초 매장 (출처 : Subway)

매각가 96억달러 관측… 공통창업자 2인 사망 후 흔들려
성장 회복 안간힘… CEO “전 세계, 2만3000개 지점 추가할 것”
최근 실적 개선세… 로어크 캐피털 전문성 기대감도

1972년 미국 코네티컷주 밀포드에서 시작된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써브웨이(Subway)가 외식업 투자 분야 큰 손 로어크 캐피털(Roark Capital)에 매각됐다. 

1965년 창업자 프레드 델루카(Fred DeLuca)가 17세에 시작한 샌드위치 가게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 60년 만에 큰 변화를 맞게 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노믹에 따르면 써브웨이는 매출 기준 미국에서 8번째로 큰 레스토랑 체인이다. 

미국에만 2만576개 지점이 있으며 이는 매장 수 기준으로 미국 1위에 해당한다. 글로벌 시장을 포함하면 100여 개국에 걸쳐 약 3만7000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매각가 96억달러 관측… 공통창업자 2인 사망 후 흔들려

2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존 치드시(John Chidsey) 써브웨이 최고경영자(CEO)가 로어크 캐피털(Roark Capital)로의 매각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에 수만 개의 새로운 지점을 확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매각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로어크 캐피털이 제안한 인수가는 96억달러(약 12조7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써브웨이 지분은 델루카의 가족, 그리고 공동창업자인 피터 벅의 가족이 소유하고 있었다. 

한때 매장 수 기준 세계 최대 레스토랑 체인에 오르기도 했던 써브웨이는 오랜 기간 CEO를 역임한 창업자 프레드 델루카가 2015년 사망한 후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2015년 이후 미국 내 6000개 이상의 점포가 문을 닫았고, 여러 가맹점이 매출 부진과 수익성 악화에 시달렸다. 

특히 2021년 또 한 명의 공동창업자인 피터 벅이 세상을 떠나자 업계에서는 “써브웨이의 매각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테크노믹에 따르면 써브웨이의 매출액은 2012년 180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점포 수 기준 세계 최대 레스토랑 체인 지위 역시 맥도날드에 양보해야 했다.

써브웨이 두 창업자. 피터 벅(왼쪽), 프레드 델루카(오른쪽) (출처 : Subway)

성장 회복 안간힘… CEO “전 세계, 2만3000개 지점 추가할 것”

창업자 가문 출신이 아닌 사람 중 최초로 써브웨이의 CEO를 맡은 존 치드시는 2019년 취임 후 써브웨이의 성장 회복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미국 내 매장 수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린 게 대표적인 예다. 써브웨이는 2021년 이후 유럽, 중동, 아시아 등 해외 프랜차이즈 업체들과 15건의 계약을 체결, 9000개의 지점 오픈을 추진 중이다. 

특히 향후 20년 동안 중국에 약 4000개의 매장을 오픈하는 계약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메뉴 개편 역시 턴어라운드(turnaround, 호전) 전략의 일환이다. 써브웨이는 2021년 새롭고 개선된 재료로 만든 샌드위치 11종, 시그니처 샌드위치 4종 등 총 20종 이상의 개선된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존 치드시 CEO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 써브웨이 매장 수를 6만 개 수준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대부분의 성장은 해외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써브웨이 메뉴 (출처 : Subway)

최근 실적 개선세… 로어크 캐피털 전문성 기대감도

실적 개선 지표도 일부 확인됐다. 지난 2분기 기준 3개월 연속 북미 지역 최고 주당 거래액(AUV)을 달성했고, 주간 거래액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북미 지역 동일 매장 매출 역시 9.3% 증가했다. 

치드시 CEO는 인수기업인 로어크 캐피털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레스토랑 및 식품 분야 전문 투자사인 만큼 시장을 잘 이해하고 있고, 글로벌 시장 확장, 디지털 전략 등에 대한 노하우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로어크는 우리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회사”라며 “프랜차이즈, 디지털 주문 전략, 국제 시장 개척 분야에서 로어크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로어크 캐피털은 레스토랑 및 식품 투자업계 큰 손으로 불린다. 프레즐 브랜드 앤티앤스(Auntie Anne's),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시나본(Cinnabon), 샌드위치 체인점인 아비스(Arby’s)와 지미 존스(Jimmy John’s), 아이스크림 브랜드 배스킨라빈스, 카벌(Carvel) 등에 투자했다. 다른 사모펀드에 비해 장기 투자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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