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인물로 돌아보니...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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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2022.12.20 05:22 PDT
2022년 인물로 돌아보니...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것을.
(출처 : Gettyimages, 김현지)

인물로 돌아보는 2022년
글로벌 뉴스를 가장 많이 장식했던 인물들
제롬 파월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부터
일론 머스크와 이재용, 샘 뱅크먼 프리드에서
블랙핑크와 손흥민, 리오넬 메시, 애런 저지까지
영웅이 되거나 악당이 되거나 전설이 되거나 역사가 되거나

결국 다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자연재해가 아닌 다음에야 모든 뉴스는 사람이 만들죠. 자연재해도 사람이 만드는 경우가 많지만 말이죠. 올 한 해 뉴스를 많이 장식했던 대표적인 인물들을 뽑아 봤습니다.

돌이켜보니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이라는 정현종 시인의 시가 생각났습니다. 꽃의 일생 중에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만개'한 순간이 아니라 망울만 맺히고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의 순간이라고 하지요. '올해의 인물'로 꼽힌 분들은 사실 정점에 이른 '만개'한 순간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그들은 이 순간도 또 다른 '순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봤 듯 공은 둥글고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겠지요.

제롬 파월

(출처 : Liu Jie)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손가락 보이죠? 올해 금리는 저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으로만 전진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2022년 모두 7번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그 중 4번은 한꺼번에 무려 0.75%포인트를 올리는 초강수를 뒀어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 였습니다.

금리 인상에 증권시장과 환율은 요동을 쳤습니다. 하지만 아직 끝나진 않았어요. 올해처럼 많이 올리진 않겠지만 금리인상 기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 동안 쉽게 돈을 빌리던 제로금리 시대에서 有금리 시대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어요. 한국인이든 미국인이든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엄청난 '파월의 파워'를 실감한 한해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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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이제 우리가 직면한 질문은 죽느냐 사느냐에 관한 겁니다…. (전쟁이 벌어진 지) 13일이 지났고, 이 질문은 여전히 우크라이나에 유효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명확한 답을 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꼭 살아야 합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3월 8일 영국 하원 화상 연설 중

아... 전쟁 중에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인용하는 대통령이라니요.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모두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피신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암살 표적이 될 걸 뻔히 알면서, 언제 포탄이 날아들지도 모르는 대통령 집무실에 남아 ‘나 여기 있다’고 공표했어요.

그는 코미디언 출신입니다. TV 드라마에서 어쩌다 대통령에 당선된 고등학교 선생님 역을 연기해 유명해졌고, 급기야는 드라마 내용 그대로 대통령에 당선이 됐죠. 그래서 모두 그를 ‘우습게’ 봤습니다. 하지만 그는 준비된 대통령이었어요. 전쟁 발발 후 하루도 빠짐없이 공개 연설로 국민 사기를 북돋우고 서방의 군사·재정 지원을 끌어낸 것은 물론 최전선을 직접 방문해 전쟁 지도자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그가 ‘어쩌다 영웅(unlikely hero)’이 됐다고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올 한 해 진정한 영웅을 한 명 꼽는다면 그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을 겁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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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뱅크먼 프리드

(출처 : Tom Williams)

이 30세의 젊은 청년 샘 뱅크먼 프리드(SBF)는 지금 콩밥을 먹고 있습니다. 사기 혐의로 12월 12일 체포됐거든요.

암호화폐 거래소 FTX를 세웠고 알라메다 리서치를 이끌고 있던 SBF는 자산이 4조 원에 이른다는 얘기가 나왔어요. ‘포브스’ 선정 전 세계 부자 순위 66위에 오르기도 했죠. 매사추세츠공대(MIT) 물리학과를 나온 ‘괴짜형 천재’로 부모가 스탠포드대 교수입니다. 실리콘밸리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모든 걸 갖춘 거에요.

하지만 올해 11월 경 FTX와 알라메다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드러났어요. 암호화폐계의 신데렐라로 불리던 그가 몰락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사기를 친 SBF도 문제지만 실리콘밸리가 아무런 검증도 없이 SBF에게 투자를 한 것도 충격이었어요. 암호화폐 업계는 지금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더밀크 콘텐츠 보기 : 김세진의 글로벌크립토_루나∙FTX사태로 본 크립토

일론 머스크

(출처 : Gettyimages)

일론 머스크는 규정하기 어려운 인물입니다.

그가 뛰어난 경영자라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전기차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테슬라의 경영성과를 얘기하지만 그건 일부에 불과 합니다. 비상장 기업인 스페이스X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은 상상을 초월해요.

그는 자주 구설수에 오릅니다. 올해 그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는 스페이스X 직원이 나왔고, 친구인 구글 공동창업차 세르게이 브린의 부인과 바람을 피웠다는 얘기가 돌았어요. 머스크는 원칙과 규정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쓸데 없는 트윗을 해서 벌금을 내죠. 또 남을 공격하고 공격을 받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얻는 듯 해요. 끊임없이 자신의 인기를 확인하는 듯한 트윗도 날리죠.

그런 머스크가 올해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소셜 미디어 트위터의 주인이 됐습니다. 트위터 인수 과정과 인수 후에 보여준 세련되지 못한 일련의 행위들은 그가 ‘관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트위터 인수 직후 무더기로 직원을 해고하더니 일부는 다시 불러들였어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은 복원했고 자신에게 비판적인 뉴욕타임스와 CNN 기자들의 계정은 정지했다가 다시 복원했죠.

앞으로 그의 행보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면서 동시에 궁금하지 않습니다.

👉더밀크 콘텐츠 보기 : 크리스의 뉴욕시그널_테슬라 총력분석

윤석열

(출처 : JEON HEON-KYUN/POOL)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에 취임했습니다.

첫 검사 출신 대통령이자 첫 공직 선거 출마에서 당선이 됐고 최다 득표를 했으며 최소 표 차이로 상대를 이겼어요. 이렇게 많은 기록을 세우며 당선됐지만 다른 대통령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집권 초부터 지지율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는 점일 거에요. 집권 초에는 보통 국회와 언론이 새 대통령을 배려해주는 ‘허니문 기간’을 두는데 이 때는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윤 대통령에겐 이 허니문 기간이 없는 듯 했어요.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 결과 지난 한달 동안 지지율이 상승하며 30%대 중반을 회복했습니다. 여전히 긍정 평가(36%)보다는 부정적인 평가(56%)가 높기는 합니다만, 윤 대통령에겐 좋은 신호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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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출처 : Gettyimages)

10월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공식 확정됐습니다. 사실상 독재의 시작으로 보는 관점이 지배적입니다. 중국은 공산당 1당 독재이기는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주석은 2연임까지만 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2018년 시 주석은 2연임 제한 규정을 없앴고 올해 3연임을 확정 지었습니다. 마오쩌둥 시대로의 회귀라는 의견도 나와요.

시 주석은 사회주의를 신봉하는 이념적 순수주의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전 주석인 후진타오나 장쩌민은 속으로는 자본주의를 동경했지만 시 주석은 뼈 속까지 사회주의자라는 얘기에요. 또 대만과의 통일을 위해 무력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 이어져 왔던 ‘제로코로나’ 정책에 지친 중국인들은 시진핑 퇴진을 외치며 시위에 나서기도 했죠.

여러 모로 시끄럽고 껄끄러운 중국. 이래저래 이웃으로 두기에는 힘겹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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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출처 : Gettyimages)

10월 27일 삼성家 3세 이재용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습니다. 부회장이 된 지 10년 만이고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이후 2년 만이에요. 대한민국 최고 기업의 3세대 경영이 시작된 거에요.

삼성전자가 처한 현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삼성전자의 장점은 부품부터 세트까지, 그러니까 반도체부터 휴대전화, 가전제품까지 모두 만든다는 데 있어요. 그 동안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면 휴대전화가 견고하게 매출을 끌었고 휴대전화가 안팔리면 반도체가 잘 됐어요. 이런 식으로 어느 부문에선가는 뭔가가 터져주곤 했죠. 하지만 지금은 딱히 터져 줄만한 부문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경기침체로 전반적인 소비가 줄어 휴대전화나 가전의 부문의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반도체 가격 또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병철 창업회장과 이건희 선대회장, 그러니까 이재용 회장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지금의 삼성을 만들어 낸 최고의 경영자였어요. 앞선 세대의 능력이 워낙 출중했기에 이재용 회장의 부담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재용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 동안 그가 삼성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를 경험하고 옥고를 치르면서 뼈저리게 느낀 점이 아닐까 싶어요. 싫던 좋던 삼성전자는 한국에 중요한 기업입니다. 삼성전자가 좋은 실적을 내면서 사랑까지 받으면 더 좋겠죠.

👉 더밀크 콘텐츠 보기 : 삼성의 폴더블 리더십 통할까?

블랙핑크

(출처 : Time )

블랙핑크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22년 올해의 엔터테이너로 선정됐습니다. 2020년 BTS가 이 부문에 선정된 이후 K팝 그룹으로서는 2번째에요.

국내에서는 뉴진스와 아이브, 르세라핌 등 새로운 걸그룹이 약진하고 있는 동안 블랙핑크는 글로벌 인기를 이어갔습니다. 2번째 앨범 ‘Born Pink’를 9월에 내놓았고 지금은 유럽을 돌며 콘서트를 하고 있어요.

블랙핑크는 그룹으로서의 인지도도 높지만 멤버 개개인의 인기도 대단합니다. 4명의 인기에 큰 차이도 없어요. 4명이 각자의 개성을 마음껏 뽐내면서도 팀웍이 좋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힙니다.

모든 멤버가 명품 브랜드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도 특이해요. 지수는 디올과 까르띠에, 제니는 샤넬과 캘빈 클라인, 리사는 셀린느와 불가리, 로제는 생로랑과 티파니의 글로벌 홍보대사입니다.

손흥민

(출처 : Dean Mouhtaropoulos)

울면 좀 어떻습니까. 경기에 모든 걸 쏟아 넣은 선수만이 울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사진은 손흥민 선수가 카타르 월드컵 조별 예선 포르투갈 전에서 한국이 2:1로 승리한 직후 마스크를 내던지고 그라운드에 주저 앉아 울고 있는 모습이에요.

월드컵을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상대 선수와 공중 볼을 다투다가 충돌해 눈 주위 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은 그였습니다. 모두가 ‘월드컵 출전 못하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는 빠르게 수술을 받은 뒤 마스크를 쓰고 출전을 감행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포르투갈 전에서 역전골을 어시스트하며 한국 대표팀을 16강으로 이끌었죠.

브라질 전에서 4:1로 패한 뒤 한국팀이 포르투갈 전에 비해 경기력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식으로 묻는 외국 기자에게 그는 “아니요, 우리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비난하지 마세요(No, we gave everything. Don’t blame us like this)”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어요. 정말이지 멋진 선수입니다.

👉더밀크 콘텐츠 보기 : 권순우의 인사이트인사이드_카타르 월드컵 개막...투자 전략? 주가는 '승자의 저주' 따른다

리오넬 메시

(출처 : David Ramos)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축구 신동 리오넬 메시가 스페인 프로 무대를 염두에 두고 바르셀로나로 간 건 13살 때였습니다. 그가 쓰는 스페인어는 아르헨티나 스페인어와는 다른 본토 스페인어에요. 그는 일부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눈에는 충분히 아르헨티나적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가 이끄는 아르헨티나 축구 남자 국가대표팀이 2014년 월드컵과 2015, 2016년 코파 아메리카(일명 남미의 월드컵) 결승에서 계속 패하자 아르헨티나 내의 메시에 대한 여론이 차갑게 식어버렸습니다. 일부의 의견일 뿐이었지만 수많은 선풀 속 몇 개의 악플이 더 크게 다가오는 거 아니겠어요. 그래서 메시는 2016년 국가대표팀 은퇴를 발표합니다.

아르헨티나는 난리가 났어요. 거리엔 시위가 일어났고 광고판은 메시에게 돌아오라는 메시지로 바뀌었으며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직접 메시에게 전화까지 했죠. 제발 돌아와 달라고.

메시는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2021년 코파 아메리카에 이어 2022년 월드컵까지 우승해 버렸어요. 그래서 이번 메시의 이번 월드컵 우승은 특별합니다. 축구 선수로 가질 수 있는 모든 것을 가졌지만 월드컵만은 가지지 못했던 메시가 월드컵까지 접수했으니까요.

애런 저지

(출처 : Gettyimages)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애런 저지는 올해 62개의 홈런을 때려 홈런왕에 올랐습니다. 62개는 아메리칸리그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에요. 종전 기록은 1961년에 로저 메리스가 세운 61개입니다.

저지의 62개가 메이저리그 최다 홈런 기록은 아닙니다. 배리 본즈가 73개(2001년)를 친 적이 있고 마크 맥과이어는 70개(1998년)와 65개(1999년), 새미 소사는 66개(1998년)와 64개(2001년), 63개(1999년)를 기록한 적이 있어요. 모두 내셔널리그 소속 타자들이었죠. 그러니까 저지의 62개는 메이어리그 전체 역사로 보면 7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하지만 많은 야구 팬들은 마음 속으로 저지의 62개 홈런을 최다 기록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그건 본즈와 맥과이어, 소사가 모두 금지 약물인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은 메이저리그에서 ‘스테로이드 시대’로 불릴 만큼 스테로이드 사용이 만연해 있었어요. 당시의 기록들은 남아는 있지만 잘 인정해 주지 않는 분위기 입니다. 이 때문에 본즈와 맥과이어, 소사는 모두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지를 ‘클린(clean) 홈런왕’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저지는 한국과도 인연이 있어요. 입양된 저지의 형이 한국인이거든요. 저지 자신도 입양이 됐고요. 그래서 한국을 좋아하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시즌 후 아메리칸리그 MVP에 오른 저지는 역대 프리에이전트 최고 금액인 9년 총액 3억6000만 달러를 받고 양키스에 남았습니다. 30세로 야구 선수로서는 전성기의 나이인 저지의 내년 시즌이 기대됩니다.

테니스 레전드들의 은퇴

(출처 : Vogue 캡처)

테니스 선수 세레나 윌리엄스는 보그지 9월호에 다음과 같은 글을 썼습니다.

“저는 은퇴라는 단어를 좋아한 적이 없습니다. 현대적인 단어처럼 느껴지지 않아요… 제가 하려고 하는 일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단어는 아마도 진화일 것입니다. 저는 테니스에서 벗어나 저에게 중요한 다른 것들을 향해 진화하고 있음을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그렇게 그는 은퇴 대신 ‘진화’를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윌리엄스는 최고의 여성 테니스 선수 중 한 명으로 기록될 겁니다. 그가 다른 선수들보다 더 위대한 점이 있다면 그건 그가 흑인이라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는 점일 거에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성 운동선수도 마음껏 자기 표현을 할 수 있도록 선구자적인 역할을 해냈고요. 그는 앞으로 몇 년 전에 창업한 벤처 캐피탈 ‘세레나 벤처스’를 운영하면서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 Gettyimages)

가장 오래 세계 랭킹 1위에 올라 있던 테니스 선수 로저 페더러가 20년이 넘는 선수 생활 끝에 41세로 올해 은퇴했습니다. 그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좋은 매너와 진정성으로 팬은 물론 스폰서의 사랑을 받았던 선수로 기억될 거에요.

AP통신은 페더러를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강력한 포핸드, 특유의 원 핸드 백핸드, 완벽한 풋워크, 엄청나게 효율적인 서브, 열정적인 네트 대시, 자신의 경기를 재창조하려는 의지, 그리고 선수로 오래 장수한 사실 등이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평가는 “테니스 라켓을 든 피카소”라는 말이에요. 그의 코치가 한 말이죠. 그만큼 그는 아름답고 우아한 모습으로 코트를 누볐어요. 그래서 인기도 많았죠. 페더러는 메이저 대회 타이틀 수나 상대 전적을 보면 라파엘 나달이나 노박 조코비치에게 추월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페더러는 남자프로테니스(ATP)에서 투표로 뽑은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에 19년 동안 부동의 1위에 올랐어요. 페더러는 자신의 커리어가 "완벽한 여정"이었다고 표현했습니다.

👉더밀크 콘텐츠 보기 : 김선우의 로저페더러 이야기_로저 페더러를 '전설'로 키운 3명 : 아버지, 아내 그리고 코치

R.I.P, 엘리자베스 2세

(출처 : Gettyimages)

9월 8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96세로 서거했습니다. 1952년 25살 젊은 나이에 왕위에 오른 그는 영국의 최장수 군주로 세계 역사상 두 번째로 오랜 기간 왕위에 있었어요.

여왕이 처음부터 영국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건 아닙니다. 젊은 여왕은 지금과 같은 품격이나 카리스마를 가지지 못했어요. 1966년 웨일스 지방의 광산마을인 애버밴에서 흙더미가 무너지면서 144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광부들이 흙더미를 쌓아 올려 7개의 인공 언덕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무너지면서 학교와 마을을 덮친 거에요. 이 사고로 학생 116명과 마을 주민 28명이 숨졌습니다. 당시 해럴드 윌슨 영국 총리는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사고 현장에 가서 슬픔에 빠진 주민들을 위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여왕은 "여왕은 쇼를 하지 않는다"며 거부했죠. 하지만 뒤늦게 사고 현장을 찾았던 여왕은 영국 국민들이 왕실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이후 여왕은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은 어디든 달려갔어요.

2012년 런던올림픽 때는 007 제임스 본드 역의 다니엘 크레이그와 낙하산을 타고 개막식장에 입장하는 연기를 하기도 했어요. 물론 대역을 썼습니다. 하지만 고령의 여왕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어요.

그래서 영국인들은 여왕을 사랑했습니다. 여왕 서거 후 11일간의 장례식에는 추모 열기가 대단했죠. 런던 웨스트민스터 홀 참배에 30만 명이 최대 18시간씩 밤샘 줄서기를 했어요.

👉더밀크 콘텐츠 보기 : 한국 민주주의 응원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96세로 서거

아베 신조

(출처 : FRANCK ROBICHON/POOL)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7월 8일 참의원 선거 유세 중 총격으로 사망했습니다. 그는 엘리트 정치인 집안 출신으로 두 차례에 걸쳐 8년 9개월간 총리 자리에 있었어요. 역대 일본 총리 중 최장 기간입니다.

한국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일본 정치인이었습니다. 재임 기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고 한국 법원의 일제 강점기 강제 동원 노동자 판결에 반발해 외교적 갈등을 빚기도 했죠. 전반적으로 한일관계가 냉랭해진 데에는 그가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총리 재임 기간 금융완화와 재정확대, 구조개혁을 골자로 하는 경기부양책인 ‘아베노믹스’를 통해 일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중국과 거리를 두면서 미일 동맹을 강화한 것은 그의 업적으로 남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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