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도시 이야기: 오스틴, 뉴욕 그리고 실리콘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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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권 2022.04.01 00:03 PDT
세 도시 이야기: 오스틴, 뉴욕 그리고 실리콘밸리
뉴욕 허드슨야드의 베슬 (출처 : 더밀크(손재권))

[뷰스레터 플러스] 오스틴, 뉴욕, 실리콘밸리에서 본 스마트시티의 조건

안녕하세요. 오픈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지난달 세계 최대 기술, 문화 융합 콘퍼런스 SXSW2022를 취재하기 위해 텍사스주 오스틴에 다녀왔습니다. 이후 바로 뉴욕 맨해튼으로 가서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미국의 도시와 미국인의 삶을 눈으로 직접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내 출장은 코로나19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미국의 변화를 현장에서 생생하게 한국어로 전달하는 것은 더밀크의 임무입니다 .
텍사스 오스틴과 뉴욕 맨해튼 곳곳을 걸으며 바뀐 코로나19 이후 바뀐 미국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두 도시는 ‘혁신 수도'로 불리는 실리콘밸리에서 벗어나서 타주로 이주하는 대표 목적지입니다.

실제 팔로알토에 본사가 있던 테슬라는 오는 11일 새로운 공장(기가팩토리 텍사스)을 오스틴에 문을 엽니다. 공장을 새로 짓고 본사도 이 곳에 이전합니다. 테슬라가 11억달러를 투자한 이 공장은 넓이 400미터, 길이 1.2km에 달하는 ‘단일 건물'로 일론 머스크 CEO가 그토록 원하던 ‘기계를 만드는 기계'를 실현할 공장입니다. 배터리에서 부터 완제품 모델Y 까지 일관 생산이 가능한 세계 최고의 자동차 공장이 오스틴에 들어서게 되고 1만명이 추가로 고용됩니다.“테슬라가 온다"며 오스틴 시 주민들의 기대감은 컸습니다.
오스틴 지역은 테슬라 외에도 삼성전자가 새로운 파운드리 공장을 지을 예정이며 오라클, HPE 등 테크 기업들이 본사를 이전하고 있었습니다. 주택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구요.

텍사스 오스틴 인근에 완공되는 테슬라 기가팩토리 (출처 : Gettyimages)

뉴욕 맨해튼도 ‘상전벽해' 했습니다. 중국 상하이 푸둥 지역이 ‘상전벽해'의 대표적 지역이었는데 이제는 뉴욕을 보고 그런말이 나올만 합니다. 특히 맨해튼 서부의 허드슨강 지역의 재개발 프로젝트인 ‘허드슨 야드(Hudson Yards)’가 그랬습니다. 지난 2012년 착공, 오는 2025년에는 총 16개의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게 될 허드슨 야드에는 약 250억달러(30조원)이 투자 됐습니다. 이미 많은 건물이 들어섰고(현재까지 11개 건설) 허드슨야드 30번지 100층 높이에 설치된 스카이 데크 ‘뉴욕 엣지(NewYork Edge)’는 뉴욕의 환상적인 스카이라인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실리콘밸리 인근 지역에서는 빅베이슨 공원, 뮈어우즈 국립공원 등 ‘아름드리 나무 숲’을 보는 것이 매력인데 역시 뉴욕은 인간의 힘으로 만든 ‘빌딩 숲’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장면이 매력적입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원 월드 트레이드센터, 록펠러 센터 등 세계적 마천루가 뉴욕 맨해튼에 있죠.

오늘 뷰스레터는 텍사스 오스틴, 뉴욕 맨해튼을 걸으며 느낀 ‘도시와 사람 그리고 혁신'을 주제로 출장기를 전해드립니다.

혁신 도시의 조건(1) : 자본과 인재

뉴욕의 새로운 명물이 되고 있는 허드슨 야드의 '뉴욕 앳지' (출처 : 더밀크(손재권))

실리콘밸리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혁신의 수도이자 인당 생산성과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지역입니다. 자본과 인재가 몰리고 애플, 구글, 메타(페이스북), 넷플릭스, 세일즈포스 등 세계적 기업이 탄생했습니다. 지금도 하루가 멀다하고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고 상장(IPO) 기업이 나오면 새로운 억만장자가 등장합니다. 하지만 높은 땅값과 거주 비용으로 삶의 질이 높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평균 연봉이 높지만 그만큼 지출해야하는 비용도 크기 때문입니다.

혁신 제품 및 서비스 개발에 대한 고강도 스트레스, 밤낮없이 일하는 문화 등은 쉽게 지치게 합니다. 그래서 코로나19 이후에 다른 주로 이주하거나 도심 외곽으로 집을 옮기는 트렌드가 생겼습니다.
회사에 나가지 않고 100% 재택근무를 했음에도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자 기업들은 직원들의 영구적 ‘재택근무'를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2022년 4월 이후 실리콘밸리 기업들도 속속 회사로 복귀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예전과 크게 달라졌습니다. 새 건물이 들어서기도 했고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동료들도 많아졌습니다. 테슬라 같은 기업이 텍사스로 이주하면서‘실리콘밸리 엑소더스(exodus: 탈출)’가 본격화됐다는 언론 보도도 많았습니다.

실제 오스틴과 뉴욕 맨해튼에 가보니 새로운 혁신의 기운이 꿈틀거리고 기업들이 대거 이주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렇다면 실리콘밸리는 혁신의 심장이라는 독보적 지위를 잃게 되는 것일까요? 현실은 어떨까요? 현장 르뽀를 읽으며 판단해주세요.

👉 실리콘밸리는 끝났는가?

혁신 도시의 조건(2) : 회복력

원 월드 트레이드센터와 9/11 기념관 (출처 : 더밀크(손재권))

이번에 뉴욕 맨해튼에 가서 놀란 것이 있다면 코로나19로 상처받은 도시, 그리고 그것을 회복하려는 노력이었을 것입니다. 그 동안 맨해튼의 상징은 타임스퀘어의 화려함과 센트럴파크의 웅대함이었는데 말이죠. 저만 그렇게 느꼈을까요. 도시가 “괜찮아" “우린 이겨낼 수 있어" “같이 살아보자"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2년전 이맘 때는 코로나19로 도시가 봉쇄돼 그 붐비던 맨해튼에 돌아다니던 사람과 차가 없었습니다. 코로나19에 확진 됐어도 병상이 충분치 않아 병원에도 못가고 집에서 숨을 거둬야 했던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 사람들을 어딘가에 묻어야 해서 전쟁 상황이 따로 없었죠. 2년만에 도시는 완벽하게 돌아온 듯 보였지만 사람들의 상처는 여전해 보였습니다. 9/11 테러의 아픔이 있던 자리에 지은 원 월드트레이드 센터 주변엔 ‘드림 빅(Dream Big)’ 이란 주제의 벽화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한편 새로운 랜드마크인 허드슨 야드는 ‘도시 속의 도시(City within a city)’로 설계 돼 그 자체로 스마트시티 였습니다. 9.11 테러와 같은 외부 위협이나 허리캐인 샌디와 같은 재해에도 견딜 수 있고, 자연스럽게 회복할 수 있도록 설계 됐습니다. 저는 뉴욕 맨해튼에서 위대한 ‘회복력’ 또는 ‘회복탄력성' 이라는 리질리언스(Resilience)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역경을 마주하지 않으면 회복력이 생기지 않습니다. 지금은 누구도 예외없이 전쟁과 바이러스와의 싸움이라는 역경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 ‘나'만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어서야 하며 이때 사람들이 같이 사는 도시의 역할이 있는 것입니다. 도시가 경쟁에 내모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상생하고 숨통을 틜 수 있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 효율보다 회복력이다

스마트 시티의 개념이 바뀐다

(출처 : 더밀크)

이처럼 급박하게 변화는 환경 속에서 도시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세계는 지속 가능한 도시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대답으로 더밀크는 신한스퀘어브릿지 인천과 공동으로 ‘2022 글로벌 스타트업 리포트’ 를 제작, 발행했습니다. 세계적 도시는 첨단 기술만 내장하는 ‘스마트 시티’를 넘어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스마트 시티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펴낸 ‘2022 글로벌 스타트업 리포트’는 지속가능 시티로 발전하고 있는 세계 스마트 시티 현황에서 국내외 관련 스타트업 정보를 담았습니다.
코로나19는 스마트 시티를 넘어 지속가능 도시로 움직임을 가속화했습니다. ‘스마트 시티’ 산업 자체로도 오는 2025년까지 규모가 2조4600억 달러 달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또 싱가포르, 런던, 헬싱키, 뉴욕, 암스테르담, 취리히, 타이페이, 토론토, 송도, 오슬로 등 세계적 스마트 시티의 사례를 연구했습니다.

본 리포트는 더밀크닷컴에 무료 회원만 가입하셔도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많은 활용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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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뉴욕 맨해튼, 실리콘밸리 등 미국의 앞서가는 도시를 보면서 한국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외형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서울 등 한국의 대도시는 ‘세계적’ 도시가 됐습니다. 그러나 도시 환경이 너무 경쟁에만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외형적 성장에만 치중하는 것은 아닌지. 폭등하는 부동산 가격에 감춰진 서민들의 삶을 포용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회복력은 있는지 고민이 됐습니다. 외형적 성장은 더이상 ‘글로벌' 도시의 목표가 아닙니다. 같이 보듬고 사는 환경을 만드는게 세계적 도시의 1번 조건입니다.

때마침 한국의 지방자치 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공약을 남발하고 관심이 몰리고 있던데. 출마하는 분들이나 유권자 분들이나 한번 깊게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더밀크 손재권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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