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성장하려면 '탈학습' 하라"

김병학, 2021.04.27 11:22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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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urvival to Thrival)

스타트업 지침서 '생존에서 번영으로(Survival to Thrival)'
변화 및 조직 문화 강조... "문화가 변화의 기초"

스타트업은 차이를 만든다. 무(無)로부터 무언가를 만드는, 그리고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다. 스타트업의 성장은 회사, 사람, 투자자를 위한 가치를 창출한다. 하지만 왜 어떤 사람은 스타트업의 여정과 함께 계속 성장하고, 어떤 회사는 성장하지 않는가? 그리고 생존을 넘어서 성장하는 스타트업을 만드는 것은 왜 그렇게 어려운가?

실리콘밸리 스톰벤처스 남태희 대표와 모바일아이언 창업자 겸 전 CEO 밥 팅커는 이 질문들에 관한 책 두 권을 내놓았다. 시리즈 제목은 ‘Survival to Thrival(생존에서 번영으로)’, 2018년 스타트업의 단계별 성장 방법론을 제시한 ‘The Company Journey’ 1편을, 스타트업 여정을 만드는 사람들을 위한 회사 성장 단계별 조언을 이야기한 ‘Change or Be Changed(변화할 것인가 변화될 것인가)’ 2편을 2019년에 발간했다. 두 권 모두 200페이지도 되지 않는 짧은 책이지만, 아직 한국어로 번역은 되지 않았다.

생존에서 번영으로 가는 스타트업에 관한 두 편의 가장 큰 테마는 이렇다. 첫째, CEO(최고경영자), 임직원 그리고 이사회까지 스타트업의 모든 구성원은 회사가 성장하면서 같은 직책을 가지고 있더라도 계속 변화를 요구받는다. 변화의 속도가 빠른 스타트업에서 한 단계 성공을 이끈 경험은 그다음 단계로 갈 때 오히려 방해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이를 위해, 과거에 이뤄낸 성공 방식과 배운 지식을 적극적으로 잊고 새로운 기술과 방식을 받아들이며 변화를 추구하는 ‘Unlearning(탈학습)’을 성공의 열쇠로 강조한다.

Unlearning is the key to change(탈학습이 변화의 핵심이다)

스타트업의 빠른 성장은 조직의 작동 방식, 의사소통 방식, 행동 방식, 결과적으로 CEO, 임직원 그리고 이사회까지 모든 사람의 역할을 계속 변화시킨다. 모든 사람은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의 높은 강도의 일을 실행하면서 동시에 자신을 바꾸어야 하는 도전 앞에 놓인다. 하지만 현재의 창업 생태계에는 회사가 변화함에 따라 자신의 직업이 어떻게 바뀌고, 그 결과 스스로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전달되는 제도적 지식이 거의 없다.

스타트업은 학습을 통해 성장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한 단계에서 성공하는데 효과적인 지식과 배움이 종종 다음 단계로의 성장을 막게 된다. 그래서 스타트업 조직의 멤버는 이전 단계에서 성공을 이끈 역할을 잊고, 다음 단계에서 효과가 있는 새로운 역할과 행동을 학습해야 한다. 이러한 ‘탈학습’이 없다면 개인과 회사는 정체된다.

하지만 탈학습의 과정은 비행기를 비행 중에 수리하는 것처럼 매우 어렵고 힘들다. 그리고 유능했던 이전의 역할에서 아직 무능한 새로운 역할로 재배치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때로는 그 과정이 불안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 어떤 리더는 이전 역할을 잊고 새로운 역할을 배우는 것을 원하지 않거나 할 수 없기도 한다. 이 경우 일반적인 벤처캐피털은 ‘직원을 (초기 멤버 또는 창업자라도) 교체하라’고 조언한다.

Anticipate the next role to change(변화를 위해 다음 역할을 예상하라)

현재와 다음 단계에서 계속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비결은 바로 나에게 요구되는 역할이 회사의 성장 단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예측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대부분 스타트업은 세 가지 Survival(생존), Growth(성장), Scale(규모)의 단계를 거치며 성장한다. 따라서, 각 성장단계에 따라 개인의 역할 변경을 이해하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회사가 처음 시작할 때 CEO는 영화 ‘캡틴 아메리카’의 스티브 로저스같이 모든 것을 준비하고 혼자 해결하는 슈퍼스타 역할을 한다. 회사가 한 단계 성장(150명 규모)하면 CEO는 영화 ‘어벤져스’의 캡틴 아메리카처럼 다른 히어로들을 모으고 리더 역할을 해야 한다. 스타트업이 본격적으로 규모의 성장(450명 규모) 단계에 진입하면 더는 캡틴 아메리카가 아니라 영화 ‘X맨’의 제이비어 교수 또는 대학교의 학장처럼 슈퍼 리더로서 히어로들을 이끌고 비전을 제시하며 일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CEO뿐만 아니라 초기 직원, 이사회 멤버들도 회사 성장단계에 따라 새로운 역할에 적응하면서 변화에 성공해야 한다.

Culture is the foundation to change(문화가 변화의 기초다)

그렇게 느껴지지 않을지라도 변화는 성공의 부산물이다. 성공은 회사와 사람들에게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다. 회사의 운영 방식, 팀 운영 방식 그리고 사람들이 계속 변한다. 일부 초기 직원은 새로운 역할에 적응하면서 변화에 성공하고, 어떤 사람들은 적응하지 못하고 변화를 강요받기도 한다. 변화는 그렇게 어려운 일이지만 새로운 기술, 새로운 아이디어 및 새로운 관점으로 새로운 에너지를 가져온다.

이 모든 변화의 실행을 뒷받침하는 것은 ‘문화’이다. 문화는 좋은 시기와 나쁜 시기를 거치면서 팀을 하나로 묶고,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한다. 팀에 영감을 주고 안내하며, 어려운 결정에 대한 도덕적 나침반 역할을 한다. 회사, 팀, 고객 사이의 긴장을 균형 있게 조정하기도 한다. 문화는 의도적으로 또는 유기적으로 기업을 하나로 묶으면서도 변화를 가능케 하는 '직물'처럼 진화한다. 팀이 변화하고 진화해야 하는 것처럼 문화도 진화해야 하며 그러한 문화는 전략을 초월해 회사 성공의 기반이 된다.

더밀크의 생각: The personal journey(개인의 여정)

스타트업의 빠른 성장은 변화를 수반한다. 기업이 성장하는 단계에 따라 사람들 역시 변화해야 한다. 실리콘밸리의 일반적인 벤처캐피털들은 직원이 50명일 때는 50명과 일해 본 매니저를 고용하고, 직원이 450명일 때는 450명과 일한 매니저를 고용하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핵심 질문은 "어떻게 창업자와 초기 직원들이 450명과 함께 일하는 스타트업이 되도록 전문적 수준과 개인적 수준 모두에서 스스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인가"일 것이다.

이 책에서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과거 성공을 조건으로 한 습관을 인식하는 방법을 배우고, 다음 리더십의 역할을 예상하고,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자신을 확장하라고 조언한다. 지금의 나를 성공하게 만든 것을 기꺼이 잊고 그에 따른 불안정에 직면하며 이제까지 배웠던 것을 백지화하고 다시 배우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매우 힘들며 많은 리더들이 성공과 실패를 경험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저자들은 이것이 바로 우리가 스타트업을 통해서 학습하고 탈학습하는 과정이며 차이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격려하며 이야기를 마친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생태계에 계속 있으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의 변화함에 따라 그 여정을 만드는 사람들 또한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이해하도록 돕는 이 책을 2019년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학회로 이동하는 비행기 안에서 전자책으로 처음 읽었다. 그 이후 2년여의 시간이 지나서 남태희 대표님께 선물 받은 종이책을 휴가 기간에 다시 읽으면서, 처음 손에서 놓지 못하고 읽었던 감동들과 더불어 새롭게 다가오는 내용이 참 많았다.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뿐 아니라, 어렵지만 새로운 도전의 여정 속에 있는 모든 스타트업 팀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