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투자 유치 성공하려면...반복 매출 모델을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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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순 2022.02.27 09:17 PDT
실리콘밸리 투자 유치 성공하려면...반복 매출 모델을 만들어라
김범수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파트너 (출처 : 더밀크 )

[롯데 -더밀크 글로벌 엑설러레이터 프로그램]
김범수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파트너
시장 수요를 폭발적 성장으로 이끄는 회사
평범한 성과라면 '실패 교훈'을 세일즈에 활용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VC)은 반복 가능한 매출 모델을 확보한 기업에 먼저 투자합니다. 이는 공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범수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파트너는 21일(현지시간) 롯데-더밀크의 글로벌 액설러레이터 프로그램 중 '시리즈A로 가는 길' 세션에서 실리콘밸리 투자자는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반복되는 매출을 내는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이 엔터프라이즈 SaaS(Software as a Service) 기업을 표방하면서도 매출 대부분이 시스템 통합(SI)에서 발생하거나 누가 돈을 낼지 불분명한 헬스케어 서비스 기업이라면 투자를 꺼리게된다는 것이다. 특히 헬스케어는 병원이나 의사, 보험사, 환자 중 누가 비용을 감당할 것인지 확실하지 않으면 투자 받기 어렵다. 재구매율이 낮은 소비재(Consumer packaged goods)도 투자 대상이 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펀딩 규모와 단계는 계속 변화

펀딩 다이내믹스 (출처 : 김범수 트랜스링크 인베스트먼트 파트너 자료 )

김 파트너는 스타트업 펀딩 단계와 규모는 지속 변화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펀딩 인플레이션도 높아졌다. 최근 나스닥 등 주식 시장 변동성이 강해지면서 벤처 투자 시장도 영향을 받는다. 기업이 투자받는 가치(밸류에이션)이 주식 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받는다.

평균적으로 시드(Seed)-시리즈A-시리즈B-시리즈C 순으로 투자 단계가 나뉜다. 김 파트너는 스타트업 펀딩 과정을 사람의 성장 과정에 비유했다.

시드와 프리(pre)A 단계는 유아기로 본다. 시리즈A는 중학생 단계다. 초등학교 때 성적을 잘 받았던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성적이 잘 안나올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시리즈A가 가장 어려운 단계다. 시리즈A는 창업가와 VC가 충돌하는 단계다.

VC는 반복가능한 매출 모델이 있는지, 성장 속도가 충분히 빠른지에 집중한다. 성적표를 잘 받았으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았을 경우 다음 단계 투자를 받기 어렵다.

김 파트너는 "시리즈A 단계에서 매출 모델과 성장 속도가 검증되지 않으면 스타트업은 자기 인식을 해야 한다"면서 "완만한 매출과 성장 속도를 과대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평범한 성과보다 이 과정에서 얻은 실패의 교훈을 세일즈에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타트업 펀딩 과정은 사람의 성장과정과 비슷하다. (출처 : 김범수 트랜스링크 인베스트먼트 파트너 자료 )

미국 VC에서 한국 창업자, 초기 펀딩 어려워

한국 스타트업 창업자가 미국 VC에게 초기 펀딩 받는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한국 스타트업은 제품이나 서비스에 집착하지만 스타트업 초기 단계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완벽하지 않다. 초기 투자자는 제품과 서비스보다 사람을 보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김 파트너는 "초기 펀딩 라운드는 사람의 중요성이 높다. 성적표를 기반으로 투자할 수가 없다. 실리콘밸리 VC가 한국인 창업자를 평가하기 어려워 초기 라운드에 들어오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이 미국과 한국 VC에서 모두 투자를 유치하는 건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김 파트너는 "어떤 기업은 한국에서 120억원을 나머지 80억원은 미국에서 투자받고 싶어한다"면서 "이런 경우 미국 VC 입장에서 보면 들러리를 서게 돼 잘 투자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아예 다 받는 전략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에서 투자를 받으려면 미국 VC 부터 접촉한다. 미국은 투자 펀드 규모가 한국 한 해 예산보다 더 많다. 새로운 수요를 찾고 폭발 성장 가능성이 있다면 투자 유치 규모는 더욱 커진다.

미국 VC와 지속적으로 접촉하라

미국 투자가와 창업 초기부터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스타트업 창업자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투자가와 가까이 하는게 좋다. 당장 투자를 받지 않을 때 VC와 관계를 형성해 기업 방향과 서비스를 이야기하는게 유리하다.

미국 VC는 한국과 조직이 다르다. 한국 VC는 심사역이 있고 팀장이 있고 임원이 있는 구조다. 이들이 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미국 VC는 역 피라미드 구조다. 로펌처럼 파트너 인력 아래 시장을 조사하고 분석하는 애널리스트와 어소시에이츠가 있다.

김 파트너는 "미국 VC에서 연락이 오면 파트너인지 애널리스트인지 직함을 보라"면서 "미국 파트너는 투자하고 싶은 기업이 있으면 직접 연락한다"고 말했다. 이어 "애널리스트나 어소시에이츠가 연락오면 어느 정도 수준까지 기업 정보를 공개할지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애널리스트나 어소시에이츠에게 기업 정보만 주고 투자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VC는 한 라운드에 여러 투자자가 참여해도 똑같은 계약서에 서명(single round single contraction)한다. 한국은 같은 라운드에 투자하는 기업이 스타트업과 각자 다른 계약서를 쓴다. 이런 경우 미국에서 투자를 받으면 한국 투자자와 이해가 상충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김 파트너는 "한국과 미국에서 투자를 받으면 주주간 합의서를 영문 계약으로 진행해야 한다"면서 "한국과 미국 투자자 간 충돌을 방지할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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