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상상을 일상의 혁신으로… 클로이드 가사 해방의 주역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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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6.01.19 18:28 PDT
LG전자, 상상을 일상의 혁신으로… 클로이드 가사 해방의 주역될까?
CES 2026 LVCC 센트럴홀 LG전자 전시관 (출처 : 더밀크)

[CES 2026 트렌드를 전략으로] LG전자
수건 개는 로봇이 현실로… LG 클로이드, 관람객 시선 훔쳤다
‘행동하는 AI’ 선언… LG전자가 그린 ‘제로 레이버 홈’의 미래
전장·부품 사업으로의 확장… 공간의 경계를 허물다
초슬림 TV부터 게이밍 모니터까지… 기술력 과시
더밀크의 시각: AI 시대, 가사용 로봇이 새로운 가전의 주인공

이번 CES 2026의 핵심 화두는 단연 ‘피지컬 AI(Physical AI)’였다. 많은 기업이 인공지능(AI)이 디지털 영역을 넘어 물리적 실체를 가지고 인간의 삶에 직접 개입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LG전자 역시 이 흐름에 동참한 글로벌 기업 중 하나였다. LG전자는 ‘당신에게 맞춘 혁신(Innovation in tune with you)’을 전시 주제로 풀어내며 가사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을 목표로 한 홈 로봇 ‘클로이드(CLOiD)’와 AI 기반 모빌리티 솔루션을 선보였다. 단순 가전 기업을 넘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강력히 천명한 셈이다. 

수건 개는 로봇이 현실로… LG 클로이드, 관람객 시선 훔쳤다

실제로 LG전자 전시관에서 가장 큰 인파가 몰린 곳은 단연 홈 로봇 ‘LG 클로이드’의 시연 공간이었다. 

2044㎡ 규모의 전시관 한편에 마련된 ‘리빙 인 튠(Living in tune)’존에서는 클로이드가 냉장고에서 식재료를 꺼내고, 식기를 식기세척기에 넣으며, 세탁이 끝난 빨랫감을 꺼내 건조기로 옮기는 모습이 시연됐다. 특히 클로이드가 양팔과 다섯 손가락을 정교하게 움직여 수건을 개는 장면에서는 관람객들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LG전자는 오랜 기간 쌓아온 가전 노하우를 바탕으로 가사 해방을 위한 로봇의 최적 형태를 연구해왔다. 로봇이 가사 일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8~9세 어린이 이상의 키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클로이드의 키를 약 110cm, 팔 길이를 60cm로 설정해 집안일 수행에 최적화했다는 게 LG 측 설명이다. 또한, 집안에서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넘어질 위험이 있는 이족 보행 대신 바퀴(Wheel) 형태의 주행 방식을 채택해 실내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

클로이드가 주목받은 이유는 단순히 움직이는 로봇이어서가 아니라 상황을 인지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능동형 AI’를 탑재했기 때문이다. 비가 오면 스스로 창문을 닫거나, 냉장고와 통신해 로봇이 다가가면 냉장고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식이다. 또한, 로봇의 얼굴에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사용자와 교감하는 ‘정서적 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을 구현한 점도 호평받았다.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클로이드를 가사관리사에 비유하기도 했다. 우리 일상에 친근하게 녹아든 AI, 로봇이라는 점에서 LG전자가 강조해 온 공감지능이 실제 제품의 가치로 연결되고 있다는 평가였다. 

류재철 LG전자 CEO (출처 : LG전자)

‘행동하는 AI’ 선언… LG전자가 그린 ‘제로 레이버 홈’의 미래

이번 CES 2026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로봇’과 ‘피지컬 AI’다. 이와 관련해 LG는 ‘행동하는 AI(AI in Action)’를 LG의 강점으로 제시하며 AI를 단순한 정보 제공자가 아닌, 실질적인 물리력을 통해 인간의 노동(Labor, 레이버)과 고민을 덜어주는 주체로 격상시켰다.

류재철 LG전자 CEO는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LG 월드 프리미어’ 행사에서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이 고객을 위해 직접 행동하기 시작한다면?’이라는 가정을 던지며 “LG전자는 탁월한 제품, 공감지능, 연결된 생태계를 기반으로 ‘행동하는 AI’ 시대를 이끌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집은 개인의 생활방식과 정서가 담겨있어 AI가 이해하기 어려운 환경이지만 생활가전 글로벌 리더로서 고객 라이프스타일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LG전자의 차별화된 강점이라는 주장이다. 

류 CEO는 이어 “‘훌륭한 기기’가 사용자에 맞춰 적응하며 사용자의 선호도를 학습하는 ‘에이전트 가전’으로 진화하고, 나아가 이들이 하나의 잘 조율된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AI 홈으로 동작하면 ‘제로 레이버 홈(무노동 가정)’을 현실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의 이러한 비전은 AI 홈 허브 ‘씽큐 온(ThinQ ON)’을 통해 구체화된다. 전시관에서는 클로이드와 AI 가전들이 씽큐 온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작동하는 모습이 시연됐다. 

예를 들어, 고객이 퇴근길에 “곧 집에 도착한다”고 말하면 클로이드는 날씨와 일정을 고려해 운동을 제안하고, 에어컨 온도를 조절하며 운동복을 준비해 놓는 등 능동적으로 환경을 조성(Ambient Care)할 수 있는 것이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보고서를 통해 “2025년의 CES가 인공지능을 모든 기기와 서비스에 이식하는 ‘AI Everywhere’의 출발점이었다면, CES 2026은 ‘AI at Work, AI in Reality’의 단계로 전환되는 중요한 분기점”이라며 “AI가 생성형 AI의 데모를 벗어나 실제적인 에이전틱(Agentic), 피지컬 AI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LG전자의 ‘행동하는 AI’ 전략은 이러한 산업의 흐름을 정확히 조준하고 있었다.

LG 클로이드가 빨랫감을 바구니에 담는 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출처 : LG전자)

전장·부품 사업으로의 확장… 공간의 경계를 허물다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가전을 넘어 모빌리티 영역으로 확장된 공감지능도 선보였다. ‘라이드 인 튠(Ride in tune)’ 존에서는 투명 OLED가 적용된 전면 유리와 운전자의 시선을 추적해 안전을 돕는 비전 솔루션 등이 통합된 ‘LG AI 기반 차량용 솔루션’을 전시했다. 이 솔루션은 CES 2026 최고 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LG전자가 선보인 차량용 솔루션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차량을 ‘바퀴 달린 생활 공간’으로 재정의한다. AI가 운전자의 시선, 표정, 자세를 분석해 졸음운전을 감지하면 휴식을 제안하고, 뒷좌석 탑승자에게는 창밖 풍경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콘텐츠를 추천하는 식이다. 집에서의 편리한 경험을 차량에서도 끊김 없이 연결하려는 시도다.

주목할 점은 LG전자가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Actuator)’를 자체 개발해 공개했다는 점이다. 가전 모터를 연간 5천만 개 이상 생산하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내년까지 휴머노이드에 적용 가능한 수준의 액추에이터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휴머노이드 로봇 완성품 판매를 넘어 로봇 산업의 핵심 부품 분야 시장까지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iM증권 리서치본부는 이에 대해 “로봇 센서 시장도 빠르게 확장될 것으로 예상한다. LG이노텍은 본격적인 로봇용 센서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협력해 로봇용 ‘비전 센싱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가 개발한 피규어03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도 공급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분석했다.

CES 2026 관람객들이 LG전자의 AI 기반 차량용 솔루션을 체험하고 있다. (출처 : LG전자)

초슬림 TV부터 게이밍 모니터까지… 기술력 과시

LG전자 전시관 입구에서는 올해도 LG전자의 디스플레이 기술력이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LG전자는 두께 9mm대의 초슬림 무선 월페이퍼 TV ‘LG 올레드 에보 W6’ 38대를 천장에 매달아 거대한 미디어 아트를 연출했다. 특정 위치에서 바라볼 때 서로 다른 38개의 화면이 하나의 미디어 아트처럼 보이는 방식이다.

전원부와 스피커를 모두 내장하고도 벽에 완벽하게 밀착되는 디자인과 4K 165Hz 영상을 무선으로 전송하는 기술은 LG전자의 하드웨어 혁신 역량을 증명했다.

‘엔터테인먼트 인 튠(Entertainment in tune)’ 존에서는 AI 솔루션이 탑재된 게이밍 모니터 ‘LG 울트라기어 에보’가 공개됐다. 이 제품은 AI가 게임의 장르를 인식해 화면과 사운드를 최적화, 해상도를 업스케일링해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또한,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LG 시그니처’ 존에서는 출시 10주년을 맞아 AI 기능이 강화된 냉장고, 오븐레인지 등이 전시됐다. 냉장고는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AI 음성인식을 통해 사용자의 대화를 이해하고 식재료 보관 모드를 제안하며, 오븐레인지는 내부 카메라로 재료를 식별해 레시피를 추천한다.

CES 2026 부스에서 현장 시연을 마친 LG 클로이드가 관람객들을 향해 인사를 건네고 있다. (출처 : LG전자)

더밀크의 시각: AI 시대, 가사용 로봇이 새로운 가전의 주인공

업계 전문가들은 LG전자의 이번 행보가 중국 가전 업체들의 추격에 대응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한 전략적 전환이라고 분석했다. 

iM증권 리서치본부는 “이제 가전은 더 이상 도와주는 도구가 아닌 사람의 시간을 직접적으로 아껴주는 주체가 되기 시작했다”며 “세탁실에서 빨래를 정리하거나 식기세척기에 그릇을 넣는 다양한 시연을 CES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결국 휴머노이드 및 가사용 로봇은 새롭게 형성될 가전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가정 내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가사 노동은 단계적으로 대체돼 인간은 가사 노동 시간에서 점차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 휴머노이드 및 가사용 로봇 경쟁의 핵심은 두뇌(AI)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예측된다. 

CES 2026을 통해 확인된 LG전자의 미래 전략은 명확하다. 가전제품을 만드는 회사를 넘어, AI와 로봇 기술을 통해 집, 차량, 상업 공간을 연결하고 고객의 시간을 가치 있게 만드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이다. ‘상상 속의 가사 해방’을 현실로 당겨온 클로이드는 그 거대한 비전의 시작점이다. 이제 시장은 LG전자가 이 기술적 성과를 어떻게 실질적인 수익 모델과 고객 경험 혁신으로 연결할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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