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돌풍에 숨겨진 넷플릭스의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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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권 · Hajin Han 2021.09.24 16:17 PDT
'오징어 게임' 돌풍에 숨겨진 넷플릭스의 전략은?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 (출처 : 넷플릭스)

[뷰스레터 플러스] 오징어게임 1위 등극에 숨겨진 넷플릭스의 전략

한국에서 추석 연휴가 지났네요. 추석 연휴엔 보통 ‘블록버스터 영화’를 개봉했는데, 코로나 팬데믹 이후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등 스트리밍이 ‘뉴노멀’이 되면서 집에서 영화를 보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최근에는 한국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한국은 물론, 전세계를 강타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넷플릭스 톱10 1위에 등극했는데요. 저도 넷플릭스 내 영화, 드라마를 즐겨보는데 ‘트렌딩 1위’에 등극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번에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미국 내 1위에 등극한 것은 BTS, 기생충 못잖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미국 넷플릭스 중 외국계 드라마/영화 중 '더 크라운(The Crown)', '섹스 에듀케이션(Sex Education)' 등 영국 드라마는 인기가 많고 스페인에서 만든 영어 더빙 드라마 ‘종이의 집(Money Heist)’이 시즌5까지 이어지면서 매 시즌마다 화제가 됐지만, 외국의 장편 드라마가 미국내 장기간 1위를 하고 있는 것은 이례적입니다. 특히 미국에서 오징어 게임은 더빙도 있지만 주로 자막을 제공하는데요 자막에 익숙한 한국인들과 달리 미국인들은 영어 자막 있는 영화나 드라마를 잘 보지 않습니다. 극장엔 영자막 기기가 있고 TV에선 자동 자막기능을 제공하지만, 대부분 외국인이나 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이런 미국에서 더빙 없는 한국 드라마가 성공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과 세대 변화, 기술의 진화도 미국인들의 시청 습관을 바꿨기 때문입다. 원하는 영화를 언제든 꺼내볼 수 있는 스트리밍, 시청 취향을 추천하는 알고리즘 시스템 덕분에 다양한 콘텐츠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장르와 소재의 글로벌의 보편적 감수성을 담으면서도 로컬의 특수성을 녹여내는 한국의 K콘텐츠가 훨훨 날아다니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 창업자와 테드 서랜도스(Ted Sarandos) 공동 CEO를 모두 직접 인터뷰한적이 있는데요. 입을 모아 한국 콘텐츠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심지어 헤이스팅스 CEO는 지난 2017년 영화 ‘옥자’ 개봉 전 인터뷰에서 “한국 콘텐츠를 어떻게 생각하시나?”하고 물었을 때 “봉준호는 세계 최고 감독이다. 옥자! 옥자! 옥자! 이게 나의 애정을 담은 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조선시대 화가 장승업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취화선’으로 지난 2002년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임권택 감독이 ‘서편제(1993년)’를 개봉한 후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는 말을 한 바 있죠. 한때 ‘가장 한국적인 것’은 판소리(서편제) 또는 조선시대, 고려, 신라 등의 한국 역사를 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가장 한국적인 것’ 시즌2 또는 ‘코리안십(Koreanship) 2.0’ 이라고 할까요. 2021년을 사는 한국인의 삶과 사고방식, 우리의 언어, 먹고 즐기는 모든 것이 세계적 콘텐츠가 돼 전세계로 퍼지고 있으며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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