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3조달러 기업될 것"... 앤디 재시 시대 전망은?

박원익, 2021.07.09 01:13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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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재시 아마존 신임 CEO (출처 : AWS 유튜브 캡처)
아마존은 고객 접점과 데이터를 가장 많이 가진 회사입니다. 아마존의 기존 비즈니스에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되면 3조달러(약 3400조원) 가치의 기업이 되고도 남을 것으로 봅니다.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는 7일 더밀크TV ‘잭잭과 친구들’에 출연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AWS(클라우드 사업 부문) 등 현재 비즈니스를 AI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아마존의 향후 미션”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교수는 카카오 사외이사, e삼성 재팬·NHN 재팬 사업 고문을 지낸 IT 산업 전문가다. 아마존의 성공 비결에 관해 오랜 시간 연구해 온 국내 최고의 아마존 전문가이기도 하다.

더밀크는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의 경영 일선 퇴진, 앤디 재시(Andy Jassy) 신임 CEO 체제 시작을 맞아 미국 시애틀 아마존 본사를 방문 중인 최 교수를 화상으로 연결해 방송을 진행했다. 최 교수는 “제프 베조스가 완전히 은퇴한 것은 아니다. AWS CEO 출신인 앤디 재시 신임 CEO의 역량도 뛰어나다”며 “최소 향후 10년 간은 아마존의 미래가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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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권 더밀크 CEO(왼쪽),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오른쪽) (출처 : 더밀크)

다음은 일문일답

손재권 더밀크 CEO(이하, 손): 앤디 재시 신임 CEO 체제가 시작됐다. 아마존 기업 문화를 ‘데이원(Day 1, 첫날·초심) 문화’라고 부르는데, 새로운 데이원이 시작된 셈이다.

최재홍 교수(이하, 최): 앤디 재시 CEO가 취임 첫날 아마존 전 직원에게 사내 이메일을 보냈다. 130만 명에 달하는 직원에게 감사하는 내용, 아마존의 새로운 모토 등이 이메일에 포함됐다. ‘지구에서 가장 좋은 고용주가 되겠다’, ‘성장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얘기를 했다. 제프 베조스와 달리 사회적 책무를 더 강조하고 있다.

전날에는 AWS 직원들에게도 이메일을 보냈다. 아마존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아마존 리더십 원칙’도 일부 바뀌었다. 원래 14개였는데, 16개로 늘었다.

손: 앤디 재시 취임에 맞춰 아마존 주가가 상승했다. 어떤 의미가 있을까.

최: 좋은 신호로 보인다. 앤디 재시 CEO에 대한 주변의 평가도 굉장히 좋다. 성격이 온화하고 디테일하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고 있다. (후임 CEO로서) 상당히 안정적인 선택이었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스티브 발머에게 CEO를 넘겼고, 구글은 래리 페이지·세르게이 브린에서 순다르 피차이, 애플은 스티브 잡스에서 팀 쿡으로 CEO가 바뀌었다. 창업자에서 2대 CEO로 경영권이 넘어간 이후에도 회사가 잘 성장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황금알을 낳는 사업(클라우드 비즈니스)’을 했던 AWS 출신이라는 점에서 회사 실적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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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4스타 스토어, 아마존 데이원 빌딩 입구에 써 있는 문구 (출처 :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

손: 제프 베조스 리더십의 특징은 무엇인가. 어떤 점이 아마존을 키웠다고 보나.

최: 우주를 개척할 기업가 두 사람을 꼽으라면 일론 머스크, 제프 베조스를 꼽고 싶다. 외모도 우주인 같은 느낌이 있다. (웃음) 마치 미래를 보고 와서 사업을 하는 느낌이다. 그의 리더십을 한 단어로 얘기한다면 ‘호기심’이라고 생각한다. 아마존의 모든 사업이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에서 파생됐다.

사실 현재도 은퇴한 게 아니다. 본인 역시 ‘새로운 도전’이라는 표현을 썼다.

손: 실제로 제프 베조스는 아마존 주식 10.3%를 보유하고 있고, 의사회 의장이기 때문에 완전히 은퇴했다고는 보기 어렵다. 다만 경영 일선에서는 조금 물러나 있다. 요즘 아마존 관련해 반독점 이슈가 계속 제기되고 있는데, 이런 부담을 후임 CEO에게 물려주고 떠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최: 사실 앤디 재시 CEO가 이른바 ‘설거지’를 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다만 다른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도 2대 CEO가 비슷한 문제를 잘 처리했기 때문에 앤디 재시 역시 잘 처리할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보낸 첫 이메일에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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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조스 아마존 설립자 (출처 : Shutterstock)

손: 제프 베조스 전 CEO는 고객 중심 경영을 펼친 것으로도 유명하다. 어떻게 평가하나.

최: 고객 위주의 사고방식과 행동이 오늘날의 아마존을 만들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존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 500여 개에 달하는 점검 리스트를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익, 매출에 관한 얘기는 거의 없고 ‘소비자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불편한 게 무엇인지’에 집중한다. 이익보다 성장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손: 아마존은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한 독점기업이지만,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상품 가격을 계속 낮추고 있다. 기존 독점 기업과는 행태가 다르다. 새로운 독점의 정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최: 디지털 경제를 과거의 척도로 바라보면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예컨대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회사를 매각(M&A)하고 대기업이 그 회사를 인수하면 창업자들이 돈을 벌 수 있다. 대기업의 M&A는 창업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다는 의미도 있는데, 과거 시각으로 보면 ‘문어발 경영’으로 비칠 수 있다.

제프 베조스가 새롭게 집중하려는 분야인 블루 오리진(우주 사업), 워싱턴포스트(언론), 데이원 펀드(Day One Fund, 자선 사업) 모두 개인 사업이다. ‘베조스 어스 펀드’를 통해 기후 변화 문제 해결에 나서는 등 독점, 환경, 노동자 처우 문제에서 탈피하려는 행동을 많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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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고 매장 (출처 : shutterstock)

손: 아마존의 다음 먹거리, 새로운 캐시 카우(현금 창출원)는 무엇이라고 보나.

최: 아마존의 향후 10년을 예상해봤다. 최근 공시가 나왔는데, 앤디 재시에게 10년 동안 아마존 주식 6만1000주를 부여하는 내용이다. ‘신임 CEO가 10년 동안 성과를 내야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이미 제프 베조스가 아마존의 기업 문화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앤디 재시도 잘해나갈 것으로 본다. 기업 문화는 원래 자연스럽게 생기는 아마존은 처음부터 의식적으로 장기적 관점(long term view), 고객 중심 문화 등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로봇, 헬스케어, 자율주행 같은 신사업도 기대가 된다.

며칠 전 아마존 프레시에 갔다. ‘아마존 고(Amazon Go)’가 아마존 프레시로 바뀌었다. 무인으로 자동 결제되는 시스템인데,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회사는 몇 개 없다. 아마존은 고객 접점이 가장 많은 회사 중 하나다. 수많은 사람들의 데이터를 확보, 인공지능을 붙여 서비스할 수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미래는 인공지능을 가진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로 갈릴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아마존의 모든 비즈니스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면 시가총액 3조달러 이상의 기업이 되고도 남을 것으로 본다. 현재 비즈니스를 인공지능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게 아마존의 미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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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리진 로켓을 바라보고 있는 제프 베조스의 모습 (출처 : 제프 베조스 인스타그램)

손: 내년에는 아마존이 월마트를 넘어 미국에서 가장 많은 인력을 고용하는 회사가 된다.

최: 아마존의 기업가치(시가총액)는 우리나라 2020년 GDP(국내총생산) 규모보다 크다. 기업 하나가 채용하는 인력 숫자가 한국 공무원 전체 숫자보다 많다.

손: 그렇기 때문에 아마존이 사회적 책임을 더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아마존 노조 결성 안건이 부결됐다. 이런 부분은 어떻게 보나.

최: 제프 베조스 전 CEO가 물러나면서 시간당 임금을 두 배로 올렸다. 직원에게 무료 점심을 지급하지는 않지만, 코로나 관련 조치를 위해 115억달러를 썼다고 들었다. 회사 내부에 위생 장갑 등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용품이 과도할 정도로 배포돼 있더라. 지나치게 비용을 아낀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시애틀을 방문해 보면 알겠지만, 여러 빌딩에 아마존 팀과 연구소가 들어가 있고, 식당, 커피숍을 비롯한 지역 상권, 경제를 먹여 살리고 있다. 사회적 기여를 많이 하고 있지만, 대외적으로 잘 알리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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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아마존 본사의 스피어(식물원) (출처 : shutterstock)

손: 자식에게 기업을 물려주는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2세대 경영자에게 넘어가면서 이사회 중심으로 회사가 돌아간다. 어떻게 보나.

최: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자식에게 회사를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네이버도 그렇게 하고 있다. 최근 한국 테크 기업 중에서도 미국 기업과 유사한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한국의 기업 승계 문화도 세대가 거듭될수록 자연스럽게 바뀔 것으로 생각한다.

손: 한국 기업이 벤치마킹할 부분은 없을까.

최: 한국에서도 최근 ‘기업가치 100조원’ 기업 얘기가 나오고 있다. 사실 1조달러 기업은 과거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고, 인류 역사상 없었다. 디지털 경제가 생기면서 이런 기업이 생겨났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제프 베조스는 우주로 나가면 다양한 인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지구 안에서만 세상을 바라보는 한계를 벗어나 실천하고 있다. 스케일이 다르다. 우리 기업들이 생각을 바꾸는 계기로 삼으면 좋겠다. 후배들이 아마존을 넘어설 수 있는 기업을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 제프 베조스가 주주서한을 보낼 때 마지막에 ‘데이원’이라는 말을 넣는다. 우리가 자주 잊는 가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첫날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개인, 조직, 국가 모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