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틱톡 금지법' 통과... '챌린지' 원조 K팝, K뷰티에도 영향
[인뎁스 테크브리핑] 미국의 틱톡 금지법 통과
내년 1월 19일까지 매각해야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 법적 다툼 예고 ... 소송서 지면 매각보다 철수키로
메타, 스냅챗은 웃지만 틱톡 광고 의존도가 높던 뷰티, 의류, 마트 등은 타격
K팝, K뷰티에도 부정적 영향 미칠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틱톡의 강제 매각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앞서 미국 상원은 전날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 등에 대한 안보지원법과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을 360일 내에 강제 매각하도록 하는 법안을 가결 처리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이 도착하자 마자 서명한 것입니다.
속전속결이었습니다. 민주당, 공화당이 합의한 '초당적' 법안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날 법안이 발효되면서 틱톡 모회사인 중국기업 바이트댄스는 270일 안에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해야 합니다. 즉, 내년(2025년) 1월 19일까지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거나 미국 내 서비스를 중단해야 할 운명에 처해진 것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미국 내 서비스가 금지됩니다. 매각에 진전이 있다면 대통령이 1회에 한해 매각 시한을 90일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어 최대 360일 내에 매각해야 합니다.
추쇼우즈 틱톡 CEO는 "우리는 어디로도 가지 않을 것이다. 팩트와 헌법은 우리편이고, 우리는 다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강제매각법의 위헌성을 따지는 소송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틱톡이 소송을 제기하는 동안에는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틱톡 금지법이 미국 정부(백악관)과 민주, 공화당의 초당적 법이란 점에서 틱톡의 항소 승소가 쉽지 않아 미국내 틱톡 사업 금지는 시간 문제라는 시각입니다.
틱톡은 사업권을 매각하느니 미국내 사업을 종료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틱톡 성공의 비밀로 꼽히는 '알고리즘 데이터'를 미국 기업에 넘기느니 미국 내 틱톡 서비스를 종료하기로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입니다 .바이트댄스는 틱톡의 동영상 추천 알고리즘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미국에서 우리가 알던 '틱톡의 시대'는 끝나간다는 것입니다. 또 틱톡이 미국 내에서 금지되는 것은 남의 나라 얘기는 아닙니다. 한국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왜 일까요?
우리가 알던 '틱톡의 시대'는 끝났다
틱톡이 '넘기느니 폐쇄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이유는 영향이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판단 때문입니다.
바이트댄스는 자국에서는 '더우인'을 서비스하고 있고 알고리즘 기반 뉴스 플랫폼인 토우티아오(头条)도 대박 서비스가 됐습니다.
미국이 바이트댄스의 전체 매출과 일일 활성 사용자 수(DAU) 측면에서 '일부분' 이라는 점이 이런 선택을 하게 된 배경입니다. 미국 시장이 지난해 틱톡 전체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25% 였습니다. 미국 밖에서도 75%가 틱톡을 계속 쓸 것이란 판단이죠. 틱톡 DAU도 바이트댄스 전체 서비스 DAU의 5% 정도입니다. 바이트댄스는 중국에서는 더우인 등 앱을 통해 대부분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중국 기반의 바이트댄스의 판단일 뿐입니다. 틱톡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풀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광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 때문입니다.
미국 주요 언론은 미 정부가 틱톡에 적대적인 상황에서 맥도날드 등 기업이 광고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을 내놨습니다. 최근 사용자 수 증가세가 정체되고 있는 점도 틱톡에는 악재입니다.
틱톡이 미국에서 금지된 결정은 소셜미디어 산업의 또 다른 '결절점이 될 것입니다.
틱톡이 본격 소셜미디어를 장악하기 전 소셜미디어는 친구(지인) 네트워크 성격이었고 이용자들이 메시지나 사진, 영상을 올리고 플랫폼 기업들은 중립적으로 이를 관리하는 철학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틱톡이 등장하면서 숏폼 중심의 플랫폼 '추천 알고리즘'이 소셜미디어를 장악합니다. 플랫폼 업체들의 책임이 커졌고 이용자는 그저 '크리에이터'로 전락했습니다. 때문에 포스트 틱톡은 소셜미디어의 3.0 시대를 열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틱톡 금지로 가장 영향을 받는 산업, 회사는 어디일까요?
메타, 스냅챗 등 다른 소셜미디어(SNS)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틱톡이 사라지면 1억 7000만명의 미국 사용자가 틱톡을 모방한 인스타그램의 릴스, 유튜브 숏츠, 스냅챗 스팟라이트 등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냅챗은 “우리는 모바일 참여 및 광고 중심 회사와 경쟁한다”면서 대표 기업으로 틱톡과 함께 애플, 알파벳(구글, 유튜브), 메타(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왓츠앱), 핀터레스트, 엑스(전 트위터)를 꼽은 바 있습니다.
반면 틱톡 광고에 의존도가 높던 뷰티, 의류, 마트 등 유통 브랜드나 음악 산업은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이들은 제품에 대한 입소문을 내기 위해 틱톡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엘프(Elf), 카일리코스메틱, 로레알, 율타 등 뷰티 브랜드들이 대표적이죠. 크록스, 리볼브, 월그린, 타겟 등도 실적발표에서 성장동력으로 틱톡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더밀크의 시각 : 틱톡을 활용했던 K팝, K뷰티에도 부정적 영향
틱톡은 미국에서 1억7000만명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이용자수와 영향력을 배경으로 K팝과 K뷰티가 미국 시장에서 성장하는데 수혜를 받았습니다.
특히 '댄스 챌린지'는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댄스 챌린지'의 원조가 K팝입니다. 틱톡에서 K팝 아이돌들의 활약은 눈에 띕니다. 지난 2020년 가수 지코가 신곡 마케팅을 위해 틱톡에서 시작한 ‘#아무노래챌린지’가 열흘 만에 조회 수 1억 뷰를 기록한 것이 챌린지의 시작이었습니다.
이를 본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이 앞다퉈 지코의 ‘아무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이를 업로드하는 챌린지에 동참하면서 큰 바이럴을 일으켰습니다. 이어 가수 제시의 ‘#눈누난나챌린지’ 등이 성공하며 '틱톡 챌린지'는 마케팅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고 K팝 뿐 아니라 전체 틱톡의 바이럴과 영향력 확대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국내 K뷰티의 성장도 틱톡에서 K팝 등 K컬처의 인기가 높다는 것이 원인이 됐습니다.
틱톡의 시작은 미국에서 인기가 높았던 '뮤지컬리'를 인수하며 시작했습니다. '뮤지컬리'는 K팝 립싱크로 시작한 앱입니다. 이 앱을 미국의 바이트댄스가 인수하고 이름을 '틱톡'으로 바꾸면서 틱톡이 시작됐습니다.
미국내 틱톡 금지가 현실화되고 법적 다툼도 끝나서 결국 틱톡이 미국내 사업 철수가 된다면 이후 '챌린지' 등의 문화가 사라지진 않겠지만 K팝, K뷰티, K푸드 등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한국의 마케터들은 '포스트 틱톡 시대'를 준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