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AI전환 이끄는 ‘유니콘 조련사’... 남태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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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1.02.18 18:31 PDT
[인물] AI전환 이끄는 ‘유니콘 조련사’... 남태희 대표
스톰벤처스 소속 투자자들 (출처 : 스톰벤처스)

실리콘밸리 스톰벤처스, 1000개 이상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유니콘 배출
SaaS에서 성공을 보다… AI 전환이 미래
어도비가 5조에 인수한 ‘마케토’, 3조 기업가치 ‘토크데스크’ 등에 투자

세계 최대 콘텐츠·엔터테인먼트 기업 ‘월트디즈니(DIS)’는 지난해 터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큰 고역을 겪었다. 사무실 폐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1만명에 달하는 콜센터 직원이 사무실에 모여 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계속 콜센터를 운영해야했던 디즈니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솔루션은 ‘토크데스크(Talkdesk)’였다. 토크데스크는 클라우드(가상 서버) 기반으로 인터넷 상담 플랫폼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디즈니는 단 24시간 만에 원격 콜센터 환경을 구축했고, 성공적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SaaS에서 성공을 보다… AI 전환이 미래

“디즈니 자체 소프트웨어로는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응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는 다릅니다. 강력한 유연성(flexibility)을 제공하기 때문이죠.”

남태희 스톰벤처스 대표는 클라우드,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가 미래를 바꿀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이 분야에 꾸준히 투자해온 실리콘밸리 주요 벤처투자자(VC)다. 2000년 ‘서부의 월스트리트’라고 불리는 실리콘밸리 샌드힐로드에 스톰벤처스를 설립, 전 세계 1000개 이상 스타트업에 5억달러(약 5600억원) 이상을 투자했고, 수많은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을 키워냈다.

특히 클라우드 기반으로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를 제공하는 SaaS 기업(enterprise SaaS) 투자에 집중, 큰 성공사례를 만들었다. 그가 2008년 투자한 마케팅 자동화 스타트업 ‘마케토’는 어도비(ADBE)가 2018년 47억5000만달러(약 5조2600억원)에 인수했고, 2017년 발굴해 투자한 SaaS 통합 및 자동화 스타트업 ‘워캐토(Workato)’ 역시 최근 기업가치 17억달러(약 1조9000억원)를 달성하며 유니콘에 등극했다.

남태희 스톰벤처스 대표 (출처 : 스톰벤처스)

토크데스크, IT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인 ‘모빌아이언’, 자동차 분야 ERP(전사적자원관리) 스타트업 ‘테키온(Tekion)’ 등도 스톰벤처스가 투자한 후 유니콘 대열에 올라선 업체들이다.

엔터프라이즈 SaaS 기업 중 본격적으로 고객을 확보하기 시작한(product market fit 50%) 업체에 투자해 더 크게 성장시키는 게 남 대표의 투자 철학이다. 해당 스타트업이 제공하는 제품(product)가 완전히 시장을 찾게 되면 기업가치가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시장 진출 전략, 시장에 바로 먹히는 제품(go-to-market fit)을 찾는 데도 도움을 준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지난 20년간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화두였다. 세일즈포스(CRM), 서비스나우(NOW) 같은 기업들이 이 과정에서 빠르게 성장했고, 수많은 SaaS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남 대표는 이런 디지털 전환이 계속 발전해 ‘인공지능 전환(AI transformation)’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SaaS 제품에 AI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가 계속 출시되는 추세다.

남 대표는 “AI는 클라우드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관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는 AI 기술을 여러 서비스에 더 쉽게 적용할 수 있게 해준다”고 했다.

스톰벤처스가 투자한 주요 SaaS 업체들

1. 마케토(Marketo)

마케팅 디지털 혁신이 거듭되면서 소비자의 선택 폭은 훨씬 넓어졌지만, 넘치는 정보 속에서 선택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 기업들이 고객이 필요한 순간에 관심 가질 만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개인화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이유다.

마케토는 개인화 마케팅을 위한 마케팅 도구를 제공하는 업체다. 필 페르난데즈(Phil Fernandez), 존 밀러(Jon Miller), 데이비드 모란디(David Morandi)가 2006년 캘리포니아주 산 마테오에서 설립했고, 2018년 어도비에 인수됐다.

마케토가 제공하는 라이프 사이클 모듈러(Life Cycle modeler)를 활용하면 고객의 구매 여정을 시각화해 파악하기 쉽게 보여준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스마트 캠페인(Smart campaign), 영업에 활용할 수 있는 이벤트앤웨비나(Events and webinars)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2. 모빌아이언(MobileIron)

모빌아이언은 아제이 미쉬라(Ajay Mishra), 슈레쉬 바추(Suresh Batchu)가 2007년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설립했다. 모빌아이언은 IT 보안 소프트웨어 회사로 다단계 인증 시스템을 통해 모바일 기기 보안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2020년 IT 보안 소프트웨어 기업 이반티(Ivanti)에 인수됐다.

모빌아이언의 제품인 ‘엔드포인트 관리 플랫폼(Endpoint Management Platform)’은 제로 사인온(Zero Sign-On), 다단계 인증(Multi Factor authentication (MFA), 모바일 위협 방어(Unified Endpoint Management(UEM)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사용자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앱)과 데이터에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웹모바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보안 구성 요소를 빠르게 실행, 감시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3. 토크데스크(Talkdesk)

토크데스크(Talkdesk)는 집에서 편하게 콜센터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돕는 클라우드 기반 콜센터 SaaS 기업이다.

오래된 방식의 콜센터 기능에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혁신 기술로 고객 경험을 극대화시키는 게 토크데스크의 목표다. 토크데스크 제품인 ‘씨엑스 클라우드(Talkdesk CX Cloud)’는 고객 대응 관련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며 AI 기술을 활용해 24시간 서비스를 가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설치, 관리, 사용 관련 복잡성을 없애 몇 주 만에 구현 가능하다는 점도 토크데스크의 강점이다. 별도의 직원 교육 없이 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으며 관리자는 지속적으로 개선 방향을 수정하고 적용시킬 수 있다.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고객 만족 향상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토크데스크의 기업가치는 30억달러(약 3조3000억원)에 달한다.

스톰벤처스 주요 포트폴리오(투자한 스타트업) (출처 : 스톰벤처스)

4. 워캐토(Workato)

워캐토의 핵심 서비스는 다른 시스템 및 서비스를 연결해 통합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도큐먼트사인(DocumentSign) 프로그램으로 계약서에 서명할 때 업무용 메신저 도구인 ‘슬랙(Slack)’으로 메세지를 보내 관련 청구서를 작성하도록 할 수 있다.

세일즈포스, 슬랙, 트위터 등 여러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사용자가 가상 객체를 끌어서 다른 위치에 옮겨넣는 작업 방식인 드래그 앤 드롭 인터페이스(drag-and-drop interface)로 모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해 쉬운 통합방식, 자동화를 제공한다. 기업이 여러 SaaS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SaaS 서비스 통합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는 추세다.

5. 테키온(Tekion)

테키온은 클라우드 기반 자동차 산업 ERP(전사적 자원관리) 스타트업이다. 맞춤화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자동차 딜러들에게 더 많은 판매 경험을 제공하고, 고객 충성도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인터넷이 연결된 곳이라면 어디서든 원하는 차를 주문하고 배송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다.

테키온의 ‘오토모티브 리테일 클라우드(Automotive Retail Cloud)’는 전체 온라인 판매 사이클을 보여주고 ‘디지털 리테일링 솔루션(Digital Retailing Solution)’은 예산에 맞는 자동차를 그룹화해서 보여주거나 판매, 배송을 위한 업무 흐름을 보여준다. 테키온은 테슬라 등 혁신적인 자동차 업체와 협업하고 있다.

6. 스플래시탑(Splashtop)

스플래시탑(Splashtop)은 2006년 실리콘밸리 산호세에 설립됐다. 원격으로 데스크톱에 접근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스플래시탑의 ‘하이 포퍼먼스 리모트 액세스(High Performance Remote Access)’를 이용하면 이동 중에도 실시간으로 빠른 컴퓨터 접속이 가능하고 파일과 앱을 다운받는 데도 불편함이 없다.

운영체제(OS)가 다른 다양한 기기에 교차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난 1월 27일 5000만달러(약 554억원) 규모의 시리즈 E 를 투자 유치, 기업가치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달성했다.

스톰벤처스 소속 투자자들 (출처 : 스톰벤처스)

남태희 대표는

남태희 대표는 한국에서 태어나 5세 때 미국 세인트루이스(St. Louis)로 이민 온 이민 1.5세대다. 하버드대학교에서 응용수학을 전공했으며 이후 시카고대 로스쿨을 졸업, 기업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실리콘밸리 벤처기업 투자 전문 로펌 ‘WSRG’를 거쳐 1993년에 5명의 공동투자자와 함께 ‘벤처 로 그룹(Venture Law Group)’을 설립해 2000년까지 활동하며 야후, 페이팔 등 실리콘밸리 대표 IT 기업에 투자했다.

2000년 벤처캐피털 ‘스톰벤처스'를 설립, 누적으로 1000곳이 넘는 회사에 투자했다. 스톰벤처스 주요 60개 포트폴리오(투자한 스타트업) 대부분이 클라우드 업체일 정도로, 클라우드 기반 SaaS 및 AI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 국내 게임업체인 컴투스(Com2us)에 투자해 약 1100% 투자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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