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팩토리, 제조 리드타임 50%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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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2022.09.13 15:07 PDT
스마트 팩토리, 제조 리드타임 50% 올린다
(출처 : Shutterstock)

더밀크-한미동남부상의 '스마트 팩토리' 웨비나
김병수 모션투에이아이(Motion2AI) 대표 강연
"공장내 자동화 KPI 설정하고, 지표로 확인해야"
"스마트 팩토리 도입 후 제조 리드타임 50% 이상 향상"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전쟁은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의 기업을 미국으로 다시 끌어오는 '리쇼어링'을 가속화하고 있다. 반도체를 비롯해, 전기차, EV 배터리 등을 생산하는 주요 기업들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고,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미국의 제조기반이 그 어느때보다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인더스트리 4.0 달성을 위한 '스마트 팩토리'로의 전환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실제 제조업계에서도 '스마트 팩토리' 구축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다. 올 초 조지아텍이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제조업 시설 구축을 위한 '조지아 제조업 4.0' 리스닝 데이 행사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미 전역과 조지아주 제조업 분야의 '가상 기술' 도입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기업 관계자들의 37.9%가 매우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2020년 29.4%와 비교해 8% 늘어난 수치다.

특히 AI 기술 도입으로 공장 내 생산성을 높이고 프로세스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70%에 달했다. 그러나 로보틱스와 플랜트 플로어 사물인터넷(IoT) 분석, 생산 계획 등의 부문에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30%를 밑돌았다.

AI를 기반으로 한 물류 창고 관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모션투에이아이 창업자 김병수 대표는 지난 8일(현지시간) 더밀크와 한미동남부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테크가 미래다: 스마트 팩토리의 미래' 웨비나에서 강연했다.

김 대표는 카이스트에서 학부(전기컴퓨터 공학)를 마치고, 미시간대에서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으로 석,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스탠퍼드 방문연구원을 거쳐 마이크로소프트(MS), 증강현실 회사 다 크리(Daqri), GM 크루즈에 인수된 지피(Zippy) 등의 회사에서 경험을 쌓은 뒤 지난 2018년 '모션투에이아이'를 창업했다.

스마트팩토리 웨비나 (출처 : 더밀크)

김 대표는 스마트 팩토리의 미래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제조업계 종사자 대부분이 '스마트 팩토리'의 중요성은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정확히 어떤 카테고리로 구분되고, 어떤 작업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호한 부분이 많다. 단순히 로봇이나 솔루션을 도입하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입한 솔루션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 팩토리의 영역에 대해 부품을 갖고 제조하는 공정, 원재료를 조달하는 물류, 제조 후 상품을 고객사나 창고로 옮기는 물류과정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동화가 이뤄질 수 있다"며 "각각의 기술 요소를 도입하고, 시스템으로 엮는 과정이 모두 스마트 팩토리의 영역에 들어간다"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많은 제조사들이 스마트 팩토리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도입하기 위한 여러 장애물을 경험한다고 설명했다. 리서치 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스마트 공정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 기업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비용(Cost)과 확장성, 그리고 기술적인 적합도 판단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 대표는 "좋은 기술이라도 해당 기술이 우리 공장에 도입 가능한지, 우리 공장에 필요한 자재나 화물 부피가 해당 기술과 접목 가능한지, 기술적으로 어떤 인터페이스에 연결할 것인지, 사람의 안전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등 복합적인 문제가 곳곳에서 튀어나온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투자 후 어떤 효율과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와 새로운 공장을 건설했을 때 확장 가능한 솔루션인지 여부도 어려운 고민"이라며 "공장과 물류 자동화 투자를 꺼리게 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스마트 생산시설 구축 전략에 있어 가장 큰 장애요인 (출처 : 가트너, 모션투에이아이)

스마트 팩토리? 제조, 물류 자동화로 구분

그렇다면 스마트 팩토리 도입을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김 대표는 먼저 스마트 팩토리 분야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스마트 팩토리'라고 하면 대개 로봇들이 자동화 공정을 통해 상품을 만드는 것을 연상한다. 그러나 '스마트 팩토리'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다양하다.

김병수 대표에 따르면 인더스트리 4.0를 위한 스마트 팩토리는 크게 '제조 자동화'와 '물류 자동화' 등 두 개 부문으로 나누면 이해하기 쉽다. 우선 제조 자동화는 상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의 자동화를 의미한다. 원자재를 가져다가 적재적소에 투입하고, 로봇을 이용해 물건을 만들고, 만들어진 물건을 내보내는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동화다.

김 대표는 "3차 산업혁명 이후 기계를 이용해 상품을 조립하거나 제조하는 것은 새롭지 않다"며 "인더스트리 4.0에서 새로워진 것은 사람이 꼭 들어가야만 했던 영역이 인공지능과 센서 등으로 대체됐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그중에서도 '협동 로봇' 분야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협동 로봇이란 인간과의 상호 작용을 위해 설계된 로봇을 의미한다. 김 대표는 "업계의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협동 로봇) 기업과 브랜드가 시장에 출시됐다"며 "다양한 솔루션이 있기 때문에 이를 사용하려는 기업에 맞는 맞춤 솔루션을 찾으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양한 로봇을 프로그래밍하는 분야가 어려워졌다"며 "여러 다른 로봇이 하나의 공정에서 효율적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관제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은 비용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자사 시스템에 맞게 쉽게 운영할 수 있는 기준을 정하고, 이런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 카테고리는 물류 부문의 자동화다. 원자재를 공장으로 가져오는 과정과 다 제조된 상품을 고객사나 자사 창고로 내보내는 과정인 물류 자동화로 구분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물류 자동화는 "재고 관리, 공급과 수요를 맞춰주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대개 공장 자동화라고 하면 공정 과정에서 적재적소에 원자재가 투입되고, 로봇을 이용한 생산이 이뤄지고 바로 배송되거나 창고로 배달되는 것을 연상한다. 그러나 그는 "이게 진짜 어렵다. 상상 속에서나 나오는 공장"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고객사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제조 설비에서 얼마나 자주 프로그래밍을 해야 하는지를 물어보면 '랜덤'이라고 답한다. 그때그때 다르다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물류에 있어서는 비정형적인 카트나, 지게차, 그리고 움직이는 로봇 등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물류 자동화에 있어 가장 많이 활용되는 기술은 바로 자율주행기술이다. 김 대표는 "지난 10년간 물류 분야의 자율주행기술은 소프트웨어의 영역이 됐다"며 "제조 자동화에 비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소프트웨어와 어떻게 연동할지, 연동과 최적화 정도에 따라 투자 대비 효율성과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가 차이가 난다. 이를 관제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한 가이드라인 (출처 : 모션투에이아이)

공장내 물류 자동화 KPI 설정하고 지표로 확인해야

대개 공장 내 자동화를 도입하더라도 투자대비수익률(ROI)을 따져보는 것이 쉽지 않다. 기업은 부문별로 핵심성과지표(Key Performance Indicator, 이하 KPI)를 설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ROI를 측정할 수 있다.

김병수 대표는 "물류 자동화를 도입하기 원하는 기업들은 KPI를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며 "다만 지표가 너무 모호할 경우 지표를 추적하기 어렵고 너무 세부적이어도 달성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균형감 있는 KPI를 선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물류 자동화 측면에서는 운영 KPI, 공급 KPI, 그리고 안전 KPI 등 세 가지 기준을 설정할 수 있다. 운영상 KPI의 경우 공장이나 창고에서 시간당 얼마나 많은 일을 처리하는지가 기준이 될 수 있다.

공급 KPI 지표의 경우 생산에 있어 원재료가 적절하게 대기하고 있는지, 신규 제품 요청이 들어왔을 때 얼마나 빠르게 생산할 수 있는지 등 리드타임에 관한 것으로 설정된다.

마지막으로 안전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 김 대표는 "창고 물류 자동화는 공장의 안전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안전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하고, 잘 동작하는지를 추적할 수 있는 지표와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기존 생산관리시스템(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MES)과의 연동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택시를 예로 들었다. 기존 택시와 우버, 리프트와 같은 공유 차량의 차이는 시스템을 이용하고, 연계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편의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류자동화 도입 후 생산성이 투자 비용에 비례하지 않을 경우도 있다. 해당 투자로 어떤 효과가 나올 지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통해 미리 결과를 도출해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스마트 팩토리 KPI (출처 : IoT 애널리틱스 )

"스마트 팩토리 도입 후 제조 리드타임 50% 이상 향상"

김병수 대표는 이날 웨비나에서 실제 '스마트 팩토리' 도입 후 성공적으로 효율성을 높인 기업들의 사례도 소개했다.

이탈리아의 전력 중장비 부품 제조사인 '본피글리올리(Bonfiglioli)'는 IoT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 구축 이후 생산성을 4배나 향상했다. 새 공장의 생산라인은 효율성 향상을 위해 협동 로봇을 도입했고, 자동화된 가이드 차량이 부품과 공급 재료를 조립 라인과 기계로 옮기는데 활용되고 있다.

또 로봇의 '디지털 트윈'은 MES 시스템과 통합, 생산 데이터를 연결하고 실시간 생산 흐름은 KPI를 표시하는 대시보드를 통해 시각화하고 추적이 가능하도록 고안했다. 여기에 제조 장치는 완전히 자동화로 구현했고, 실시간으로 클라우드와 연결, 생산과 품질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됐다.

김 대표는 "이 기업의 경우 실무적으로도 현장에 문제가 생기면 IT 전문 인력이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며 "초기 투자비용 회수까지 4년 정도가 소요됐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대기업 알리바바(Alibaba)는 순시 지역에 소량 생산을 위한 스마트 팩토리 공장을 도입했다. 이 공장에서는 자동 안내 차량, AI 기반의 직물 절단기, 자동 재봉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클라우드에 연결했다. 그 결과 알리바바는 최소 주문 수량을 98%, 제조 리드타임을 50%까지 줄일 수 있었다. 김병수 대표는 "이 공장은 사람과 자동화의 연계 시스템이 관건이었다"며 "제조 과정에서 필요한 최소 부품 주문량을 맞추는 결과를 가져왔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공장 자동화는 기술의 적합성, 확장성, 시스템 통합, 데이터 기반 운영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한 후에 도입해야 한다. 또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기업의 리더십부터 작업자까지 업무방식 전환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도 필요하다고 김 대표는 조언했다.

또 "사람을 관리하고, 사람에 대한 매니지먼트를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 결정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AI는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쓴다. 사람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잘 풀어낸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AI를 활용한 관제 서비스는 물류 창고에서 적은 운반으로 많은 물건을 운반할지, 수시로 튀어나오는 수요를 어떻게 해결할지 같은 숫자의 로봇으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지 등을 고민하고 이를 운영하는 '관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의 본피글리올리(Bonfiglioli) 스마트 팩토리 (출처 : 모션투에이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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