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매그니피센트7으로 진화하다... 핵심은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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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jin Kim 2023.09.12 01:41 PDT
빅테크, 매그니피센트7으로 진화하다... 핵심은 AI
(출처 : https://www.unite.ai/)

더밀크 ‘매그니피센트7 웨비나’
'구글∙아마존∙MS∙애플∙메타∙엔비디아∙테슬라' 전략 대해부
올해만 230% 이상 오른 엔비디아 주가…앞으로도?
선점 효과 마소∙구글…애플∙테슬라는 ‘하드웨어’로
주목 요소로 “오픈소스∙미들 레이어 움직임∙양자컴퓨터”

2023년은 가히 생성AI의 시대라 할 만하다. 오픈에이아이(OpenAI)가 만든 챗GPT가 돌풍을 일으키며 비즈니스 지형도를 통째로 바꾸고 있다.

생성AI에 뛰어든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애플, 메타는 올해 뛰어난 실적과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생성 AI 산업 인프라 서비스를 발판 삼아 빅테크에 등극했다. 테슬라는 전기차(EV) 충전 인프라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앞세워 넥스트 빅테크로 자리잡았다.

이들은 이제 월가에서 ‘매그니피센트(장엄한)7’으로 불린다. 매그니피센트7란 용어는 1960년대 서부 영화 ‘황야의 7인(Magnificent Seven)’에서 유래했다. 생성 AI를 장착한 7개 기업의 시가총액과 영향력이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는 의미다.

매그니피센트란 단어는 1차 산업혁명 이후에 다시 부상했다. (출처 : 더밀크 크리스 정)

더밀크는 한국투자신탁운용 에이스상장지수펀드(ACE ETF) 빅테크 TOP7 Plus 후원 아래 7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생성 AI 전략과 전망을 분석한 웨비나 ‘매그니피센트7: AI 서부 시대 시작됐다’를 12일(현지시각) 개최했다. 웨비나에는 200여명 이상이 등록, 성황을 이뤘다.

빅테크 기업들의 강점은 수많은 생성AI 서비스들의 기반이 되는 서비스를 만드는 데 있다. 여기에 더해 기존에 운영하는 서비스에 따라 생성AI 각각 다른 생성AI 전략을 취하고 이는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AI에 대한 투자 건수는 감소한 대신 액수는 늘었다. (출처 : 더밀크)

선두주자, MS-오픈AI 연합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은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검색엔진, 업무생산성도구, 클라우드 등 탄탄한 기존 서비스를 바탕으로 이를 확대하는데 생성AI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MS는 생성AI 열풍을 이끈 오픈AI와 연합해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오피스365, 윈도우를 생성AI로 강화하는 전략을 취한다. 기존 오피스에 AI로 생산성을 끌어올린 ‘코파일럿’이 대표적이다. 30일 포춘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한달에 약 8000만달러를 벌고 있다. 이미 지난해 기록한 5억4000만달러 손실을 상쇄했다.

크리스 정 더밀크 투자팀장은 웨비나에서 “MS는 시대별로 탄탄히 쌓아 놓은 기술에 시너지 효과를 만들고 성장 모멘텀을 구축한다는 점에 강점이 있다”면서 “생성AI 최전선에 MS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성AI가 애저, 아마존AWS 등 기존 클라우드에 새로운 수요를 만들고 있다”면서 “성장동력이 계속 있는가, 다시 오를 수 있는 연료가 있는가, 우리는 이게 충분하다는 것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원익 뉴욕플래닛 팀장은 구글의 전략을 안정적이고 점진적이라고 평했다. 1위 검색엔진 기업으로서 환각현상(할루시네이션) 등 생성AI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규제당국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탓. 이 때문에 구글은 탄탄한 인프라와 자체 기술력을 강조한다.

MS-오픈AI의 챗GPT에 대항한 챗봇 바드, 코파일럿에 대항한 듀엣AI, 클라우드가 주요 사업이다. 박원익 뉴욕플래닛장은 구글은 AI를 위한 반도체칩 TPU, 자율주행 데이터 기업 웨이모 등을 기술혁신의 치트키(핵심)로 꼽았다.

크리스 정 투자팀장은 “다만 구글은 검색엔진에서 수익의 90%가 나오고 여기서도 광고가 대부분”이라면서 “경기사이클에 영향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MS는 탄탄한 인터넷 사업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출처 : 더밀크)

엔비디아, 제2의 시스코인가? 혁신 기업인가?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2분기에만 약 48%, 올해 230%가량 치솟으며 주목받고 있다. 사업 및 주가 전망을 두고 혹자는 시스코와 비교하며 회의론을 내놓는다.

시스코는 마이크로소프트(MS)·인텔과 함께 IT 시장을 이끌면서 나스닥에 상장한 지 8년 만인 1998년 시가총액 1000억달러, 2000년 3월 5570억달러를 달성했다. 그러다 2000년부터 IT 버블이 꺼지면서 1년 동안 주가가 77%나 떨어졌다. 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산업에 진출하고 있지만 옛 명성을 되찾진 못하고 있다.

그럼 지금 엔비디아 열풍도 시스코와 비슷할까? 이날 웨비나에서 나온 답은 ‘다르다’다. 시스코는 미래의 무한수요만 바라보고 장비를 찍어냈다가 닷컴버블이 붕괴하며 손실을 보게 됐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강점은 고루 퍼진 사업영역과 기술력이다. 매번 파괴적 혁신을 내세우는 기술이 나타날 때마다 엔비디아의 칩이 사용됐다. 암호화폐 열풍이 불 당시 채굴에 엔비디아 칩이 사용됐고, 슈퍼컴퓨터, 자율주행 등에도 이들의 칩이 사용된다. 본디 성장이 예상되는 게임의 기반이 되는 그래픽칩 회사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최근 ‘에이스포게임즈’로 캐릭터들이 생성AI를 활용해 사람처럼 자유도 높게 대화하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기술력도 압도적이다. 현재 생성AI 분야에서 이들의 점유율은 90% 이상이다. 그만큼 경쟁자도 아직 없다. AMD가 가까운 경쟁자로 꼽히지만, GPU 평균 판매 가격이 2배 이상 차이 난다. 기술경쟁력이 압도적이라는 의미다. 반도체칩 강자 인텔도 내년-내후년 돼야 비슷한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익 뉴욕플래닛장은 엔비디아를 ‘인프라의 인프라’에 비유했다. 대형언어모델(LLM)을 만들고 그 위에 애플리케이션을 만들려면 직접 서버를 만드는 것보다 클라우드를 쓰는 게 합리적이다. 이때 이 클라우드 업체들의 컴퓨팅을 뒷받침해 주는 게 엔비디아다. 실제 회사는 MS, 아마존 등 클라우드 업체와 협력관계다.

주가는 올랐지만 주식은 싸졌다. 미래 수익 기대가 커지면서다. 크리스 정 투자팀장은 “무인 자율주행, 헬스케어, 게임, 중공업 등에서 이뤄지는 파괴적 혁신에서 계속 수요가 있다”면서 경제적 해자가 광대하고 압도적 기술력으로 시스코와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주가에 이미 탄탄한 사업모델에 대한 기대가 많이 반영 돼 하락 모멘텀이 왔을 때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클라우드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더밀크)

‘하드웨어 퍼스트’ 애플과 테슬라

MS, 구글이 선두 주자의 이점을 누리고 엔비디아가 클라우드의 클라우드가 되는 사이, 다른 빅테크 기업은 어떤 전략을 짜고 있을까? 애플과 테슬라는 ‘하드웨어’로 축약된다.

애플은 AI를 소비자대상판매(B2C) 시장에 활용한다. 일상에 널리 퍼진 아이폰, 아이패드 등 자사 하드웨어를 강화하는 수단인 셈. 때문에 시리 등 대화형 챗봇에 AI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박원익 뉴욕플래닛장은 “애플이 AI에 소극적이라는 오해가 있는데 최근에 구글에서 사람을 데려오는 등 열심히 AI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율주행차 선도 기업 테슬라도 자사 하드웨어 제품 확대에 생성AI를 활용한다. 도로에서 확보한 실제 주행데이터, 소셜미디어 X에서 나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고도화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엑스 약관을 바꾸고 AI 학습에 X 데이터를 활용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성장동력으로는 옵티머스라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내놨다.

박원익 뉴욕플래닛장은 “워낙 하드웨어서 가져올 수 있는 데이터가 많은 데다 칩도 잘 만든다”고 평했다. 크리스 정 투자팀장도 “20년 전에 전기차 만들겠다고 한 한참 앞서간 기업”이라면서 “휴머노이드도 지금은 조악한 수준이지만 가능성이 높다”고 평했다. 모건스탠리는 12일(현지시각) 테슬라 슈퍼컴퓨터 도조가 가치 5000억달러(약 662조원)이라고 평가했다.

AI는 비즈니스 산업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출처 : 더밀크)

아마존은 ‘클라우드’, 메타는 ‘오픈소스’…지속될까?

아마존 웹서비스(AWS)로 클라우드 시장 1인자인 아마존은 생성AI에서도 클라우드 위주 전략을 펼친다. 회사는 머신러닝(ML)을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 아마존 세이지 메이커 고객사 수는 2021년 대비 200% 급증했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기초 생성AI모델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베드록(Bedrock)을 내놨다.

메타는 자사 LLM인 라마2를 무료로 공개하는 오픈소스 전략을 취한다. 박원익 팀장은 “클라우드를 안 하고 광고 매출 중심이라 운신의 폭이 좁다”면서 “일단 오픈소스로 풀고 다음 플랫폼을 보는 것 같다. 자사 헤드셋 오큘러스가 확대되면 헤게모니를 잡을 수 있다는 진단인 것 같다”고 평했다.

박원익 뉴욕플래닛장과 크리스 정 투자 팀장은 공통적으로 빅테크 기업이 생성AI 기술과 시장경쟁 측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크리스 정 더밀크 투자리서치 팀장은 “스타트업이 따라가기 쉽지 않다. 각자 분야에서 스스로 기존의 기술을 파괴하는 혁신적, 차별적인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인 주가 분석은 의미가 없다. 시스코처럼 버블인가, 기술혁신으로 그들만의 리그를 확장할 수 있느냐에서 답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단기 리스크로 인한 하락이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향후 주목할 기술로는 양자컴퓨터를 꼽았다.

박원익 더밀크 뉴욕플래닛장도 “AI는 현재 폭발적인 앱이 많지 않고 클라우드 등 인프라가 핵심이다. 즉 빅테크들이 다 해버리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최초가 아니라도 기회는 있다. 더 많은 오픈소스 모델이 나오고 미들 레이어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주목할 기술로는 기업별 데이터로 만든 맞춤형 LLM을 꼽았다. 블룸버그GPT가 대표적이다. 이어 “맞춤형 LLM으로 각자 보유한 데이터가 중요해지면 저작권도 중요해진다. 크롤링 금지 움직임도 그 예”라고 전했다.

이번 웨비나는 ‘2023 빅테크 분석 리포트 매그니피센트7’ 발간에 맞춰 기획됐다. 총 77페이지 분량의 매그니피센트7 리포트에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엔비디아, 테슬라의 움직임과 향후 전망에 대한 자세한 분석이 담겼다.

(출처 : 더밀크 김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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