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마르고 인재 안온다... 스타트업 위기, 어떻게 극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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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권 2023.12.10 19:50 PDT
돈 마르고 인재 안온다... 스타트업 위기, 어떻게 극복할까?
글로벌 스타트업들이 현장에서 생존을 위해 뛰고 있지만 현실은 각박하다. "멸종수준이다"라는 평가도 나올 지경이다. (출처 : shutterstock)

[뷰스레터플러스]
"이젠 멸종수준"... 위기의 스타트업
AI는 스타트업에 득인가? 독인가?
AI와 혁신기업의 미래.. CES2024에서

최근 서울에서 중견 스타트업 대표 A씨를 만났습니다. 그는 절박한 모습으로 "회사를 매각하려는데 적당한 회사를 찾아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왜 저에게 그런걸.." 이란 말을 하려 했으나 절박한 모습을 보이는 A씨에게 딱히 해결책도 위로의 말도 전하지 못했습니다. A씨는 "비용절감으로 버티려 했는데 시중에 돈이 말라가는걸 느끼는 순간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 폐업하기전에 (매각으로) 기술(IP)이라도 살려야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한국 뿐만은 아닙니다. 스타트업의 본고장인 실리콘밸리에서도도 극심한 펀딩 가뭄에 이은 폐업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기본적으로 성공 확률이 낮지만 기존에 없던 새로운 사업 방식과, 도전적인 아이템과 비즈니스 모델로 빠르게 시장에 침투하며 '대박 성공'을 노립니다. 구글, 메타(페이스북), 테슬라도 태생은 스타트업이었으며 언더독으로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굴지의 기업이 된 우버, 에어비앤비, 도어대시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세계 최고 인재들이 대기업 대신 스타트업으로 향했고 신흥 부자들이 속속 탄생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인재들도 스타트업보다 '안정된' 직장을 원합니다. 벤처캐피털은 자금(드라이 파우더)이 있음에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투자를 꺼립니다. 2023년 생성AI 혁명에 이은 AI 투자 붐은 스타트업 생태계에 득이될지 독이될지 확실치 않습니다. 오픈AI, 구글, 메타, 엔비디아, MS,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만 가능한 비즈니스가 되고 있으며 스타트업이 침투해서 기존 기업들의 빈공간을 차지할 여지가 없어보입니다. 

전문가들이 "스타트업 생태계가 10년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하는 것은 과장이 아닙니다. 

"이젠 멸종 수준"... 위기의 스타트업

스타트업 투자금은 2022년을 기점으로 계속 하락세다. (출처 : Carta)

스타트업 폐업이 늘어난 것은 데이터가 보여줍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르타(Carta)는 올 10월 기준 자사 플랫폼에서 1000만 달러(약 132억 원) 이상의 자금을 유치한 스타트업 87곳이 문을 닫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2022년 전체 폐업한 스타트업 숫자의 2배입니다. 

또 2023년 스타트업 자금조달 라운드 중 19%는 이전에 조달한 투자보다 낮은 가치(다운 라운드)를 받았습니다. 피치북(PitchBook)이 뉴욕타임스(NYT)에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만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약 3200개가 폐업했다고 합니다.

펀딩 소식은 적극적으로 알리는데 폐업 소식은 알리지 않죠. M&A되거나 조용히 사라지는 스타트업도 많으니 실제론 더 많은 스타트업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대안은 없을까요? 

👉 스타트업 생태계 위기, 극복법 있나?

AI는 스타트업에 득인가? 독인가?

스타트업 혹한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스타트업은 원래 불가능해보이는 미션으로 시작, 점차 소비자들을 확보하며 성공의 길을 걷게 됩니다. 물론 그 수가 시리즈 단계가 올라갈수록 적어지는 것은 자연법칙에 가깝죠. 그래도 많은 선배들이 스타트업 혹한기를 이겨내는 법을 조언합니다. 

👉 AI 시대, 스타트업의 생존법

생성AI 혁명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젠 AI 시대입니다. 이때문에 2023년 스타트업 펀딩도 양극화가 극심했죠. AI 스타트업은 '투자 자금 유치' 소문이 들리자마자 한두달만에 끝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프랑스의 AI 스타트업 미스트랄 AI(Mistral AI)는 설립 6개월 만에 기업 가치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 조달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오픈AI의 GPTs 나 구글의 '제미나이' 등 빅테크 기업의 재빠른 움직임은 스타트업이 설자리를 잃게 합니다. AI 시대, 스타트업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전문가들은 스타트업은 AI 혁명의 틈새 속에 '해자'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버티컬 도메인 스타트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밀크는 챗GPT 열풍 1년을 맞아, 그간 생성형 AI 산업 발전을 회고하고 전망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는 설문조사를 진행합니다. 응답은 기사로 제작될 예정입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 나는 생성AI 혁명 이렇게 본다

2023년에 본격적으로 맞이한 펀딩 가뭄, 인재 유출, 정리해고 등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선 처음 경험하는 '위기'일 것입니다. 한국에서 스타트업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태동한지 약 10년이 됐습니다. 그동안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성장'과 '육성' 일변도였죠.

고금리 3년차를 맞아 자금이 돌지 않는 영향이 큽니다. 인재는 스타트업으로 오지 않고 마중물 역할을 하던 정부나 기관도 예산을 줄이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의 멸종이 시작됐다"는 극단적 평가를 하는 사람도 나옵니다. AI 혁명 중인데 스타트업에 새 돌파구가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자본 인재 집약적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처음으로 '다운 사이징'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유니콘 등극 소식도 가물가물하고 급성장하는 유니콘보다는 오래 견디면서 안정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정부 사업이나 SI 프로젝트에 의존하기보다 대소비자 및 기업 간 거래를 파고드는 실력 있는 스타트업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벤처캐피털도 '유행성' 스타트업에 투자하기보다 투자 철학을 재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버티면서 기회를 찾는 법 뿐입니다. 스타트업은 '좁은문' 을 찾아 뛰어든 사람들입니다. 혁신은 언제나 불황기에 나왔습니다.

이번 위기가 지나고 옥석이 가려지게 되면 더 강해지고 업그레이드된 'K 스타트업 생태계'가 펼쳐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손재권 드림

(출처 :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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