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금리 힘으로 끌어내린다...자산 시장 역대급 버블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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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정 2026.01.09 19:02 PDT
트럼프, 금리 힘으로 끌어내린다...자산 시장 역대급 버블 오나?
(출처 : 미드저니 / 크리스 정 )

2026년, 가격은 국가가 정한다… 트럼프의 신경제 질서 선언
트럼프 행정부, '그림자 양적완화' 시작...통화정책까지 건드렸다
“연준도, 시장도 무력화됐다”… 미국, ‘힘의 경제학’ 시대로 진입
임금 안 오르고 생산성 폭증…트럼프가 돈을 풀 수 있는 진짜 이유

2026년, 가격은 국가가 정한다… 트럼프의 신경제 질서 선언

트럼프의 '힘의 경제학'이 시작된다.

1월 9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패니메이(Fannie Mae)와 프레디맥(Freddie Mac)에 즉각 2000억 달러 규모의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매입을 지시했다. 통화정책을 관할하는 연준의 승인도, 공개시장위원회(FOMC)와의 논의도 없었다.

지난주에는 미군의 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체포된 직후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제재를 철회하고 3000~5000만 배럴의 원유 재고를 미국 및 동맹국 시장에 방출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2027 회계연도의 국방 예산을 기존의 9000억 달러 수준에서 1.5조 달러로 무려 66%나 증액할 것을 제안하며 미국의 주요 방산기업에 자사주 매입을 중단하고 설비 투자를 확대하라고 경고했다.

이 세 가지 조치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아도 미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에 금리는 내려간다. 유가 역시 세계 최대 규모의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의 시장 개방으로 유가는 지속적인 하방 압력을 받는다.

방위비를 확대하고 기업의 주주환원을 막는 것은 사실상 노골적인 시장 개입이다. 이 모든 것이 의미하는 바는 바로 "시장이 가격을 정하는 시대는 끝났다"라는 것이다.

2026년, 자유시장경제는 죽고 강압적인 힘의 논리에 지배되는 국가자본주의의 시대가 개막했다.

(출처 : 크리스 정 )

트럼프 행정부, '그림자 양적완화' 시작...통화정책까지 건드렸다

정부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전통적인 양적완화는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늘려가며 채권을 매입한다. 그 과정은 투명하게 공개된다.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회의를 열고 의사록을 공개해 시장과 소통한다.

이 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이로 인해 연준의 독립성이 유지되고 시장은 통화정책의 방향성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 모든 것을 무시했다.

통제가 되지 않는 연준은 움직이지 못했다. 대신 미 정부지원기업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을 동원해 현금을 풀게 한 것이다. 이 두 기관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사실상 국유화되어 재무부 통제하에 있다.

이 조치로 인해 미 행정부가 원하는 바는 분명하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억지로라도 시장금리를 끌어내리겠다는 것이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우려로 추가 금리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는 동안 미 정부는 별도의 경로로 모기지 시장에 돈을 쏟아부어 금리를 끌어내린다.

실물 경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시장금리를 통화정책을 주관하는 연준과 아무 상의없이 행정명령 하나로 직접 개입하는 것이다. 이른바 '그림자 양적완화'의 시행이다.

결국 금리가 더 이상 경제 상황과 인플레이션 전망을 반영하지 못하고 대통령이 달성하고자 하는 정치적 목표를 실현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 시장의 눈과 귀를 막는 셈이다.

(출처 : 크리스 정 )

트럼프의 유가 통제 전략: 베네수엘라 원유와 1980년대의 데자뷔

베네수엘라 원유 방출은 더 직접적이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의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로 2019년 이후 미국의 제재로 수출이 사실상 완전히 차단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제 마두로 정권이 무너지면서 이 물량이 시장에 풀린다.

물론 당장 베네수엘라의 원유 재고량이 한꺼번에 풀리는 것은 아니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시장은 미국의 제재로 사실상 고사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이 개방된다는 기대 하나만으로도 원유 가격에 하방 압력은 충분히 가할 수 있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를 내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 정부가 인위적으로 에너지 가격을 물리적으로 통제한 것이다. 유가는 인플레이션의 핵심 요소다. 수요에 상관없이 공급을 늘려 가격을 낮추는 방식이다.

이는 1980년대 레이건 행정부가 사우디를 설득해 원유 증산을 유도하고 유가를 급락시켜 소련 경제에 타격을 준 전략과 유사하다. 차이가 있다면 이번에는 외교가 아닌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짖눌러 원하는 바를 강제했다는 것이 다르다.

방산기업에 대한 자사주 매입 금지 경고는 시장에 대한 더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한다.

지난 수 십년간 미국 기업들이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은 이유는 단 한가지다. 장기적으로 지속적으로 우상향하는 주가. 그 원동력이 된 것은 혁신이기도 했지만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 덕분이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의 미 행정부는 방산기업은 주주의 소유물 이전에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생산 기지라는 인식이 더 강하다. 자사주를 사들여 주가를 올리는 대신 그 돈으로 공장과 설비에 투자해 생산 능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1.5조 달러의 국방비 증액은 이 논리를 뒷받침하는 당근이다. 정부가 더 많이 지원할테니 주주가 아닌 생산 능력에 더 투자하라는 것이다.

(출처 : 크리스 정 )

“연준도, 시장도 무력화됐다”… 미국, ‘힘의 경제학’ 시대로 진입

이 세 가지 조치는 미국의 경제 논리가 더 이상 시장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역시 힘을 잃었다. 현재 미 경제를 끌고가는 절대적 힘은 바로 '재정 정책'이다. 이른바 '재정 우위'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지난 반 세기 동안 미국 경제는 중앙은행 중심의 통화정책으로 유지됐다.

경기가 과열되어 물가가 오르면 금리를 올려 수요를 억제하고 반대로 경기가 식으면 금리를 내려 부양했다. 미 의회의 예산 승인을 거쳐야 하는 재정정책은 느리고 정치적 잡음이 커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렀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논리를 정면으로 부쉈다.

미 행정부가 국유기업을 동원해 모기지증권을 매입하고 군사작전으로 원유 공급을 조절하며 기업의 자본 배분까지 직접 지시한다. 연준의 정책 회의를 기다릴 필요없이 직접 시장에 파괴적인 방식으로 개입하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전시 경제'다.

역사적으로 이런 구조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혹은 1970년대의 개발도상국에서 관찰된 '힘의 경제학'이었다. 이런 구조는 선진국에서는 중앙은행의 독립성 확립 이후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미중 패권전쟁이 기술전쟁으로 격화되고 모든 분야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 지금, 미국은 시장 경제 논리를 따질 여력이 없다. 국가자본주의를 앞세워 빠르게 쫒아오고 있는 중국에 미국 역시 힘의 논리로 강하게 이끄는 미국식 국가자본주의가 떠오르는 것이다.

(출처 : 크리스 정 )

임금 안 오르고 생산성 폭증…트럼프가 돈을 풀 수 있는 진짜 이유

문제는 이런 인위적인 정책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장을 조작한다고 할 수 있는 이런 수준의 조치는 자산 가치의 왜곡을 부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모든 정책이 작동할 수 있는 배경에는 실물 경제의 중요한 구조적 변화가 있다.

바로 AI 혁명으로 인한 생산성의 급증이다.

미 노동통계국은 지난 3분기 노동생산성 수치가 연율 기준 4.9%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인터넷 혁명 이후 본 적 없는 수준의 생산성 붐이다. 동시에 단위당 임금 비용은 1.9%가 하락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기업들이 같은 노동력으로도 더 많이 생산하고 있고 같은 생산량에도 인건비는 더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AI와 자동화 투자가 실물 경제의 생산성과 결과값의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다.

과거에는 생산을 늘리려면 인력을 더 고용해야 했고 이는 필연적으로 임금 상승 압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제 기술의 발전으로 임금을 줄이고도 더 많은 생산량을 뽑아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임금 상승 없는 성장이 가능해진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것이 바로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연준 의장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은 케빈 해셋이 바라보고 있는 미국의 성장 시나리오라는 점이다.

인플레이션 걱정이 없는 생산성의 향상으로 인한 성장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트럼프 행정부가 시중 유동성을 공급하고 유가를 낮춰 수요를 자극하는 이유다.

(출처 : 크리스 정 )

더밀크의 시각: 시장 조작의 미래...두 자릿수 인플레와 달러 폭락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시장을 인위적으로 조정하고 왜곡한다.

하지만 중국이라는 거함이 턱밑까지 쫓아오는 상황에서 강력한 힘이라는 '레버리지'를 사용한 국가자본주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정책은 명과 암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모기지 금리의 하락은 주택 건설 및 건자재 기업들의 수요를 직접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호재다. 특히 소비재와 운송 산업은 에너지 비용 하락으로 마진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국방비 증액으로 방산 기업들이 받을 수혜는 분명하다.

반면 피해를 입는 섹터도 명확하다.

석유 생산 기업들은 유가의 인위적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된다. 은행들 역시 장기 금리가 눌리면서 예대마진이 축소될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자산 가격 자체의 왜곡이다.

자유시장 경제에서 가격이란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중간값이다. 즉 수요와 공급의 양을 보여주는 정보라 할 수 있다. 시장 금리는 미래 인플레이션 전망과 경제의 기대값을 보여주는 '바이탈 사인'과도 같다.

그런데 정부가 개입해서 가격을 통제하고 신호를 왜곡한다.

시장이 자산의 가치와 금리의 방향성이 보여주는 신호 자체를 신뢰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최한 서한을 통해 "우리는 자본주의가 아닌 정부 주도의 자산 배분 시스템에서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압력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결국 터진다는 것이다.

정부가 MBS를 매입해 금리를 낮추고 원유 가격이 낮아지면 단기적으로 물가는 안정된다. 하지만 유동성은 계속 늘어나고 막대한 자본의 흐름은 결국 통제되지 않은채 자산으로 향하게 된다.

정부의 재정 정책이 계속될수록 부채는 증가하고 화폐의 가치는 떨어진다. 자본은 화폐를 신뢰하지 못하고 실물 자산에 향하고 결국 암호화폐나 부동산, 그리고 주식들은 버블화가 진행이 된다.

그렇다면 실물경제는 어떨까.

생산성은 오르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임금이 정체가 되면 노동자의 구매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기업 이익은 늘어나도 소비 여력은 제한된다는 의미다. 기업의 이익 성장이 인력 및 임금 증가로 이어지고 이것이 소비자의 지출로 이어져 다시 기업 이익으로 만들어지는 선순환이 끊겨버리는 것이다.

전 재무장관인 래리 서머스가 "지금의 인위적 저금리는 향후 18개월 내에 두 자릿수의 인플레이션과 달러 가치 폭락이라는 청구서로 돌아올 것"이라 경고한 이유를 잘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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