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뉴스의 미래는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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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권 2021.02.22 00:06 PDT
[칼럼] 뉴스의 미래는 바뀔 수 있다
(출처 : https://newsinitiative.withgoogle.com/partnerships/)

뉴스코프-구글 계약, 페이스북의 태도를 보며 한국 언론 방향을 생각하다

더밀크가 창업된지 2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지금 저에게 가장 큰 고민은 ‘뉴스/콘텐츠의 미래’입니다. 인터넷이 출판 미디어 시장을 근본적으로 바꾼 이후 20년만에, 제가 기자가 된지 20년만에, 가장 큰 변화의 시기가 오고 있음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호주 정부가 ‘미디어법’ 제정을 추진함에 따라 구글과 루퍼트 머독(Rupert Murdoch)의 뉴스코프(News Corp)가 3년짜리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은 머리를 때린 소식이었습니다. 뉴스/정보는 공짜가 아니며 양질의 정보일수록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질 것입니다. 뉴스/정보는 ‘물’과 같습니다. 정보의 홍수일수록 퀄리티 정보가 귀해지고 있습니다. 과거엔 물을 사먹는다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삼다수’ 뿐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의 물을 골라서 사서 마십니다. 수도꼭지만 틀면 나오는 물은 더이상 마시지 않습니다.

늦은 감이 있습니다. 구글, 페이스북 등이 뉴스 콘텐츠로 천문학적 수익을 올립니다. 반면 언론사는 전략 부재와 기술 투자를 등한시 해 생존의 위기에 내몰렸습니다. 그 결과 수많은 언론사가 문을 닫았습니다. 탐사보도 하던 프로페셔널 기자들은 프리랜서로 내몰렸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새크라멘토 비 등 유력 지역 언론사가 폐업했는데, 이로 인해 지역 정치인들의 비리와 비위를 견제할 수 있는 힘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일부 긍정적 부분이 있음에도 구글과 뉴스코프의 발표가 ‘뉴스의 미래’를 위한 긍정적 소식은 아닐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뉴스코프 회장 루퍼트 머독이 호주 출신으로 법안 통과를 위해 호주 정부를 강하게 압박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구글은 협상력과 힘이 있는 뉴스코프와 거액의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글로벌 미디어 재벌인 뉴스코프는 모든 ‘언론’을 대변할 위치는 아닙니다. 구글 내 뉴스 점유율이 낮은 호주의 소규모 뉴스 기업들은 뉴스코프처럼 구글과 동등한 협상을 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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