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시간에서 몇 초로”… AI 에이전트가 바꾼 삼성전자의 의사결정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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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6.06.05 18:37 PDT
“몇 시간에서 몇 초로”… AI 에이전트가 바꾼 삼성전자의 의사결정 속도
서정아 삼성전자 DX부문 MX사업부 디지털커머스팀장(부사장)과 크리스티안 클레이너만 스노우플레이크 수석 부사장(오른쪽)이 '스노우플레이크 서밋 26' 기조연설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출처 : Snowflake)

[글로벌AX혁명] 삼성전자, 스노우플레이크 서밋 26서 AX 사례 공유
자체 에이전트 SIAA, 임원 등 1000여 명이 활용
인사이트①: “데이터의 양은 문제 아냐. 진짜 문제는 속도”
인사이트②: AX는 ‘AI 추가’가 아니라 ‘프로세스 재설계’다
인사이트③: 누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나… 범위를 넓혀라
더밀크의 시각: AI 도입, 첫 질문을 바꿔라

‘6540만 대, 120여 개국, 1위’ 

2026년 1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6 시리즈’ 출시국, 시장 점유율을 나타낸 숫자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일은 삼성전자에 전쟁과 같은 날이다. 세계 시장, 수백만 대의 판매량, 대규모 프로모션 예산이 동시에 움직이며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기록, 축적된다. 

삼성전자가 데이터 기반 AX(AI 전환) 전략을 수립해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얼마나 빠르게 데이터를 취합하고 분석하느냐가 판매 성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서정아 삼성전자 DX부문 MX사업부 디지털커머스팀장(부사장)은 6월 2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에서 열린 ‘스노우플레이크 서밋 26(Snowflake Summit 26)’ 기조연설 무대에 올라 삼성전자의 실전 AX 사례를 공개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6' 행사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사장)이 이전틱 AI폰으로서의 '갤럭시 S26'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출처 : 더밀크 (손재권))

인사이트①: “데이터의 양은 문제 아냐. 진짜 문제는 속도”

갤럭시 S26 같은 플래그십 제품이 출시되면 삼성전자 디지털커머스 팀은 전 세계 시장 점유율, 고객군별 반응, 온라인 트래픽, 시간대별 판매량, 가격 변동, 고객 리뷰까지 방대한 데이터를 동시에 추적한다.

서 부사장은 크리스티안 클레이너만 스노우플레이크 제품 담당 수석부사장과 대담에서 “데이터의 양 자체는 저희가 늘 다뤄왔던 영역이다. 진짜 어려운 문제는 속도였다”고 밝혔다. 

특정 지역에서 전환율이 떨어졌을 경우 기존 방식이라면 원인을 파악해 보고서를 올리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전환율이 떨어진 원인을 파악해 낼 때쯤이면 반등의 기회가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최적의 가격 책정 타이밍은 지나갔고, 목표 고객의 관심도 다른 곳으로 향한 이후다. 출시를 뒤쫓는 것이 아니라, 출시와 함께 움직여야 모멘텀을 활용할 수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쇼퍼 인사이트 액션 에이전트(Shopper Insight and Action Agent, SIAA)’를 개발했다. 스노우플레이크 인텔리전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 AI 에이전트다.

서 부사장은 “이 에이전트는 단순히 데이터를 찾아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데이터 전반을 바탕으로 추론하고, 행동까지 제안한다”며 SIAA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예컨대 “아마존에서 갤럭시 S26의 출시 성과를 이전 모델과 비교해 줘”라고 요청하면 SIAA는 필요한 분석 단계들을 스스로 계획하고, 여러 데이터 신호들을 대조한 뒤 종합적인 답변을 만들어낸다.

서 부사장은 “과거에는 저희 팀이 몇 시간씩 걸려 하던 일이 이제는 몇 초 만에 가능해졌다”며 “실시간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그 몇 초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AI 에이전트 활용 (출처 : ChatGPT 이미지 생성기, 박원익)

인사이트②: AX는 ‘AI 추가’가 아니라 ‘프로세스 재설계’다

서정아 부사장은 AX를 단순한 AI 도구 사용과 명확하게 구분했다. AI 기술 자체보다 업무 프로세스 변화가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AX는 기존 보고서 위에 단순히 AI를 얹는 것이 아니다”라며 “업무 프로세스 자체를 다시 설계하는 것이 혁신”이라고 했다.

실제로 서 부사장이 공유한 AX 이후의 삼성전자 업무 프로세스는 AX 이전과 크게 달라져 있었다. 

AX 도입 이전에는 제품 성과와 관련된 단순한 질문 하나에도 지역 마케팅, 이커머스, 공급망, 재무 부서 사이를 오가야 했다. 스프레드시트를 이메일로 주고받고, 대시보드가 완성되기를 기다리며 검토 회의에 참석하느라 시간을 보냈고, 결국 합의된 답을 도출했을 때는 기회가 이미 지나가 있었다.

반면 지금은 AI 에이전트가 프로세스의 중심에 자리 잡는다. 에이전트는 시장 신호를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조치를 제안하며 이를 적절한 팀에 전달한다. 특정 국가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신호가 잡히면 몇 주가 아닌 몇 시간 내에 새로운 광고 소재 제작, 예산 조정, 재고 재배치가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서 부사장은 “프로모션 관리를 순차적이며 수동적인 업무 인계 방식에서 AI가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업무 흐름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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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2026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 갤럭시 S26 시리즈가 비치되어 있다. (출처 : 더밀크 권순우 )

인사이트③: 누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나… 범위를 넓혀라

서 부사장은 또 의사 결정 책임자인 내부 리더들이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누가 행동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빠르게 행동할 수 있는지를 혁신하는 게 AX라는 설명이다.

그는 “삼성전자는 에이전트를 팀원들이 매일 사용하는 도구와 업무 흐름 안에 직접 통합했다”며 “다음에 취해야 할 최적의 행동이 바로 그 자리에서 제안된다. 나중에 누군가가 해석해야 하는 보고서에 숨겨져 있지 않다”고 했다. 

서 부사장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전 세계에 걸쳐 약 1000명의 임원, 영업 및 마케팅 담당자가 SIAA를 사용하고 있다. 데이터 과학자가 아니라 지역별 매출 목표, 프로모션 전략, 제품 로드맵 결정을 책임지는 비즈니스 리더들이 직접 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도록 업무 프로세스를 바꿨다. 

서 부사장은 “데이터팀이 병목이 되는 구조에서 벗어나 모든 리더가 AX 모델 안에서 분석가처럼 일할 수 있게 됐다”며 “지금은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단계에 있지만, 앞으로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는 단계로 이동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데이터를 하나의 AI 기반 관점으로 통합해 시장이 움직이기 전에 방향을 파악하고, 프로모션 최적화를 넘어 에이전트가 새로운 프로모션 전략, 새로운 고객 세그먼트 및 경험까지 제안해 주는 단계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이번 서밋 26에서 삼성전자가 SIAA를 구축한 플랫폼인 스노우플레이크 인텔리전스를 스노우플레이크 코워크(Snowflake CoWork)로 리브랜딩했다. 지식 근로자를 위한 ‘개인 AI 업무 에이전트’로 발전시킨 개념이다.

특히 신기능 ‘개인 업무 엔진’은 코워크의 핵심 진화를 보여준다. 사용자가 어떤 에이전트를 써야 할지 직접 고를 필요 없이 개인 에이전트가 요청의 성격을 파악해 가장 적합한 에이전트로 자동 연결(멀티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한다. 사용자 메모리 기능도 도입돼 사용자의 업무 패턴·선호도를 학습하고 응답에 반영할 수 있다.

기업 AX 전환의 병목은 데이터, 보안, 기존 시스템, 승인 절차에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출처 : 더밀크 / GPT native image + 자체 편집)

더밀크의 시각: AI 도입, 첫 질문을 바꿔라

삼성전자의 AX 사례는 구체적인 시그널을 제시하고 있다. 

AI 도입의 첫 질문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그널이다. 많은 기업들은 여전히 “어떤 AI 도구를 쓸까”를 먼저 묻는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접근법은 “어떤 업무 프로세스가 속도 때문에 기회를 잃고 있는가”에서 시작한다. 업무 프로세스 중 병목을 찾고, 이를 AI를 활용해 해결하는 방식이다. 도구가 목적이 되면 프로세스 재설계는 일어나지 않는다.

데이터 민주화를 설계로 구현해야 한다는 시그널도 중요하다. 데이터 조직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데이터 역량을 키우려는 기업들이 많은데, 삼성전자 사례에서 보듯이 진짜 전환은 비데이터 직군인 영업·마케터·임원들이 분석가 없이 직접 데이터를 다룰 수 있게 되면 빨라진다. AI 에이전트를 기존 업무 도구에 내장하는 설계가 이런 변화를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목표 확장도 중요하다. 효율화를 넘어 ‘기회 발굴’로 AX가 확장될 때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 부사장이 밝힌 로드맵처럼 AI의 초기 가치는 운영 효율화에서 나오지만, 장기 가치는 인간이 보지 못했던 기회를 발굴하는 데서 온다.

토큰 팩토리 혁명 (출처 : 더밀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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