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도표를 거부한 케빈 워시...'친절한 연준씨'의 시대는 끝났다
케빈 워시 신임 연준의장이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 체제 변화)를 예고했다. 금리 자체는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미 연준은 6월 17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현 3.50~3.75%로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시장의 예상에 부합했다. 하지만 이날의 본질은 금리가 아닌 케빈 워시 체제의 연준에 대한 단서에 있었다. 워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인하에 대한 강한 기대를 가지고 선임한 인물이다. 이로 인해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시장의 포커스는 다른 곳에 꽃혔다. 함께 공개된 경제전망요약(SEP)과 향후 금리의 방향성을 추정하는 점도표(Dot Plot)였다. 흥미로운 점은 시장이 케빈 워시의 개혁보다 연준의 방향성이 바뀌었다는 데에 주목했다는 것이다. 워시 의장은 점도표를 믿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 이번에 발표된 점도표는 19명의 위원 중 18명만이 참여했다. 이 중 9명이 연내 최소 한 차례 이상의 인상을 예상했고 그 중 6명은 두 차례 이상을 봤다. 불과 3개월 전인 3월 점도표에서 금리 중앙값이 '연내 한 차례 인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분기 사이에 일어난 방향 전환으로는 이례적으로 가파른 변화인 셈이다. 실제 점도표의 연말 금리 중앙값 전망치는 3월의 3.4%에서 3.8%로 올라섰다. 아이러니한 점은 대놓고 금리인하를 요구한 트럼프가 지명한 케빈 워시 의장의 첫 회의에서 이러한 매파적 전환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오직 금리를 낮출 사람만 지명하겠다"고 공언했고 실제 워시는 금리인하를 위한 체제의 변화를 요구한 인물이다. 그래서일까? 기자회견에서 워시는 단어를 신중히 골랐다. 그는 "지속적으로 높은 물가는 미국인에게 부담"이라며 "위원회가 물가 안정을 반드시 실현할 것"이라 강조했다. 동시에 연준 위원들의 금리인상 기조에 대해서는 그 의미를 희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동료들과의 회의에서 인상 전망에 대한 강한 확신은 듣지 못했다"면서도 이번 회의를 "좋은 가족 싸움"이라고 표현하며 연준 내부에서 상당한 이견과 의견 충돌이 있었음을 시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