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능력'이 사라진 아이들...PISA가 보여준 AI 시대, 교육의 대전환
아이의 성적표에는 문제가 없다. 과제는 제때 제출이 됐고 발표 자료도 깔끔하다. 그런데 아이가 책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게 언제인지는 떠오르지 않는다. 여러분의 가정은 어떤가? 이 장면이 과연 소수의 가정에서만 볼 수 있는 일일까? 안타깝지만 현재 다수의 부모가 같은 장면을 목격하고 있다. 실제로 이 장면이 특정 가정의 일만이 아니라는 것이 국제적인 데이터로 확인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년마다 만 15세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측정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를 공개한다. 최근 조사는 팬데믹 직후 치러져 점수가 무너졌고 각국의 정책 당국은 이번 시험에서 반등을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충격적일 정도로 정반대였다. 특히 선진국 아이들의 점수가 크게 떨어졌다. 문해력에서의 하락 속도는 심각할 정도였다. 이번 평가에는 전 세계 91개국에서 약 76만 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사실 점수의 하락 추세는 팬데믹 이후의 사건이 아니다. PISA에 빠짐없이 참여한 OECD 23개국의 평균 점수는 이미 2012년 정점을 찍은 뒤 계속 하락해왔다. 읽기와 수학 영역은 심각하다. 지금의 15세는 10년전 한 살 아래인 14살 학생이 받았을 법한 수준의 점수를 받고 있다. 학년 하나가 통째로 증발한 셈이다. 상위권은 여전히 아시아다. 2018년 이후 처음 참여한 중국이 과학과 수학에서 OECD 평균보다 무려 100점이나 높은 점수로 압도했다. 다만 중국은 가장 부유한 4개 성에서만 시험이 치러져 점수가 부풀려졌다는 비판을 받는 것 역시 사실이다. 그 뒤를 이어서는 싱가포르와 마카오, 대만, 일본이 이름을 올렸다. 서방에서는 에스토니아가 최고 성적을 유지했고 영국은 세 과목 모두 세계 10위권에 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