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우리는 왜 아이에게 ‘마찰’과 ‘힘듦’을 되돌려줘야 하는가?
기술의 최종 목표는 사용자의 삶에서 마찰(friction)을 제거하는 것이다. 자동차, 자동문,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가 그렇게 발명됐다. 인간의 본능은 마찰이 사라질수록 편안함을 느낀다. 그래서 그 도구들은 결국 인류 보편의 이기(利器)가 됐다.마찰 제거에는 공통점이 있다. 줄어든 것은 '신체적 수고'였다. 자동차가 다리의 수고를 덜어준 대신, 우리는 더 먼 곳의 사람을 만나러 갈 수 있게 됐다. 엘리베이터가 계단의 수고를 덜어준 덕분에 도시는 위로 자랄 수 있었다.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컸기에, 우리는 그 발명들을 진보라 불렀다.AI도 인류 보편의 이기가 되고 있다. 한 번의 클릭, 한 번의 음성 명령, 한 번의 프롬프트로 결과가 도착하기 때문이다. 검색하느라 헤매지 않아도 되고, 글쓰기 앞에서 막막하지 않아도 되고, 어색한 첫 대화의 불편함도 견디지 않아도 된다. AI 기업들의 프론티어 모델 개발에도 우리가 자동차와 엘리베이터에서 익혔던 '마찰 제거 = 진보'라는 본능적 등식 AI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것.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줄어드는 자리에 풍부함이 들어차는 것이 아니라, 줄어드는 자리만큼 인간이 비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지난 2026년 3월 텍사스 오스틴 SXSW EDU 무대에서 예일대 행복심리학자 로리 산토스(Laurie Santos) 교수와 미국 최대 아동·미디어 옹호단체 커먼센스 미디어(Common Sense Media)의 브루스 리드(Bruce Reed) AI 책임자가 토론을 통해 AI 시대의 교육에 대해 깊은 인사이트를 전달했다. 두 사람이 던진 질문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서 '건강한 마찰'을 빼앗고 있는 것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