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타트업 美 진출, KIC DC가 패스트트랙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정책은 투자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수년간 풍부한 펀드를 기반으로 성장해 온 스타트업들이 최근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그럼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을 비롯한 북미시장은 스타트업이 진출 1순위로 꼽는 핵심 거점이다. 업종이나 산업군에 따라 다르지만, 크고 다양한 고객군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혁신센터 워싱턴D.C.(Korea Innovation Center Washington D.C.ㆍKIC DC)의 이우섭 팀장은 미국에 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KIC DC는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관으로, 한국의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미국 시장에 진출,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단체다. 이 팀장은 "KIC DC는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 시 시행착오를 줄이고, 소프트랜딩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며 "컨설팅을 하다 보면 준비가 안된 기업이 훨씬 많다. 괜히 시간, 돈 낭비하지 말고 준비부터 하라고 조언할 때가 많다"라고 설명했다.이우섭 팀장은 스타트업이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기업들 대표적인 오해 중 하나가 '우리 기술이 세계 1등이다'라는 착각을 한다는 것"이라며 "기술도 중요하지만 고객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가가 먼저다. 한국 기업들은 기술력에만 너무 치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켓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고객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이런 고민 없이 막연하게 미국에 진출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에서 투자를 받는 일이 한국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것보다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국 스타트업이 기술력만 믿고 희망을 품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스타트업의 세일즈 방식이나 미국 진출 방식에 대해서도 말을 이었다. 그는 "비즈니스 미팅을 하기에 앞서 사전 준비 없이 미팅부터 잡는 경우가 많다"면서 "준비가 안된 채로 기업 간 미팅을 잡으면 허술하고 부족한 모습이 그대로 미팅에 반영된다. 기업 브랜드의 첫인상부터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지사를 설립할 때도 임원급 C레벨이 미국에 직접 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팀장은 "대개 지사를 설립하고 영어가 가능한 직원 한 명만 채용해서 법인을 운영하는 사례가 많은데, 영어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미국은 최고기술책임자(CTO)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직접 발로 뛴다. C레벨에 해당하는 임원이 적어도 미국에 2년 이상 거주하면서 부딪치고 경험해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이우섭 팀장과 KIC DC 활동과 스타트업 진출 동향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